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AI 여인이 꿰뚫어볼 내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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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세상

2022. 3. 10.

 

 

 

아주 잠깐 곁눈질로 여인의 가슴을 바라보았습니다. 일부러 바라본 건 아니었습니다. 정말 별생각 없었습니다.

지나쳐서 뒤돌아보고 안심했습니다. 진짜인간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좀 봐도 괜찮은(?) 가짜인간이었습니다.

코로나가 횡행하기 전해 여름에 아내를 따라다니는 길에서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 여인은 몸 어딘가에 AI를 숨겨가지고 무심한 듯한 저 눈길로 나를 바라보면서 생각할 것입니다.

'저 영감쟁이 지금 입고 있는 저 티셔츠는 적어도 10년은 된 것이다. 저 케케묵은 인간은 좀처럼 새 옷을 구입할 의사가 없다. 철 지난 옷에 익숙해져서 새로운 트렌드의 옷을 입으면 오히려 어색해한다. 저런 노인은 우리의 유혹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여인은 그 '분석'을 매장 안 어느 곳에 앉아 있는 진짜 여인에게 전달하게 되고 모니터를 보고 앉아 있던 그 직원은 나를 흘낏 바라보고 비웃을 수도 있고 아예 인간 취급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런 마네킹을 바라보고 덜 쑥스러워할 수 있는 것도 이젠 잠깐일 것입니다.

이쪽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저 여인이 저 몸 속 어딘가에 그 AI라는 걸 지니고서 나를 흘낏거리게 될 날이 올 연말일지 내년일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