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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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

2021. 6. 17.

이우환의 에세이*를 읽다가 인터넷에서 그림을 찾아보았다.

그림 설명은 셋슈가 그린 「추동산수도秋冬山水圖」의 「겨울 그림」,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 「마스다 가네다카상(益田兼堯像)」 세 가지였는데, 두 번째의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림 설명은 다 옮길 수가 없어서 첫머리의 두 대문만 필사하였다.

 

기괴한 바위 굴에 함께 있는 두 인물의 극적인 신scene을 그린 작품인데, 보면 볼수록 범상치 않은 박력에 압도된다. 달마가 눈을 부릅뜨고 살벌한 암벽을 향해 앉아 있는 곳에, 혜가가 찾아와 왼팔을 베면서까지 제자로 받아달라며 간원하는 장면이다. "인도로부터 중국에 선종을 전했다는 달마가 있는 곳에, 후계자가 될 혜자가 입문하는 순간"(시마오 아라타)인 듯하다. 이 그림의 첫인상은, 강한 암시를 시사하며 이상한 기운의 긴장감이 감도는 것이리라. 중국에는 일찍이 비슷한 구도의 그림이 여러 장이나 전해지고 있다. 국내외의 유사한 그림 중에서 이 그림은 그 발상, 구도, 묘사에 있어서 걸출하다.

그림의 모든 요소는 잘려 떨어진 육신의 일부가 상징하듯이, 높은 정신의 차원으로 향하는 의지로 수렴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러한 은유를 암시하는 도상학(圖像學)이다. 두 인물을 주시하는 건지, 아니면 화면 밖으로 향하는 건지, 왼쪽 상단의 두 암벽에 제각각 커다란 눈알 같은 구멍이 뻥하니 나 있다. 참으로 상징적인 표식이다. 커다란 화면은 거의 삼각형을 이루고, 보는 이의 시선은 왼쪽 하단의 혜가로부터 중앙 오른쪽의 달마를 지나 왼쪽 상부로 빠져나간다. 이들의 짜임새는 언뜻 보기에 서양 중세의 종교화 도상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단을 빠듯하게 그려서 넓히고, 중앙을 하얗게 하고, 그 상부를 메우면서 깊이를 주고, 더욱 위로 향하고서는 공백으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구도는 전형적인 종교화의 도상이며, 실로 치밀하고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다.

묘법描法은 수묵에 의한 것이나......

 

 

* 《현대문학》2021년 4월호, 이우환 에세이 "셋슈이문雪舟異聞--「추동산수도秋冬山水圖」의 「겨울 그림」과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를 둘러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