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명퇴한다는 K가 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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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2021. 11. 30.

 

 

 

선생님, 혹시 명퇴한다는 K가 저...인가요?

(아름다운 교육자..라는 구절이 있는 걸로 봐서는 제가 아니고, 선생님 주변의 또 다른 교사이신 듯하고.)

일단 저도 선생님께 명퇴 운운했으니, 제게 던지시는 일갈로 여기고 읽어보았지요.

(교단 세월은 꽤 되지만, 세상일에 멍청이라는 표현은 저를 정확하게 꿰뚫으시는 말씀이라, 또 저인 것도 같고.)

마지막 구절에, 저 아이들을 그리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는 말씀에 도달해서는... 이유 모를 눈물이 왈칵 솟고 마는 저의 주책.

아이들과 교단이 저의 그리움의 대상이었던가요? 미련한 제가 그리움의 대상이 될 것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 일상 속에서

정작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음을 인지하지조차 못하고 있는 건가요?(세상 그런 똥멍청이가 다 있나요?)

제가 이들을 사랑하고 있는 건가요? 그걸 선생님은 어떻게 아실 수 있는 거죠, 저도 모르는 제 마음을?

 

전 골프도 안 치고 (배나 비행기 타면 경증의 공황장애 같은 답답함이 심해져서) 외국 여행도 싫어합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누구 뒷담화 하는 것도 몹시 피곤해하는 사람이구요.

평생 직장일로 삼은 것이 교사라 장사나 자영업 할 엄두도 아예 못 내구요.

또, 학창시절에도 그닥 두각을 안 나타내던 공부를 50이 넘어 굳은 머리 쪼개가며 공부할 생각도 없어요.

(일단 선생님의 답변 예시에는 해당되는 게 없군요. 그러면 뭐하려고??!!!라고 뭐라 하시면 할 말은 없어요.ㅠ)

반 아이들이랑 실랑이 벌일 때, 너 왜 그랬니?라고 물은 제 질문에 아이가 "그냥~~!"이라고 대답하면 불같이 화를 냈었는데요.

선생님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이 문득 "그냥~~" 이라니... 이젠 아이들, 혼내지 말아야겠어요.

 

선생님, 요즘은 이래도 눈물, 저래도 눈물... 어떻게 해도 눈물이 왈칵 솟아요.(눈물샘이 미쳤나 봐요.)

꾸역꾸역 집을 탈출해 학교로 오는 아침도 눈물겹고, 정말 힘들어서 명퇴를 생각해봐도 눈물이 나요.

교단에 서서 늙어가는 내 모습도 차암~~ 꾸역꾸역 시간을 버티어 내는 것 같고,

주말 동안 학교를 생각 안 하고 다른 일을 자꾸 만들어 딴청 부리는 모습도 차암~~~ 딱하고.

 

그래서 뚜벅뚜벅 걸어갈 때, 자꾸 고개를 숙이고 낙엽만 보고 신발 앞꿈치판 쳐다보게 되고 땅만 보고 걸어요.

어깨 좌악 펼칠 자존감도 없고, 세상 당당한 내 모습 자랑스러워 턱을 한껏 치켜세울 용기도 없고,

우연찮게 만나서 생길 인연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일 눈동자도 없이, 그냥 걷기만 해요.

그러는 중이에요, 지금.

그래서 선생님 글을 다 읽었을 때,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라고 애간장을 끊어내듯 절창 하는 조용필의 노래가

이어폰에서 오버랩되면서, 전 어느 고속버스 차창 밖을 보며 하염없이 울었더랬어요.

내가 학교를, 교사를, 아이들을, 교단을, 자식들을, 가족을, 내 생을 사랑했던가? 그런데 마음이 왜 이리 착잡한가?

도대체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는 조용필의 목소리를 듣고 눈물이 어떻게 안 흘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