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30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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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김승일 「현실의 무게」

현실의 무게 김승일 어제는 아내가 교주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 부자가 돼서 함께 사는 고양이에게 뭐를 더 사주고, 자기도 회사를 때려치울 수 있을 거라고. 제 아내는 제게 뭘 해보라고 권유하는 일이 잘 없는 사람입니다. 농담으로도 뭘 해보라고 얘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걸 하면 부자가 될 것 같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떠들고. 간밤에 말한 것을 잊고, 아침에 출근하고 돌아와서 회사를 욕하고. 쉬어도 쉬어지지 않고. 뭘 먹으면 얹히고. 그러다 어제는 교주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되기 싫다고 대답했습니다. 보통은 뭘 해보라고 하면 생각해보겠다고 하는데. 사기꾼은 되기 싫어서 바로 싫다고 했습니다. 함께 사는 고양이가 건강하게 장수하면 좋겠습니다. 회사 때문에 돌아..

댓글 책 이야기 2022. 6. 30.

29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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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왜 책읽기에 미쳐 지내나(지냈나)?

지금은 들어앉아 있지만 최근까지 나는 '삼식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 몇 시간짜리 나들이를 하게 되면 기차표 구입 다음에는 꼭 가지고 갈 책을 골랐습니다. 시내에 나갈 때도 매번 책을 갖고 나갈 수 있는 상황인가를 판단했습니다. 집에서는 내가 책을 읽는 걸 아내가 '승인'해 주는지 아닌지를 늘 느낌으로 판단하며 지냈고(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다는 걸 인정해주고 있지만), 혼자 앉아 있는 자유시간 중 얼마만큼을 독서시간으로 할애할 수 있는지부터 계산하곤 했습니다. 교사로서 교육행정가로서 일할 때에도 그게 단 5분, 10분이어도 늘 '지금 이 시간은 책을 좀 읽어도 되는가?'를 염두에 두며 살았고, 최근에는 세상을 떠날 때에도 '나는 일생 동안 얼마만큼의 시간을 할애하여 읽었나?'를 계산하며 ..

댓글 책 이야기 2022. 6. 29.

27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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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이야기 박두순 시집 《어두운 두더지》

박두순 시집 《어두운 두더지》 시선사 2022 길 -김수환 추기경 세상에서 가장 멀고도 힘들고 어려운 길은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길'이라고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인터뷰하며 말했다. 평생 걸었지만 그길 도달하지 못했다며 쓸쓸한 표정도 슬쩍 지어보였다. 나는 이 시집의 88편의 시를 한꺼번에 읽었다. 미안했다. "시를 그렇게 읽나? 그렇게 배웠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여기저기 다시 살펴보는 사이 그런 비난이 들려오는 듯했다. 소설이나 수필 같으면 며칠 혹은 몇 달 길어봤자 대개 몇 년 만에 쓰는 것이겠지만, 시는 그렇지 않아서 수십 년간 썼을 걸 생각하면 원망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될 것 같았다. 그 미안함이 몰려와서 '내가 정말 어쩌다가 이렇게 읽었지?' 싶었다. 혁명으로 ..

댓글 詩 이야기 2022. 6. 27.

25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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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셰릴 스트레이드 《wild 와일드》

셰릴 스트레이드 《wild 와일드》 우진하 옮김, 나무의철학 2012 허풍쟁이에 유아독존적인 어느 위인이 영화 "와일드"를 보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한 걸 읽고 '당신이 영화를 보고 감동했단 말이지? 도대체 어떤 얘기야?' 하고 사 둔 책을 8년 만에 읽었다. 이 책만 보면 그 사람이 떠오르는데다가 부피도 550페이지가 넘어서 얼른 펼쳐지지가 않았는데 '이러다가 결국 못 읽는 것 아닐까?' 싶었다. 내가 그 허풍쟁이의 허풍 때문에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결국 그 허풍쟁이의 속임수에 넘어간 꼴이 되었겠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느끼며 읽었다. 다른 일이 있어 책을 덮을 때마다 다음 부분도 결국 고생스러운 얘기겠지 싶은데도 그게 어떤 고생인지 궁금해서 시간만 나면 책을 펼쳐 들었다. ..

댓글 책 이야기 2022. 6. 25.

24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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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논단 학교는 정말 왜 가는 걸까? (2022.6.23)

학생들은 왜 학교에 가는 걸까? ① 딱히 갈 데가 없어서 ② 꼬박꼬박 가라고 부모가 닦달을 해서 ③ 교장과 담임이 기다려서 ④ 교육은 4대 의무 중 하나라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⑤ 졸업장이 있어야 뭘 할 수가 있으니까 ⑥ 점심을 제공하니까 ⑦ 친구들을 만나러 ⑧ 자꾸 가면 무슨 수가 날 수도 있으니까 ⑨ 장차 꿈을 이루어 부모 은혜에 보답하려고 ⑩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고… 답이 있을까?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 극성을 부리던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전면등교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꼭 학교에 가야 하나?’ 누군가 갖고 있지 싶은 그 의문, 사실은 우리가 진지하게 대답해야 마땅한 그 물음의 진정성을 부각시켜보려고 객쩍은 답들을 열거해보았다. 지금 의문을 갖고 있는 그 학생이 바라는 혹은..

댓글 교육논단 2022. 6. 24.

22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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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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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세상 성희의 생각, 성희 생각 (2) "아, 너무 아름다워요~"

성희 부부는 저 언덕에 수레국화와 함께 쑥부쟁이 씨앗도 뿌렸습니다. 봄에 새싹이 돋을 때 노인은 난감했습니다. 야생화와 잡초를 구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수레국화는 한꺼번에 화르르 피어나서 '이건 꽃이겠구나' 했는데, '쑥부쟁이'의 정체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이름 첫 자가 '쑥'이어서 '아마도 쑥 비슷한 종류겠지?' 짐작만 했습니다. 지난해엔 저 언덕의 잡초를 뽑으며 쑥 비슷한 것이 있는가 잘 살펴보았습니다. 쑥은 흔했지만 쑥 비슷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쑥은 쑥떡의 재료가 되니까 그냥 둘까 했는데 "그냥 두면 결국 쑥대밭이 된다"고 강조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노인은 말만 들어도 '쑥대밭'이 되는 꼴은 보기 싫었습니다. 쑥대밭이 되지 않도록 쑥은 잘 뽑고 개망초도 잘 아니까 개망초다 싶은 것도 고개를 ..

18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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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이야기 박승우「꽃피는 지하철역」

꽃피는 지하철역 박승우(1961~ ) 지하철역 이름이 꽃 이름이면 좋겠어 목련역, 개나리역, 진달래역, 라일락역, 들국화역… 꽃 이름을 붙이면 지하철역이 꽃밭 같을 거야. ‘친구야, 오늘 민들레역에서 만날래?’ 이 한마디로도 친구와 난 꽃밭에서 만나는 기분일 거야.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늘 꽃 이름을 부르겠지 원추리, 백일홍, 바람꽃, 금낭화, 물망초… 자주 부르다 보면 사람들도 꽃이 된 느낌일 거야. ‘이번 정차할 역은 수선화역입니다. 다음 역은 채송화역입니다’ 지하철 방송이 흘러나오면 사람들이 송이송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겠지 사람들한테 꽃향기가 나겠지. 그새 또 8년이 지났네? 2014년 5월 14일(수) 조선일보에서 봤으니까('가슴으로 읽는 동시' 아동문학가 이준관 소개). 오월의 지하철역은 꽃 ..

댓글 詩 이야기 2022.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