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27 2021년 09월

27

책 이야기 《경쟁의 배신 A BIGGER PRIZE》

마거릿 헤퍼넌 《경쟁의 배신 A BIGGER PRIZE》 김성훈 옮김, RHk 2014 몇 년 간 바라보기만 한 책이다. "경쟁은 누구도 승자로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믿어왔던 경쟁의 숨겨진 모습들"이라는 표지의 경구가 눈에 띌 때마다 교육밖에는 아는 것 없이 지낸 나는 당연하다는 듯 그 말을 교육의 현실에 비추어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래, 교육이 경쟁으로 이루어지면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지. 혹 1등을 차지한 한 명? 그렇지만 그도 그 경쟁으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이라면 그 한 명조차 승자라고 할 수가 없겠지?' '경쟁 교육은 교육자라는 이름을 가진 측에게만은 유리하지. 왜 그렇게 가르치느냐고 따질 겨를이 없어지니까. 경쟁을 붙여놓으면 학생들끼리 싸우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지식 공급자 ..

댓글 책 이야기 2021. 9. 27.

25 2021년 09월

25

교육논단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어요? (2021.9.24)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어요?" 수십 년 만의 전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내가 이미 중년이니 당신은 망령이 나서 날 기억이나 하겠나 싶은 걸까? 천만에! 속속들이 기억한다. 많이 성장하고 변해서 눈부신 존재가 되었다 할지라도 착각하진 말라. 그대들은 어린 시절 그 모습을 결코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야, 이 사람아! 기억하고말고!" 흥분한 척도 하지만 어떻게 나오나 싶어 "글쎄, 이게 누구지?" 능청을 떨 수도 있다. 이번 경우는 더구나 초등 1학년 담임으로 만났다. 사십 년도 더 지났지만 음성을 듣는 순간 그 모습, 성격, 에피소드 들을 떠올리며 "이 사람이 날 우스운 존재로 보네?" 하며 반가워했다. 반갑기만 한 건 아니었다. 녀석의 부모는 둘 다 학자였다. 녀석은 항상 단정했고 공부는 굳이 가르칠 ..

댓글 교육논단 2021. 9. 25.

22 2021년 09월

22

내가 만난 세상 내 눈

어머니는 구석에 웅크린 채 책을 읽었다. 편한 자세로, 천천히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맨발을 다리 아래로 감추고 책을 읽었다. 몸을 무릎 위에 올려둔 채 책 위로 굽히고, 책을 읽었다. 등을 웅크리고, 목은 앞쪽으로 숙이고, 어깨는 축 늘어뜨린 채, 몸을 초승달처럼 하고 책을 읽었다. 얼굴은 반쯤 검은 머리칼로 가린 채, 책장 위로 몸을 구부리고 책을 읽었다. 내가 바깥 뜰에서 놀고, 아버지는 자기 책상에 앉아 연구하며 갑갑한 색인 카드들에 글을 쓰는 동안, 어머니는 매일 저녁 책을 읽었고, 저녁 먹은 것들을 다 치운 후에도 책을 읽었으며, 아버지와 내가 함께 아버지 책상에 앉아, 내가 머리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아버지 어깨에 고개를 가볍게 대고, 우표를 분류하고, 분류 책에..

19 2021년 09월

19

16 2021년 09월

16

내가 만난 세상 서귀포 이종옥 선생님

오랫동안 교육부에서 근무하다가 용인 성복초등학교에 가서 이종옥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여 선생님들은 모두 이종옥 선생님 후배여서 그분을 "왕언니"라고 불렀습니다. "왕언니"라는 호칭은 거기서 처음 들었기 때문에 매우 신기했습니다. 선생님은 나를 매우 미워했습니다. 교육부에서 내려온 교장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이 나를 그렇게 미워한 사실을 나는 전혀 몰랐었습니다. 교육부에서 교장이 되어 온 것이 미운 것이 아니라 교육부 직원이었기 때문에 미워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만큼 미웠는가 하면 "교육부에서 교장이 온다고 해서 당장 사직을 하려다가 교육부에서 근무한 인간들은 도대체 어떤 놈들이기에 교원들이 그렇게들 미워하는가 직접 만나보기나 보고 명퇴를 하겠다"고 그 학교 교직원들에게 공언했다는 것이었습니..

15 2021년 09월

15

12 2021년 09월

12

詩 이야기 "정지용 이전과 이후"

평론가 유종호의 글은 재미있습니다. 『현대문학』에는 그의 글이 거의 상시적으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어느 옛 시인을 찾아―윤태웅의 『소녀의 노래』」(2019년 7월호)에는 정지용 시인 이야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뭘 더 이야기해봤자 그렇겠지요. "마음해본다"는 것은 마음을 동사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지용 동시에 그 사례가 보인다. '유념하다' '작심하다'의 뜻으로 쓰인 것으로 생각된다.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두었다 다음 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소. ―「별똥」 전문 번역 시편 「물결은 조금도」에 보이는 아름다운 마음의 "부끄럼성"도 정지용의 창의성 있는 말씨로 생각된다. 정지용 시편 「따알리아」에는 "젖가슴과 부끄럼성이 / 익을 대로 익었구나"라는 대목이 보이는데 그렇기 때문에 정지용 이전과..

댓글 詩 이야기 2021. 9. 12.

11 2021년 09월

11

詩 이야기 「내 친구 밋남흥 - 라오스에서」

내 친구 밋남흥 - 라오스에서 송선미 왓쯔 유어 네임? 마이 네임 이즈 선미. 왓쯔 유어 네임? 마이 네임 이즈 밋남흥 하니까 할 말이 없어졌다 그래서 둘이서 손잡고 걸었다 마주보며 웃으며 함께 걸었다 땀 찬 손 얼른 닦고 손 바꿔 잡으며 우리 둘이 손잡고 함께 걸었다 '"왓쯔 유어 네임?"(?) 이게 뭐지?' 하다가 '이것 봐라?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했고 '나도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 했습니다. 카페 《오늘의 동시문학》에서 이 동시를 봤습니다. '감꽃'이라는 분이 지난 9월 10일, 그 카페 '내가 읽은 동시' 코너에 소개한 걸 이렇게 옮겨왔습니다. -- 감꽃님, 설목님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옮겨놓았으니 당연히 지금도 그렇게 잘 있는지 확인하자 싶어서 다시 갔더니 어?..

댓글 詩 이야기 2021.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