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08 2021년 09월

08

학교교육 학교, 마음 편할 날 없는 곳?

중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나는 단 1분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는데 로나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로나는 시험이 닥치면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만, 나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받으면, 아주 간단하고 쉬운 질문인데도 쥐가 찍찍거리는 듯한 소리가 나오거나 아니면 쉰 목소리가 떨려나오기 십상이었다. 칠판 앞으로 나가서 문제를 풀어야 할 때면--달거리를 하지 않을 때조차--치마에 피가 묻은 것처럼 굴었다. 칠판 앞에서 컴퍼스로 그리기를 해야 할 때면 손이 미끌미끌할 정도로 땀범벅이 되었다. 배구를 할 때면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다른 애들이 보는 앞에서 버젓이 해내야 할 때마다 내 반사 행동은 번번이 실패했다. 나는 실업 실습 시간이 끔찍이 싫었다. 공책에 회계 장부를 ..

댓글 학교교육 2021. 9. 8.

22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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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학교장 인사

교장의 인사말은 그 교장의 철학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의 전근을 아쉬워하는 첫 번째 학교를 떠나 두 번째 학교에 도착하니까 엄청 서글펐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까 괜찮아졌습니다. 아이들이 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수준을 이야기하고 교사들의 능력을 이야기하는 교장은 우스운 인간입니다. 지금도 그런 인간 있습니까? 똑똑한 교사 두어 명만 있으면 학교 일 잘할 수 있다는 인간. 그런 인간은 학교를 서류 만드는 공장으로 여기지만 정작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그 인간이 보기에 똑똑하지 않은, 똑똑한 교사 두어 명 이외의 선생님들이라는 걸 몰랐을 것입니다. 그렇게 이야기할 때 학교 일 잘하는 그런 인간들은 아이들에게는 해충(害蟲) 같은 존재들입니다. 아이들은 어느 곳에나 있으므로 ..

댓글 학교교육 2021. 5. 22.

10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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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녹말에 요오드 용액을 떨어뜨리면?"

# 1971년 어느 날 과학('자연') 수업 시간... 어언 오십 년이 지났습니다. 녹말가루에 요오드 용액을 떨어뜨려보는 초간단 실험이었는데도 나는 실패하고 있었습니다. 실험 결과는 "보라색으로 변한다"이고 일제고사 문제지의 "( )색으로 변한다"의 ( ) 안에 '보라'를 써넣으면 그만이라는 건 아이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데도 나는 굳이 실험을 강행하고 있었습니다. 강행? 나는 그 시골 학교에서 과학실 수업을 실시하는 유일한 교사였고 아이들도 그 사실을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사실에 대해 생색을 내기 일쑤였지만 주입식 수업이 교사나 학생이나 피차 더 편하다는 걸 아는 아이들은 '그까짓 걸 가지고 뭐...' 시큰둥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강행'이 맞긴 맞겠습니다. 밝혀두거니와 내가..

댓글 학교교육 2021. 4. 10.

25 2020년 11월

25

학교교육 리셋해봤자

소설 《오만과 편견》에서 교육에 관한 문장을 눈에 띄는 대로 옮겨봤습니다. 지긋지긋한 면도 없진 않지만 교육으로만 살아온 인간이어서 퇴임한 지 오래됐는데도 교육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어쩔 수 없는 한계 같은 걸 가지고 있습니다. 교육자가 아닌 사람들이 교육을 보는 눈에 감동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교육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비웃고 조롱하는 관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는 흔히 있었습니다. "모든 성격에는 일종의 특정한 악의 경향이 있죠. 타고난 결함 말예요. 그것은 아무리 교육을 잘 받아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66) 콜린스는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타고난 결점은 교육을 받거나 사람을 ..

댓글 학교교육 2020. 11. 25.

13 2020년 11월

13

학교교육 유치원은 몹쓸 곳인가?

"살인자의 화장법"으로 등장해서 문명을 날리는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는 2004년엔가 유소녀기의 화려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베고픔의 자서전"에서 유치원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2006, 37~38). 그녀는 일본에서 유치원(요치엔)을 다녔다. 그 일본을 엄청 따스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묘사하면서도 유치원에 대해서만은 앙갚음을 하듯 두들겨주었다. 겉보기에는 다 앙증맞아 보이는데, 속은 비열했다. 나는 첫날부터 요치엔을 향해 끝도 없이 혐오감을 느꼈다. 민들레반은 육군 훈련소였다. 전쟁을 하라면, 좋다. 하지만 호각 소리에 맞춰 무릎을 뻣뻣이 펴고 걸으면서 여선생으로 변장한 하사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복종하는 것, 이건 내 존엄성에 상처를 내는 일이었고, 다른 아이들의 존엄성에..

댓글 학교교육 2020. 11. 13.

26 2020년 10월

26

학교교육 박물관, 몇 가지를 봐야 할까?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에 갔다고 칩시다. 학교에서 집단으로 현장학습을 갔다고 쳐도 좋고, 가정에서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에 갔다고 가정해도 좋겠습니다. 다른 건 다 생각한 대로, 현장에서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하기로 하고, 어떤 전시물을 얼마나 보게 해 줄까만 생각하기로 합시다. 박물관의 전시물을 많이 보는 것이 좋을까요, 아주 조금만, 가능하다면 두어 가지만 보는 것이 더 좋을까요? 우리가 학생일 때는 어떻게 했습니까? 아이들은 어떻습니까? 많이 보고 싶어합니까, 조금만 보면 싫증을 냅니까? 다들 그렇습니까, 어떤 아이만 그렇습니까? 그러면 우리는(부모든 교사든)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여기 재미있고 멋진 소설의 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작가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가치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

댓글 학교교육 2020. 10. 26.

18 2020년 09월

18

학교교육 '주류'가 될 '가상교육'

2010년 5월 11일에 탑재한 파일인데 대행히 댓글을 단 이는 한 명도 없어서 지워버리고 새로 탑재하기가 좋았습니다. 왜 이렇게 새로 싣느냐고 물어신다면 편집이 읽기에 영 불편하게 바뀌어버렸고, 그건 '파란편지'가 좀 잘난 체 하느라고 각주 같지도 않은 각주를 세 개 달아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한두 개씩 고쳐서 싣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애초의 그 날짜(2010.5.11)로 등록할 수가 없는 점입니다. .............................................................................................................................. 앨빈 토플러(Toffle..

댓글 학교교육 2020. 9. 18.

18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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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어느 학교 교직원연수회-고것들이 꽃이므로

어느 학교 교직원 연수 시간입니다. 교육청 혹은 교육부 직원 연수 시간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 학교(혹은 교육청, 교육부) 연수 업무 담당자인 블로거 '파란편지'는 (아, 파란편지의 멋진 변신!) 사회석으로 나가 강사 안내를 시작합니다. "선생님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께 ‘옥상정원’(정원 이름 "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일기를 쓰시는 준서 할머님을 소개합니다. 저는 지금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준서 할머님 이야기가 여러분께 우리가 교육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혹은 해석해야 하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더 깊고 진한 진정성을 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님에게는 우리가 몇 날 며칠 동안 들어도 좋을 이야기들이 수두루합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일단 화초 사진 몇 장을 보여주시면서 딱 하루치 일기만 들려주시기로..

댓글 학교교육 2020.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