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딴 얘기

단풍나무 2011. 3. 7. 07:14



어제 오랫만에TV를 보다가 국영방송인 CBC에서하는 The Passionate Eye (한국의 PD수첩, 추적60분등과 비슷)라는 프로그램에서 해적이야기 (Trouble with Pirates)를 하길래 좀 보게 되었다. 내용 전체는 해적질로 인한 현황과 문제점이지만 나의 관심을 끈 것은 해적들의 목소리였다.  


방송에서는 소말리아에서 탈출한 사람과 함께 그 사람의 고향인 해적 본거지에 직접 찾아가서 물어본다. 자칭 해적 후원자라는 나이든 양반이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원래 Fish와 Lobster를 잡는 어부들이었다. 그런데 외국에서 온 커다란 고깃배들이 근해에 심지어 거의 해안까지 다가와 Fish를 모조리 잡아가기 시작했다. 오랜 내전으로 정부가 기능을 못하고 해안 경비대도 없는데 우리가 어떻하겠나? 총을 구입해서 큰 고깃배를 하나를 나포했다. 돈 내면 풀어준다 했더니 거금을 주더라. 생각하지 못한 큰 돈이 쉽게 들어왔다. 그래서 더 빠른 배와 큰 무기들을 구입해서 또다시 하게 됐다. 그러다가 좀 유명해졌다.” 사람들이 고기잡이 보다는 해적들 후원해서 배당금 받는 일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어촌의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른단다. 그래서 그곳의 물가 오르듯이 몸값도 쉽게 몇 밀리언씩 뛰는 듯 보인다.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류탐지기로 물고기 떼의 움직임을 손금보듯하며 물고기를 휩쓸어 버리는 큰 고깃배들의 위력은 대단하다. 벌써 인류의 어족자원(물고기) 고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다. 저 망망대해에 있는 물고기가 어떻게 씨가 마를 수 있느냐고 상상이 안가겠지만, 떼지어 다니는 물고기들을 어항에서 금붕어 조리채로 건져내듯이 어망으로 훓어버리는 세상이므로 그들이 말하는 ‘우리 고기 다 잡아간다’는 말이 억지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더 싸게 참치회를 먹을때 지구 한편에서 땅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방송에 나온 이야기는 아닌데, 아프리카의 내전들의 뿌리는 모두 대동소이하다.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했다든가 2차대전후 미국이 개입하면서 그들의 나라를 부족 구분없이 자기들 편의대로 또는 지형에 따라 구분해서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부족이 쪼개져서 원수같은 부족과 한나라가 되어 핍박을 받으니 싸움이 안날 도리가 없다. 그렇게 시작된 수십년간의 내전으로 인해 조그만 모터배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앞바다도 지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캐나다에는 소말리아인들이 난민으로 들어와 많이 산다. 그 사람들 대체로 참 착하다. 순진무구하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소말리아해적 이야기도 보면, 납치한 사람들을 묶어 놓거나 돈을 빨리 받기 위해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도 별로 없어 보인다. 구출작전이 감행되면 납치범의 기본중의 기본인 인질방패 같은 짓도 안한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하면 그냥 손들고 나온다. 참 뷩신들 같기도 하고 소박해 보이기도 한다.    


이 소박하면서도 겁없는 해적들을 이제 어쩔 것인가? ‘군사작전으로 해적 본거지를 쓸어버리자!’는 주장도 많다. 한국만 그러겠는가? 전세계가 이구동성이다.  


방송 초반에 소말리아 역사를 잠깐 소개하며 소말리아에서 미군이 잡혀 처참하게 죽은 실제 장면을 보여준다. 그 실화를 배경으로 한 “Black Hawk Down”이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의 특수부대가 소말리 반군지도자를 납치하다가 Black Hawk 헬리콥터 2대가 반군의 총에 맞아 떨어지고 요원들이 생포된다. 그 생포된 요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특수부대가 다시 침공을 해서 일부를 구출하지만 모두 19명의 미군이 그 작전에서 목숨을 잃는다. 작전 중에 목숨을 잃은 미군들 때문에 침통한 분위기로 영화가 끝난다. 자막이 올라오는데… “소말리인 사망자 1000명이상”이라고 나온다. 


그들을 미워해야 할까? 동정해야 할까? 


CBC방송 Link – Trouble with Pir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