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엔 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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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

2020. 9. 26.

 

7~8월의

긴~ 장마와 큰 태풍을 겪어 오다가

모처럼 9월의 맑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을 본다.

 

햇빛이 반짝 들고

노당과 시몬스가 흘린 땀의 결실이

손바닥만큼 작은 텃밭에서 들깨와 배추가 힘차게 자라고

다닥다닥 알알이 굵은 대추와 단감 사과 오미자가

영글어 가는구나

 

 

1965년 경기도 백일장에서 "대화"로
입상했던 문학 소년이었던 노당이 세월이 조금 흘렀다고

 

어느덧 검던 머리가 하얗게 변해

검게 그을린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소시랑 같은 거친 손은 연필을 잡을 날이 없었다.

 

(1965년 경기도 학생 백일장 인천 자유공원에서 쓴 작품으로 입상했다)

 

(같이 참가한 교우들과 우리를 격려하며 인솔하신 두분 선생님)

문득 시를 쓰고 싶어 진다

이제 연필을 잡고 시를 써 볼까?

 

(박문규의정원에 찾아온 파란9월의 하늘 아래 배추와 들깨가 영글고 있다)

 

"9월엔 시가 쓰고 싶다"

 

9월 하늘은 파랗고

그 아래 하얀 솜털 구름 두둥실 떠 있네

또 그 아래

작은 텃밭에선 들깨 꽃이 분분히 떨어지며

배추도 들깨도

 

차례상에 놓을 대추도

사과와 단감과 오미자도

알알이 영근다.

 

 

진한 초록빛 김장 배추는 속 고갱이 차는데

아서라 여치야 메뚜기야 그만 뜯어 먹거라

 

집 앞 작은 개울은 맑게 졸졸 흐르고

물속 바위에 붙은 까만 다슬기는 다린지 머린지 입인지

느릿느릿 움직임이 여유롭고

 

이웃 두, 어 마지기 논엔 찰벼가 누렇게 익어

무게를 못 이겨 고개를 숙이고

그것을 보는 농부의 얼굴엔

미소가 밝구나.

 

 

9월아~

황금빛 들판을 오며 가며

미소 가득한

검게 그을린 농부의 얼굴이 보이는가

 

뭉게구름 둥실 떠가는 파란 하늘 밑

풍요가 가득한 노당의 초록 텃밭에서 맞는 가을

 

아~  9월엔

시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