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댓글 63

일상 다반사

2022. 7. 7.

 

밤사이 내린 비에 촉촉이 젖은

아침 해가

물기도 안 털고

동녘 산에 얼굴을 내민다.

 

이렇게 선선한 아침

산책을 빼먹을 수 없지

혹시나 비가 올가 접이 우산 하나 들고

 

집에서 상 부락을 돌아

다시 집을 통과해

하 부락을 돌아서 오는 길

 

길 옆 담배밭에 곱게 얼굴 내민 담배가 꽃을 피웠다.

 

누가 따 갈세라 사진 찍으며

손에 든 우산 잠시 내려놓고

 몇 장을 담고 집으로 돌아오니

 ▼

 

분홍색 백합과 우뚝 선 연잎이

나도요 나도요 하며 찍어 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찰칵찰칵

그리고 오늘 운동 끝~!

그런데...

뭔가 이 허전한 느낌은 뭐지?

 

뭐지?

마루로 올라서며 우산 통을 보니 이제 생각이 난다.

 

왼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우산을 어디다 두었지?

얼핏 스치는 순간,

"아~ 담배밭~!"

 

정신없이 조금 전 하 부락

그 담배 밭으로 돌아가

찾아보았지만 있을 리 없지...

허탕~ 하고

 

에이 우산 하나 잊어 먹었다고

자괴감에 실망하며 시무룩히

빈손으로 돌아와

 

 

눈이 멈춘 곳

얼래? 예가 여기 있네

백합을 찍을 때 여기다 놓았던 것을...

 

 

노당의 건망증,

치매는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