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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마음은 몇 번 바뀔까, 초기불교로 본 마음과 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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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의 거울

2009. 7. 31.

 

1초에 마음은 몇 번 바뀔까, 초기불교로 본 마음과 윤회

 

 

 

 

 

 

애완견을 볼 때

 

애완견을 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르다. 지극히 좋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단히 싫어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다. 왜 개로 태어 났을까에 대한 연민과 키우는 것도 좋지만 최후의 순간도 함께 보아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감 때문이다.

 

한 번 개로 태어났으면 죽을 때 까지 개로 보내야 한다. 소도 마찬가지이고 말도 마찬가지이고 닭, 개구리등도 마찬가지이다. 사람 역시 한번 사람으로 태어 났으면 죽을 때 까지 사람의 모습을 한 채 한 생을 살아 가게 된다. 이와 같이 한번 결정 되면 죽음으로 한 생을 마무리 할 때 까지 그 개체를 유지 하게 된다. 그러나 죽고 나서 어떤 몸을 받을 것인가는 철저 하게 한 생을 살아 가면서 지은 업에 대한 과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1초에 몇 번 마음이 생멸할까

 

마음이란 무엇일까.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대상을 안다는 것은 오로지 한 순간에 한가지 일 밖에 못한다는 말과 같다. 한 순간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동시에 두가지 세가지 일을 하게 된다면 내가 두명 세명도 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또 순간에 일어난 마음은 영원히 지속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일어 났다가 사라진다고 하였다. 그런 순간을 불교적인 용어로 찰나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 찰나는 시간 단위로 얼마나 될까. 각묵스님의 동영상 강의를 보면 1찰나는 1/75초라 한다. 1초에 75번의 찰나가 있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 찰나에 마음은 몇 번 일어나고 사라질까. 아비담마에서는 한 찰나에 마음이 16번내지 17번 생멸한다고 한다. 16번 내지 17번 생멸하는 마음의 흐름을 잠재의식이라 하고 빨리어로는 바왕가마음(bhavanga-citta)’라고 한다.

 

바왕가마음(bhavanga-citta)이란

 

바왕가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쉽게 설명한다면 '깊은 잠에 들었을 때의 마음상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현생의 표상과 관련이 없고 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잠재의식의 흐름이라 볼 수 있다. 단지 이 바왕가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먹고, 몸으로 감촉할 때 변화가 발생 한다. 그 변화의 과정이 16-17단계이고 순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인식과정으로 보고 있다.

 

한 찰나에 16-17번 마음이 생멸한다면 1초에 마음은 몇 번 생멸할까. 단순하게 계산하면 1초에 무려 1,200번 마음이 생멸한다. 1초가 75찰나이고, 한 찰나에 16-17번 생멸하니까 75곱하기 16-17하면 대략 1초에 1,200번 마음이 생멸한다는 이야기이다.

 

1초에 1,200번에 걸쳐서 마음이 생멸하지만 다 인식 하지는 않는다. 부딪침이 강한 대상은 인식하지만 부딪침이 약한 대상은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고 볼 수 있다.

 

부딪친다는 의미는 육문(六門)이 육경(六境)과 부딪침을 말한다. 안이비설신의색성향미촉법에 부딪쳤을 때이다. 눈으로 형상을 보고 동시에 귀로는 끊임 없이 소리를 듣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시에 코로 냄새 맡고, 몸으로 감촉을 느낀다. 또 온 갖 생각이나 망상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른다. 이렇게 동시에 육문으로 들어 오는 여섯감각대상에 대한 부딪침이 초당 1200번 마음이 생멸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부딪침이 심한 대상이 인식과정에 있어서 조사, 결정, 등록 과정을 저장 되는 것이다.

 

일생에서의 단 한번의 마음은

 

일생을 거쳐서 바왕가의 흐름은 계속 된다. 1초에 1200번 마음이 생멸 한다면 사람의 일생을 80으로 잡을 때 몇번 마음이 일어 날까. 아마 가지고 있는 계산기를 두드린다면 에러(Error)’ 메세지가 뜰 것이다. 헤아릴 수 조차 없는 수 많은 마음이 연속해서 일어 나고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 마음은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면서 과보의 마음을 남기기 때문에 마치 마음이 흘러 가는 것 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의 마음이 같지 않은 이치와 똑같다.

 

이런 바왕가의 흐름이 일생 동안 지속 되다가 마지막 죽음에 이르렀을 때 마지막 마음이 일어 났다 사라질 것이다. 이것을 한 생애에 있어서 단 한번 있다는 죽음의식이다. 마지막 죽음의식(cuti-citta)’이 일어 날 때 보통 다음과 같은 표상(이미지)이 나타난다고 한다.

 

 

첫째, 살면서 지었던 행위의 회상인 업(kamma)이 나타난다.

둘째, 업과 관련된 주변 조건인 업의 표상(kamma-nimitta)이 나타난다.

셋째, 태어날 곳의 표상(gati-nimitta)이 나타난다.

 

 

이러한 표상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나타나고 마지막 죽음의식이 사라짐과 동시에 표상과 관련 있는 세계에 태어 나게 된다고 한다.

 

왜 윤회하는가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 한다면 이런 대상은 죽음의 마음 바로 직전의 자와나(속행)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지 죽음의 마음 그 자체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한 생에 있어서 마지막 마음인 죽음의식은 바왕가의 마음(잠재의식)’이 가졌던 대상을 대상으로 하여일어 났다가 멸하는 것이다. 이 죽어가는 사람의 죽음직전의 자와나때 생긴 대상은 바로 다음생의 재생연결식(patisandhi-vinnana)’의 대상이 되고 그 것은 새로 받은 생의 바왕가의 대상으로 계속 작용 하다가 같은 방법대로 그 생의 죽음의 마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을 때 죽음의식에서 재생연결식 바왕가로 이어지는 흐름 역시 전의 마음을 대상으로 하여 일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끊임 없이 윤회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흐름으로 정리 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시작을 알 수 없는 과거생)----바왕가마음--->죽음의식(금생의 마지막마음, 일생에 한번만 있음)->재생연결식(다음생을 시작하는 최초의 마음, 일생에 한번만 있음)->바왕가마음------->(끝없는 윤회)

 

 

죽음의식이 한 생애에서 오직 한번 만 있듯이, 재생연결식 또한 한 생에 있어서 오직 한번 만 있게 된다. 이 재생연결식에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재생연결식이 일어 남에 따라 해당 개체의 정신과 물질이 생겨 나는 것이다. 12연기법에서 식()은 이 재생연결식을 말한다.

 

그래서 한번 개로 태어 나면 죽을 때 까지 개라는 개체의 특성을 유지 하게 된다. 한번 사람으로 태어 나면 죽을 때 까지 사람의 형상을 하면서 살아 가게 된다. 그러나 죽은 다음에는 어떤 개체로 태어 날 지 알 수 없다. 다만 자신이 지은 업에 따라 다음생이 결정 될 것이다. 다음생은 보통 마지막 죽음의식에서 표상으로 보여지고 지체 없이 그 세계에 가서 새로운 생을 시작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일까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흔히 듣는 구호이다. 이런 논리를 천국과 지옥에 적용 하면 한 번 천국이면 영원한 천국’ ‘한 번 지옥이면 영원한 지옥이 될 것이다. 한 번 천국에 태어 났다고 해서 영원히 천국에서 살고, 실수로 한번 지옥에 태어 났다고 해서 영원히 지옥에서 산다면 너무 불공평한 이야기이다.

 

한번 해병이었다가 해병을 나오게 되면 더 이상 해병이 아니다. 그 기억만 해병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천국에 태어 났다고 할지라도 인연이 다 되면 천국이 아닐 수 있다.

 

애완견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지금은 비록 개의 몸으로 일생을 살게 되지만 죽은 다음에 어느 몸으로 태어 날지 알 수 없다. 또 개로 태어 날지 아니면  또 다른 존재로 태어날지는 마지막 마음인 죽음의식에 달려 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사람의 몸을 받고 살아 가고 있지만 마지막 죽음의식에서 다음생이 결정 될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염라대왕과 같은 심판관이 있어서 결정 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지은 업에 따라 자신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결정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에 생활태도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가 중요한 요소 일 것이다.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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