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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비운 뼈다귀 해장국, 코19 동네식당순례 2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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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의연꽃

2021. 7. 12.

깨끗이 비운 뼈다귀 해장국, 코19 동네식당순례 21편

 

 

푹푹 찌는 날씨이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날씨가 갑자기 뜨거워진 것 같다. 걷기에 부담을 느낄 정도이다.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보니 현재 29도이다. 그리 높은 온도는 아니다. 그 대신 습도가 75프로이다. 습도가 높아서 더욱더 덥게 느껴진다.

 

오늘 712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 4단계 거리두기가 시작되었다. 방송에서는 마치 전쟁이나 난 것처럼 심각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는 대체로 평온한 모습이다. 만안구 보건소 앞을 지날 때 줄이 서 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전조인 것 같다.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 식당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타격 받는다. 저녁에는 2인 이상 모임 가질 수 없다. 심지어 안양시 지침을 보면 테이크아웃이나 배달을 권장하고 있다. 식당업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고 하는 것일까?

 

점심시간이다. 오늘 점심은 외부에서 먹기로 했다. 사무실 근처 식당을 순례하는 것이다. 단골집만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차제걸이(次第乞已)하듯이 순서대로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가보지 않은 식당을 찾아 가는 것이다. 맛은 고려치 않는다. 서비스도 청결도 고려치 않는다. 먼저 걸리는 식당에 들어가는 식이다.

 

 

오늘 점심은 역세권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갔다. 역세권 식당에 가면 앉을 자리가 없다. 특히 혼자가면 싫어 하는 것 같다. 점심 대목을 맞이하여 테이블만 차지고 하고 있는 모양새가 된다. 그러나 역세권에서 벗어나 있는 식당에서는 그럴 염려가 없다.

 

사무실 북쪽 방향으로 가 보았다. 역세권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고 상가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가장 첫번째 식당이 눈에 띄었다. 차제걸이식이라면 패스해서는 안된다. 맛이나 가격, 서비스, 청결을 불문하고 무조건 들어 가야 한다. 그래야 식당순례 의미가 있다.

 

 

식당 이름은 한마음식당이다. 한정식 식당이다. 그렇다고 고급한정식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백반집이다. 대게 그날의 메뉴가 있어서 주는 대로 먹는 곳이다. 가격은 6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식당에 들어 갔다. 동그란 테이블이 특징이다. 테이블에 반찬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곳에서 점심을 정기적으로 먹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나홀로 갔기 때문에 식당 구석 빈테이블에 앉았다.

 

 

오늘의 메뉴는 뼈다귀 해장국이다. 메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 없다. 내일은 또 다른 메뉴일 것이다. 오늘의 메뉴는 어떤 맛일까?

 

뼈다귀 해장국이 나올 때 반찬이 무려 6가지가 달려 나왔다. 나홀로 식사하는데 이렇게 많은 반찬은 필요 없다. 세 가지만 선택했다. 김치와 파무침과 가지무침 이렇게 세 가지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돌려보냈다.

 

 

정오가 되자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여섯 개가량 되는 동그란 테이블이 거의 다 찼다. 상가주택에 있음에도 점심장사가 되는 것 같다. 환경미화원, 택배노동자, 건설노동자 들이 단체로 식사한다. 그리고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식사한다.

 

역세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상가주택에 있어서 파리만 날릴 것이라는 예상은 깨끗이 깨졌다. 이곳에서도 나름대로 고객이 있었던 것이다. 주로 노동자들이다. 마치 극한직업 프로에서 보는 것처럼 고된 노동을 끝내고 꿀맛과 같은 점심을 먹는 것 같다.

 

일부러 식당을 찾아왔다. 단골도 있고 맛집도 있지만 코로나 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 보았자 점심 때 밥 한끼 사 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렇게 해야 할 의무를 가졌다. 이런 것도 어쩌면 집착일지 모른다.

 

점심 때 파리 날리는 식당에서 밥 한끼 먹어 준다고 해서 크게 도움 도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차제걸이 식으로 찾아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마치 아이엠에프 시절 금모으기 하는 것과 같다.

 

코로나 시기에 식당업 하는 사람들은 어렵다. 월급생활자나 연금생활자, 그리고 임대수입자와 같이 안정적으로 매월 돈이 들어오는 것과 달리 식당업 하는 사람들은 동네 사람들만 바라보고 산다. 동네 사람들이 먹어 주지 않으면 누가 먹어 줄까?

 

 

오늘의 메뉴 뼈다귀 해장국을 깨끗이 다 비웠다. 이제까지 먹었던 것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특히 묵은지는 체인점과는 달리 깊은 맛이 났다. 단골이나 맛집에만 갔다면 이런 집은 발견하기 힘들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잘 먹었습니다."라고 크게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대개 주인은 큰 목소리로 "고맙습니다."라며 답한다. 오늘 차제걸이식 식당순례로 인하여 오늘 점심은 유쾌했다.

 

 

2021-07-1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