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모든 님들은 행복해지이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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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암송

2021. 9. 11.

나는 오늘도 달린다

 


자전거를 탈 즐 모른다. 청소년시절 트라우마가 있다. 중2 때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골절 되었다. 이로 인하여 한달 넘게 기브스를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뒤에 어떤 아이를 태우고 달리다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이 일로 인하여 학교에 가지도 못했다. 집에서 누워 지내며 대소변도 보아야 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 보는 불행한 일이었다.

에스엔에스에서 종종 '라이딩한다'는 말을 접한다. 오토바이 타는 것도 라이딩이라고 하고 자전거타는 것도 라이딩이라고 말한다. 오토바이타기 또는 자전거타기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드라이빙이 된다. 달리기 하면 러닝이 된다. 그럼 게송 외우기는?

하루 한게송 외우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의치 않다. 이전에 외운 게송을 외운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틀에 한게송 외우기가 되었다.

게송을 외우면서 라이딩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도 오토바이 탄 것처럼, 자전거 탄 것처럼 달리는 것이다. 라이딩하면 목적지가 있듯이 게송외우기도 목적지가 있다. 열한개의 게송을 다 외우면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다. 오늘 외워야 할 게송은 다음과 같다.

"두랑가망 에까짜랑
아사리랑 구하사양
예 찟땅 상야멧산띠
목칸띠 마라반다나"(Dhp.37)

법구경 찟따왁가 다섯 번째 게송이다. 앞서 네 개의 게송 외우기를 다 한 다음에 들어 가는 것이다. 이 빠알리어는 우리말로 "멀리 미치고 홀로 움직이고, 신체가 없이 동굴에 숨어있는, 마음을 제어하는 님들은 악마의 밧줄에서 벗어나리라. (Dhp.37)의 뜻이다.

마음은 제멋대로이다. 마음은 신체가 없어서 어디에든 내려 앉는다. 한순간에 부산 해수욕장에 가 있기도 하고 해외 어느 도시에 가 있기도 하다. 또한 마음은 매우 불선하다. 내버려 두면 악하고 불건전한 것에 마음이 가 있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마음을 닦는다고 말한다. 마음은 본래 깨끗한 것인데 더러워졌기 때문에 마치 거울 닦듯이 마음을 닦아야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음은 본래 닦을 것이 없다. 마음은 본래 불선한 것아기 때문이다.

초기불교에서는 성선설 보다는 성악설이 더 힘을 받는다고 본다. 왜 그런가? 우리들은 모두 탐, 진, 치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으로 태어난 것이다.

탐, 진, 치의 뿌리가 있는 한 탐, 진, 치로 살아 갈 수밖에 없다. 이는 다름아닌 오취온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오온에 집착된 존재로 태어났기 때문에 갈애와 집착으로 살아간다. 즐거운 느낌이면 거머 쥐려 하고 괴로운 느낌이면 밀쳐 내려 한다. 바로 이것이 탐욕이고 바로 이것이 성냄이다. 탐욕과 성냄으로 사는 것이 어리석음이다.

사람들은 매일매일 탐, 진, 치로 살아간다. 매일매일 불선업을 짓는 것이다. 마음 하자는 대로 하다 보면 불선업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은 닦는 것이 아니다. 닦을 마음이 달리 없다. 마음은 매 순간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알아차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명한 자는 마음을 다스리고 제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을 수호하는 것이 된다.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은 어느 것이 내마음인지 알 수 없다. 마음을 제어하지 않으면 마음은 늘 불선한 상태가 된다. 살면 살수록 불선업만 짓는 것이다. 그 결과 나이를 먹을수록 추해진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늘 가르침(Dhamma)을 새겨야 한다.

느낌이 생겨날 때마다 알아차려야 한다. 이것이 수행이다. 수행한다고 하여 없는 마음을 닦는 것이 아니다. 초기불교에서 수행은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느낌에서 갈애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수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앉아 있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가르침을 새기는 것도 수행이다. 선법을 알아야 불선법을 물리칠 수 있다. 흔들릴 때 마다 가르침을 떠 올려야 한다.

게송을 암기하는 것도 수행이다. 게송을 외우는 것 자체가 수행이다. 게송을 외다 보면 집중이 된다. 외우기 위해 애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띠가 된다. 남들은 오토바이 타고 달리고 자건거 타고 달리지만 나는 게송 외우는 것으로 달린다. 게송외우기도 라이딩이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2021-09-1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