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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야 경전 불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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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야강독

2021. 12. 25.

니까야 경전 불사를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 귀한 손님이 왔다. 금요니까야모임에 이학종 선생이 참석한 것이다. 당진에 살고 있음에도 먼거리에서 참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요모임 장소는 고양에 있다. 삼송역 근처 삼송테크노밸리 안에 있는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서고를 말한다. 전재성 선생의 빠알리삼장 번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외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2017 2월 이후 매달 두 번 모임이 열리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그러나 모임에 꾸준히 나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모임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곳은 아니다. 경을 읽고 설명을 듣고 토론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담마토크(法談)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 감각을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학종 선생을 삼송역에서 만났다. 초행이라 카풀한 것이다. 한시간 먼저 도착하고자 했다. 궁금한 것을 질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더 큰 것은 경전구입에 있었다. 마치 농산물을 직거래하듯이 서고에서 경전을 직접 구매할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농산물 직거래하면 서로 좋은 것이다.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아서 좋다. 경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고에는 각종 경전으로 가득하다.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시중에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전재성 선생은 번역하는 일에 바쁘지만 택배 발송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이학종 선생은 현재 당진에 살고 있다. 사오년전 귀농해서 농사도 짓고 글도 쓰면서 산다. 그런데 이학종 선생은 밭농사도 잘 짓고 글농사도 잘 짓는 것 같다. 특히 글농사가 그렇다. 올해 봄에 출간된 '붓다 연대기'가 모두 팔렸기 때문이다.

이학종 선생의 책은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불교 경전에 근거한 것이다. 천페이지 가까이 되는 무게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출간된지 반년만에 다 팔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이번에 상도 받았다.

이학종 선생은 가르침에 근거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나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경전을 다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전구입 비용은 만만치 않다. 큰 마음먹어야 한다. 이른바 경전불사를 하기 위해서는 책구입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으면 경전을 구입하기 힘들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돈이 생겼을 때 좋은 기회가 된다. 돈이 생겼을 때 마다 구입한다면 오래지 않아 다 갖추게 될 것이다. 이학종 선생에게도 경전구입 찬스가 생긴 것 같다.

 


흔히 이런 질문을 받는다. 빠알리 니까야를 구입코져 하는데 어느 것을 먼저 구입하는 것이 좋은지 에 대한 것이다. 모두 다 구입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둔다면 사부니까야의 경우 상윳따니까야를 가장 먼저 구입해야 한다.

왜 상윳따니까야인가? 주제별로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56개 주제로 묶어 놓은 것이다. 연기에 대한 가르침, 오온에 대한 가르침, 육처에 대한 가르침 등 주제별로 모아 놓았다. 그래서 상윳따니까야는 주제모음의 경전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구입해야 할 것은 맛지마니까야가 될 것이다.

맛지마니까야는 중간 길이 정도 되는 경을 모아 놓은 것이다. 내용은 심오하다. 교리와 교학에 대한 것이 많다. 상윳따니까야에 실려 있는 짧은 길이의 경을 보완하는 성격도 있다. 그래서 수행과 교리에 대하여 심화학습을 하고자 한다면 맛지마니까야를 보아야 한다.

디가니까야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한마디로 웅대한 소설적 구성으로 되어 있다. 마치 단편소설을 읽는 것처럼 긴 길이의 경이 특징이다. 특히 부처님의 완전한 열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마하빠리닙바나경'(D16)이 그렇다. 그래서 신심을 고취하고자 할 때 디가니까야보다 더 좋은 경전은 없는 것 같다.

앙굿따라니까야는 법수별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11개 법수가 있다. 법수란 법의 숫자를 말한다. 사성제의 경우 법수는 네 개이고, 팔정도의 경우 법수는 여덟 개가 된다. 이와 같은 앙굿따라니까야는 교훈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도 많아서 재가불자가 보기에 적합한 경이라고 알려져 있다. 금요니까야모임에서도 앙굿따라니까야를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경을 선별하여 한권으로 만든 '생활속의 명상수행'을 말한다.

사부니까야를 갖추었으면 쿳다까니까야도 갖추어야 한다. 한자어로 소부경전이라고 말한다. 담마빠다(법구경)나 숫따니빠따(경집)와 같은 경전을 말한다. 현재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발간된 것을 보면 담마빠다와 숫따니빠따를 비롯하여 우다나, 이띠붓다까, 테라가타, 테리가타가 있다. 현재 자따까는 번역이 거의 다 끝나서 교정단계에 있다. 내년 봄에는 출간될 것이다.

율장으로는 대품, 소품, 비구계, 비구니계, 그리고 부기가 완역되었다. 논장의 범주에 속하는 청정도론도 완역되었다.

현재 나의 사무실 책장에는 니까야 경전으로 가득하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출간된 것뿐만 아니라 초기불전연구원에서 출간된 번역서도 모두 갖추어 놓았다. 돈이 생길 때마다 사 모으다 보니 다 갖추게 된 것이다. 이른바 경전불사를 했다.

금요모임은 저녁 9시에 끝났다. 이학종 선생을 김도이 선생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군자역 근처 중곡동 빌라에 있는 집이다.

김도이 선생 집은 일종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서울에 올 때 머물다가 가는 곳이다. 일종의 여관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갈 곳이 없으면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김도이 선생의 중곡동 빌라는 지방 사람들에게 숙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당진에 사는 이학종 선생도 하루밤 머물다가 가는 곳이고 대구에 사는 김진태 선생도 상경하면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김도이 선생 댁에 도착하니 밤 10시 반이 되었다. 한시간 동안 차담할 목적으로 간 것이다. 또한 오랜만에 노법사를 찾아 뵙기 위해서도 간 것이다.

노법사는 나이가 여든이 넘었다. 올해 많이 아팠던 것 같다. 한번 찾아 뵈었어야 했다.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기회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이학종 선생을 데려다 주는 명목으로 방문한 것이다.

김도이 선생은 건강한 모습이다. 그런데 나이가 있어서일까 약간 수척한 모습이다. 아마 수행의 힘으로 극복한 것 같다. 지금도 하루에 한시간 이상 여려차례 앉는다고 한다. 미얀마에서는 한번 앉으면 세시간도 좋고 네 시간도좋다고 했다.

미얀마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까지 겹쳐 있다. 이런 이유로 미얀마 가는 길이 막혔다. 코로나가 없다면 김도이 선생은 미얀마 어느 선원에 앉아 있을 것이다. 지난 십여년 동안 겨울철이 되면 미얀마 위빠사나 국제선원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김도이 선생과 인연이 있다. 김도이 선생으로 부터 위빠사나 수행을 배웠기 때문이다. 2017년 가을에 3개월 배웠다. 미붓아카데미에서 주관한 것이다.

미붓아카데미는 이학종 선생이 미디어붓다 대표로 있을 때 만든 것이다. 그때 끝까지 남은 사람 중의 하나가 이학종 선생이다. 이런 인연으로 2018 12 31일 김진태 선생이 인솔하는 미얀마행 비행기를 함께 타게 되었다.

이학종 선생과 함께 담마마마까 국제선원에서 수행했다. 일종의 수행도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때 김도이 선생과 이학종 선생은 머리를 깍았다. 단기출가한 것이다.

김도이 선생의 중곡동 빌라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거점과 같은 것이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한다. 모여서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담마토크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김도이 선생댁은 미얀마 사람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한국에는 수많은 미얀마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는 법으로 맺어진 사람들도 많다. 미얀마가 수행의 나라이다 보니 수많은 한국의 출가자와 재가자들이 미얀마 선원을 찾는다. 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미얀마 사람들도 많다. 가이드 역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 유학생들도 있다. 김도이 선생은 이들과도 인연이 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미얀마 사람들이 자주 찾는 집이 되었다.

중곡동에서 자정에 떠났다. 보이차를 마시며 셋이서 차담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야기하다 보면 밤새도록 법담도 가능할 것 같다.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김도이 선생이 생각하는 한국내 테라와다불교 최고 스님은 누구일까? 차례로 세 명 꼽았다. 빤냐와로 스님, 일창스님, 빤냐완따 스님을 말한다. 일창스님을 제외하고 두 분 스님은 알고 있다. 한국테라와다불교 담마와나선원에서 종종 보기 때문이다.

김도이 선생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책을 두 권을 받았다. 미얀마 종교성에서 발간된 테라와다불교 기초교리에 대한 것이다. 우리말로 '불교입문'이라고 되어 있다. 책 이름은 김도이 선생이 쓴 것이다. 김도이 선생은 붓글씨를 잘 써서 나름대로 독특한 글자체가 있다.

 


미얀마 종교성의 책은 우리말로 말한다면 '불교란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강종미 선생이 번역한 것이다. 서점에서 판매 되는 것은 아니다. 복사본이다. 초기불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중곡동 김도이 선생 빌라에서 밤늦게까지 법담을 나누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경전불사에 대해서 대체로 공감했다. 종불사나 전각불사 등 각종 불사가 있지만 가장 수승한 불사는 아마도 경전불사가 아닐까?

건축불사에 참여하면 공덕이 될 것이다. 그러나 건축물은 영원하지 않다. 화재로 불에 타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전을 사 놓으면 안심이다. 경전이 닳아 없어지지 않는한 항상 함께 할 것이다.

불자들은 재보시보다 더 수승한 것이 법보시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법보시에는 대단히 인색한 것 같다. 이는 경전이 비싼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경전이 대량 출판된다면 가격은 내려 갈 것이다. 그러나 한국불자들은 지독히도 경전을 사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경전을 찍어 내도 소진하는데 몇년 걸린다.

한국불자들 숫자는 천만명가량 된다. 이 중에서 빠알리니까야를 다 갖춘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극히 소수일 것이다. 이런 때 이학종 선생은 니까야 구입 불사를 하려 하고 있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출간된 것을 모두 구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부처님 가르침 만한 것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에는 두 종류의 니까야 번역서가 있다. 불자들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모두 구입하는 것이다. 한종류의 번역서만 보는 것보다 비교해서 보면 더욱더 유익하다. 여러 불사가 있지만 경전불사보더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2021-12-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