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준의 Bondstone

신동준의 글로벌 자산배분전략과 금리 이야기

개인투자자의 30년 국채 투자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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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2. 9. 15.

개인투자자의 30년 국채 투자에 대한 생각

 

 

개인투자자와 서민금융기관들의 30년 국채 투자 열기가 뜨겁다.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과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우려스러운 점도 많다. 몇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들을 살펴보자.

 

두가지 어색한 장면

#장면1. 1011일 현재 우리나라의 국채30년 금리는 2.95%이다. 10년 금리보다 불과 0.03%p 높다. 그나마 역전되었다가 10월 들어 정상화되었다. 20년 금리와는 아직도 역전되어 있다. 이번엔 미국 금리를 보자. 미국 국채10년과 30년 금리는 각각 1.67%, 2.88%이다. 30-10년의 금리차이는 무려 1.21%p이다. 그 영향으로 국채10년 금리는 한국이 미국보다 1.25%p나 높지만, 30년 금리는 불과 0.07%p 차이다. 역시 9월에는 미국금리보다 낮아진 때도 있었다.

 

#장면2. 기획재정부는 30년 국채를 처음 발행한 날, 행사를 가졌다. 장관께서는 "잘 얻은 빚은 재산"이라 할 정도로 정부는 싸게 돈을 빌렸다고 기뻐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비싸서 시큰둥하고 있을 때 개인투자자들은 3.00%도 안되는 금리도 싸다며 더 받아가겠다고 한다. 물건(국채)을 구하지 못한 투자자는 발을 동동 구른다.

 

 

30년 국채의 투자 포인트 두가지

첫번째, 이자수익. 즉 장기적인 금리하락에 대한 헷지 목적이며, 만기보유의 경향이 강하다.

"한국경제는 고령화와 가계부채 문제가 있다.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 저성장은 물론이고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빠질 위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30년 후에는 금리가 1%대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10년 후에도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지금처럼 3%대일까? 아닐 것이다. 3%대의 정기예금을 지금 미리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더군다나 AIG와 같은 세계적인 보험사도 위험해지는 판에, 30년 동안 이자를 꼬박꼬박 지불해주는, 정부가 100% 보장하는 연금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30년 동안 보유할 각오를 해야 하는 만큼 언제 매수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는다.

 

둘째, 자본차익. , 고수익 자산의 대체재로 트레이딩하여 자본차익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본차익이 발생한다. 작년에 20년 국채 등 장기채를 매수한 고객들은 15~20% 수익를 냈다. 지금 30년 국채를 사서 2년 후에 50bp 금리가 하락하면 연 8%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혹시라도 금리가 오르거든 만기보유해서 이자를 수취해라."

 

최근 30년 국채의 열풍은 두번째 목적의 투자가 강하다. 투자자 비중을 보자. 30년 국채보다 금리가 더 높은 20년 국채는 서민금융기관을 포함한 개인투자자 비중이 8%에 불과하지만, 연기금과 보험사 비중은 46%나 된다. 반면, 30년 국채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60%나 되지만, 연기금과 보험사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기관들의 관심이 별로 없는 탓이다.

 

 

30년 국채 투자에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들

개인투자자들은 분리과세 혜택이 목적일 수 있다. 30년 국채의 표면이자는 3.0%, 20년의 4.0%보다 낮기 때문에 금리가 조금 더 낮더라도 개인들은 30년 국채를 매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이렇게 상당기간 보유할 목적이라면 만약 금리가 올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서민금융기관을 포함하여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법인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3%도 되지 않는 이자를 30년 동안 받기를 원하는 법인은 없을 것이다.

 

2년 후에 금리가 0.5%p 하락하면 8%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거꾸로 2년 후에 금리가 0.3%p만 올라도 자본손실로 이자를 다 까먹는다. 1년 후에는 0.16%p만 올라도 무수익자산이 된다. 그 이상 올라가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테니 자본차익을 얻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한다. 04년 말~05년 초의 채권형펀드에도 유사한 실패 사례가 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자본차익을 노린 법인자금이 채권형펀드에 들어왔다. 결과는 참담했다. 금리인하는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었지만, 실제 금리인하는 없었고, 국고채3년 금리는 04년말 3.26%에서 1년 만에 5.27%까지 폭등했다. 당시 채권형펀드의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 1~2년으로 짧았지만, 국채30년의 듀레이션은 무려 20년이다. 주식으로 치면 가장 베타가 높은 투기적인 종목이란 의미다. 많이 벌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은 높다.

 

저성장, 고령화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반문한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그 얘기는 마치, "한국이 선진국이 되면 십여년 후 KOSPI 3~4천 갈 것이다. 그러니 오늘 사라",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수십년 후에 그들의 주가는 서너배 오를 것이다. 그러니 오늘 사라"라는 이야기와 똑같다. 장기적인 방향성에 확신이 있어도, 가까운 기간의 손익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면 고통스럽다.

 

만약 가계부채와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일본형 장기불황에 빠진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한다면, 금리가 내려가기 전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또한 30년이면, 통일도 고려해야 한다. 재정 마련을 위한 국채발행과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국채금리는 폭등할 위험이 있다.

 

채권의 본질은 "이자". 채권투자는 정기예금+알파를 내겠다는 정기예금의 대체재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일부 투자자들은, "작년에 15~20% 수익을 냈다"는 경험담에 30년 국채를 주식 같은 고수익 자산의 대체재로 접근 중인 듯 하다. 물론 채권도 트레이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30년 국채투자는 그 방향으로 너무 쏠려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마저 까먹거나, 심지어 손실이 날 수도 있음은 완전히 간과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30년 국채는, 장기적인 금리하락 위험을 피해서 현 수준의 이자를 30년간 확보하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거나, 또는 분리과세 목적으로 투자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 물론 중간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 매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더 인하한다고 하니, 자본차익과 연 8~15% 수익을 목표로 투자한다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 기업의 긍정적인 뉴스를 신문에서 보고 주식을 사는 것과 똑같다. 특히 세제혜택도 어렵고, 오래 버티기 힘든 법인과 서민금융기관이라면, 8%의 수익를 내는 것보다 1년 투자했는데 금리가 0.16%p 올라 무수익 자산이 될 리스크가 훨씬 심각하다. 아마도 샀다가 팔면, 두번의 수수료 만으로도 1년 이자는 거의 사라질 수 있다. 공짜점심은 없다.

 

 

 

 

참고: [Bondstone] 고평가된 안전자산의 위험(2012.10.23)

 

 

* 추가: 비싼 수수료 논란

최근 기사에서 "비싼 수수료"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30년 국채는 장외거래이며, 초기 발행물량이 적습니다. 당연히 수급에 의해서 희소성이 있는 30년 국채 수요가 많다면, 수수료를 그렇게 떼도 웃돈을 주고 구하려는 수요가 더 있다면, 수수료가 올라가는 것은 시장 원리입니다. 마치 부동산에서 같은 아파트의 로얄층에서도 깨끗하게 수리된 집을 빨리 사고 싶으면 중개업체에 웃돈을 주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장외시장"의 특징입니다.

 

심정적으로 판매사가 "너무한다"라고 할 순 있지만, 초기에 인수단으로서 리스크를 안고 들어간 증권사의 입장은 또 다를 겁니다. 만약 수수료를 싸게 하려면 "경쟁"을 시켜야 하겠죠. 어디서든 쉽게, 원하는 물량을 구입할 수 있다면 수수료는 당연히 내려갈 것입니다. 향후 충분한 물량이 다양한 증권사를 통해 공급된다면, 그때는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발행초기에 물량을 인수하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리스크를 떠안는 만큼 비싼 수수료 논란은 부적절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