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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전쟁의 영향, 불확실성 다음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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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2. 4. 3.

[머니인사이트] 러시아발 전쟁의 영향, 불확실성 다음을 준비하자
주요 원자재 공급자인 러시아 경제 제재 악영향…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분산 여부 점검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후 경제가 정상화로 가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초고도 경기 부양책을 거둬들이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제가 경기 침체와 순환 사이클의 갈림길에 설 위험이 높아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는 국면에서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추가 위험 요인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무력 충돌과 전쟁 등 지정학적 이벤트가 증시를 포함한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었다. 1941년 이후 굵직한 20여 건의 지정학적 이벤트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증시가 저점에 도달하는 데 걸린 기간은 22일,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총 47일이었다.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적으로 한 달 보름 정도면 해소됐다는 의미다.

 


러시아, 인플레 장기화 우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주요 원자재 공급자인 러시아가 전 세계 원자재 공급망과 금융 시장에서 동시에 배제되는 사건으로 봐야 한다. 전쟁의 불확실성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다른 지정학적 이벤트처럼 단기에 그칠지 모르지만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시차를 두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급 효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러시아가 전 세계 원자재 공급망에서 배제되면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Fed 등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실기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둘째, 러시아가 금융 시장에서 퇴출됨에 따라 러시아의 디폴트 위험이 여타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중 갈등 격화와 맞물리며 중국 또는 홍콩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주요 원자재 공급자로서 러시아를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신뢰하지 못하게 된 사건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8%로 한국(2.0%)보다 낮지만 천연가스와 원유 등 에너지·금속·농산물 등 다양한 원자재 시장에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021년 기준 970만 배럴로 미국 (1020만 배럴)에 이은 세계 2위다. 사우디아라비아(930만 배럴)와 캐나다(430만 배럴)가 뒤를 잇고 있고 경제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이란도 250만 배럴로 러시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유가는 2014년 원유 공급 경쟁 과정에서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진 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향 돌파하면서 한때 장중 130달러까지 급등했다. 향후 국제 유가가 얼마까지 상승하고 이 상승세가 지속되면 글로벌 경제에 본격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 2차 오일쇼크 이후인 1986년 이후 전 세계 GDP 대비 유류 소비의 비율은 평균 2.6% 수준이었다. 2000년대 중·후반 스태그플레이션 당시 전 세계 GDP 대비 유류 소비 비율이 모두 4%를 웃돌면서 경기 위축으로 이어졌다. 여타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현재 유류 소비 비율은 3%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만약 국제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5달러 이상에서 유지된다면 전 세계 경제는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팬데믹으로 이미 전 세계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러시아발 공급망 불안이 더해지면 재고를 축적하려는 가수요가 더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이미 자동차 생산 문제의 재발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네온과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크립톤을 많이 생산하고 있고 자동차 매연 저감 장치에 촉매제로 사용되는 팔라듐도 전 세계 공급의 3분의 1이 러시아산이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고 했던 평가가 틀렸던 것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단기에 마무리되더라도 러시아발 공급 문제가 물가와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서방의 G7 국가들은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 금융 결제망의 핵심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사용도 제약했기 때문에 사실상 러시아 정부와 기업의 자산을 동결한 셈이다. 러시아의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며 러시아의 국가 신용 등급은 정크본드 수준으로 대폭 강등됐다.

또한 전 세계 주식 시장의 지수를 산출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이머징마켓지수에서 제외하면서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 가치가 동시에 폭락했다. 은행권의 러시아 대출 익스포저는 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유럽권이 많은 편이다. 다행히 아직은 단기 자금 시장 등에서 나타나는 시그널은 미미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러시아의 디폴트 위험이 어떤 약한 고리로 전이될지 긴장감을 가지고 잘 살펴야 한다.

러시아가 달러망과 주식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도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와의 막대한 연관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에 강경 대응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어 연말까지 미·중 갈등 문제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러시아 디폴트의 전이 위험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은 해외기업책임법(HFCAA)을 통과시켰는데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의 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정보 유출과 안보 등의 이유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직접 감사를 불허했고 3년이 지나 올해 3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에 해당되는 5개 중국 기업을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폐지 명단에 등재했다. ADR은 물론 이들이 동시 상장돼 있는 홍콩 증시도 동시에 폭락하면서 금융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이후 홍콩 증시는 반등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ADR을 포함해 280여 개에 달한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인플레이션, 중국 당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는 당분간 홍콩 증시의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05달러 이상에서 일정 기간 유지되거나 Fed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중 긴축 속도를 지나치게 높인다면 글로벌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Fed가 어떤 경기 사이클에서 긴축을 하는지가 중요한데 경기 확장 국면에서의 긴축은 완충이 가능하지만 경기 위축 국면에서의 긴축은 금융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Fed는 상반기 경기 위축 국면에서 긴축을 서두르지 않아야 하고 반대로 경기 사이클이 저점을 지날 여름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더라도 오히려 긴축을 강화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Fed 내부에서조차 ‘조기에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꺾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통화주의 주창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경기 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이 종식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작용을 줄일 수는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의 경로를 미리 공표해 놓고 시장이 정책에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점진적이지만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다룰 때 급작스럽게 꺾으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Fed의 시장을 향한 커뮤니케이션도 정교하게 진행돼야 한다.

주식 시장은 2분기 저점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보수적 관점에서 현금을 확보한 중·장기 투자자라면 미국과 한국 모두 채권 금리 상승과 함께 충분히 하락한 낙폭 과대 성장주를 2분기부터 나눠 매수해 볼 만하다.

하지만 새로운 위험 요인이 추가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와 순환 사이클의 갈림길에 놓였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생긴 만큼 주식 등 위험 자산의 편입을 서두르기보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일방적인 강세장이 오랜 기간 지속된 만큼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한 방향으로 쏠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위험에 따른 변동성을 감내할 만큼 통화와 자산 모두 잘 분산돼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 의견은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
신동준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 박사

 

2022.3.30

한경비즈니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03301915b

 

러시아발 전쟁의 영향, 불확실성 다음을 준비하자

러시아발 전쟁의 영향, 불확실성 다음을 준비하자, 기자, 머니 인사이트

magazine.hankyung.com

 

 

아래는 원문

 

[머니 인사이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불확실성 다음을 준비하자
신동준 KB증권 WM솔루션총괄본부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박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파급 효과 
팬데믹 이후 경제가 정상화로 가는 과정에서 초고도 경기부양책들이 회수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에도 마지막 진통들이 나타나고 있다. 추가로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와 순환 사이클의 갈림길에 설 위험이 높아졌는데, ‘연준 (Fed)의 긴축’과 ‘경기둔화’가 맞물리는 국면에서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추가 위험요인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무력충돌과 전쟁 등 지정학적 이벤트가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었다. 1941년 이후 굵직한 20여건의 지정학적 이벤트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증시가 저점에 도달하는데 걸린 기간은 22일, 회복하는데 걸린 기간은 총 47일이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적으로 한 달 보름 정도면 해소되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주요 원자재 공급자인 러시아가 전세계 원자재 공급망과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배제되는 사건으로 봐야 한다. 전쟁의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다른 지정학적 이벤트처럼 단기에 그칠지 모르지만, 러시아에 대한 경제재제는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시차를 두고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급효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러시아가 전세계 원자재 공급망에서 배제되면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는 연준 등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실기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둘째, 러시아가 금융시장에서 퇴출됨에 따라 러시아 디폴트 위험이 여타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갈등 격화와 맞물리며 중국 또는 홍콩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원자재 공급망에서 배제된 러시아, 인플레 장기화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주요한 원자재 공급자로서 러시아를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신뢰하지 못하게 된 사건이다. 러시아는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로 우리나라 (2.0%)보다 작지만, 천연가스와 원유 등 에너지와 금속, 농산물 등 다양한 원자재 시장에서는 막대한 공급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일일 원유생산량은 2021년 기준 970만 배럴로 미국 (1,020만 배럴)에 이은 세계 2위다. 사우디 (930만 배럴), 캐나다 (430만 배럴)가 뒤를 잇고 있으며, 경제제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이란도 250만 배럴로 러시아의 1/4에 불과하다. 

EU가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금지하면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WTI 유가는 2014년 원유 공급경쟁 과정에서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진 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향 돌파하면서 한 때 장 중 130달러까지 급등했다. 향후 국제유가가 얼마까지 상승하고 지속되면 글로벌 경제에 본격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1, 2차 오일쇼크 이후인 1986년 이후 전세계 GDP 대비 유류 소비의 비중은 평균 2.6% 수준이었다. 2000년대 중후반 스태그플레이션 당시 전세계 GDP 대비 유류 소비 비중이 모두 4%를 상회하면서 경기위축으로 전이되었다. 여타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현재 유류 소비 비중은 3%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만약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5달러를 상회하여 유지될 경우 전세계 경제는 물가급등과 경기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팬데믹으로 이미 전세계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러시아발 공급망 불안이 더해지면 재고를 축적하려는 가수요가 더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이미 자동차 생산 문제의 재발을 걱정하기 시작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네온과 식각공정에 사용되는 크립톤을 많이 생산하고 있고, 자동차 매연저감 장치에 촉매제로 사용되는 팔라듐도 전세계 공급의 1/3이 러시아산이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고 했던 평가가 틀렸던 것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단기에 마무리되더라도 러시아발 공급 문제가 물가와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디폴트의 전이 위험
서방의 G7 국가들은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금융 결제망의 핵심인 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사용도 제약했기 때문에 사실상 러시아 정부와 기업의 자산을 동결한 셈이다. 러시아의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며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은 정크본드 수준으로 대폭 강등되었다. 또한 전세계 주식시장의 지수를 산출하는 MSCI사가 러시아를 이머징마켓지수에서 제외하면서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 가치가 동시에 폭락했다. 은행권의 러시아 대출 익스포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권의 많은 편인데, 다행히 아직은 단기자금시장 등에서 나타나는 시그널은 미미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러시아의 디폴트 위험이 어떤 약한 고리로 전이될 지 긴장감을 가지고 잘 살펴야 한다. 

러시아가 달러망과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외국인 자금이탈 등 대미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에 대한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경제와의 막대한 연관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에 강경 대응하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어 연말까지 미중 갈등 문제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은 해외기업책임법 (HFCAA)을 통과시켰는데,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의 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기업의 미국증시 상장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정보 유출과 안보 등의 이유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직접 감사를 불허했고, 3년이 지나 올해 3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에 해당되는 5개 중국기업을 주식예탁증서 (ADR) 상장폐지 명단에 등재했다. ADR은 물론, 이들이 동시 상장되어 있는 홍콩증시도 동시에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이후 홍콩증시는 반등했지만,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ADR를 포함하여 약 280여개에 달한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인플레이션, 중국 당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는 당분간 홍콩증시의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들이 될 것이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분산 여부를 점검해야 할 시점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05달러 이상에서 일정 기간 유지되거나, 연준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중 긴축의 속도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글로벌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생겼다. 연준이 어떤 경기사이클에서 긴축을 하는지가 중요한데, 경기확장 국면에서의 긴축은 완충이 가능하지만 경기위축 국면에서의 긴축은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상반기 경기위축 국면에서 긴축을 서둘지 않아야 하며, 반대로 경기 사이클이 저점을 지날 여름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더라도 오히려 긴축을 강화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준 내부에서조차 “조기에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꺾어야 한다”는 견해가 꽤 목소리를 높여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통화주의의 주창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경기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이 종식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작용을 줄일 수는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경로를 미리 공표해 놓고, 시장이 정책에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점진적이지만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다룰 때 급작스럽게 꺾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연준의 시장을 향한 커뮤니케이션도 정교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주식시장은 2분기 저점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보수적 관점에서 현금이 확보되어 있는 중장기 투자자라면 미국과 한국 모두 채권금리 상승과 함께 충분히 하락한 낙폭과대 성장주를 2분기부터 나누어 매수해 볼 만하다. 그러나 새로운 위험요인이 추가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경기침체와 순환 사이클의 갈림길에 놓였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생긴 만큼 주식 등 위험자산의 편입을 서두르기 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일방적인 강세장이 오랜 기간 지속된 만큼,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한 방향으로 쏠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위험에 따른 변동성을 감내할 만큼 통화와 자산 모두 잘 분산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다. (동 의견은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림1. 국제유가,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
그림2. 글로벌 경제전망의 부정적인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