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09. 7. 17. 20:05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먹으면 사람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묻는다. 참 대답하기 곤란하다. 명확히 드러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지만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기 어렵기도 한 까닭이다.

사람의 소화기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입으로 들어온 먹이를 강력하게 살균한 뒤 완전하게 소화해 흡수하므로 조작이 되었든 조작되지 않았든 유전자 상태로 몸에 들어갈 리 없다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여름철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일이 잦은 것처럼 유전자도 몸에 들어갈 수 있다. 음식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현상과 비슷할 수 있다.

 

유전자 조작하는 과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미드라는 유전자가 있는데, 플라스미드가 바이러스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들어간 플라스미드에는 조작된 유전자가 끼워져 있는데,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먹으면 플라스미드가 바이러스처럼 몸에 들어간 뒤 플라스미드 유전자 사이에 끼어있던 조작된 유전자가 우리 몸으로 빠져나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조작 브라질너트로 심한 가려움증이 발생했다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면역에 이상이 생겼다 건데, 면역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문제를 일으킨 결과일지 모른다. 유전자조작 감자를 먹은 쥐의 뇌와 심장이 위축되고 비장이 확장된 예,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먹은 제주왕나비의 절반이 죽은 예는 사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웅변하는데, 이미 세계의 시장에서 팔리는 유전자조작 농산물은 많다. 사람이 먹는 농산물도 있고 유전자조작 사료를 먹은 가축의 고기를 사람이 먹는 경우도 많다.

 

당장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앞으로 문제가 없을 거로 확신할 수 없다. 유전자는 발현될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침묵하기 때문이다. 몸이 건강할 때 발현하지 않다가 늙거나 다른 병으로 허약해졌을 때 에이즈처럼 퍼져나간다면 사실상 대책을 세울 수 없다. 살아서 번져가는 유전자를 무슨 수로 회수하겠는가.

 

더 큰 문제는 조작된 유전자가 먹이사슬 뿐 아니라 바람이나 곤충에 의해 생태계로 퍼져나갈 경우에 발생한다. 조작된 유전자가 농산물에서 곤충으로, 곤충을 먹는 새로, 더 큰 새에서 포유류로, 다시 사람으로 돌지 않을 거로 확신할 수 없다는 건데, 이미 그런 현상이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위험성은 대책을 세울 틈도 주지 않는다. (<> 해나무 출판사 발행, 박스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