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16. 9. 12. 00:31


서울 홍익대학교 근처인 마포구 연남동은 요즘 몰려드는 젊은이로 북적거린다. 얼마 전 철도가 있던 자리를 녹지로 바꾸자 모여든 것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은 외국인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에서 내려 공항철도를 탄 젊은이들이 배낭을 맨 상태로 홍대입구역에 내리는 이유를 잘 설명하는 현장이다.


부평에 사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매일 두 줄기 녹슨 철도를 마주해야 한다. 철로에 녹이 생겼다는 건 그만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을씨년스럽다는 느끼게 만드는 현장으로 볼 수 있다. 녹 쓴 철도는 괴물이 아니건만 괴물이 되어간다. 사람들의 접근을 막으며 도시를 답답하게 만든다. 그것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들어 여유롭게 사색하고 거닐 수 있겠는가.


부평구는 56 만 명이 거주하는 인천시 최대의 자치구이자 인구 밀집지역이다. 그러나 녹지 대부분의 도시 외곽의 산으로 되어 있어 도심지나 주민 휴식공간과 녹지가 턱없이 부족하니 정작 주민들이 사는 지역은 삭막한 회색이다. 다정한 이웃이 어울리지 못하는 회색 공간의 삶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범죄가 늘어나고 적막하다.


부평 곳곳에 군부대가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 또한 생활환경을 악화시키는 큰 원인이다. 여건이 바뀐 현재 효율적인 국방을 위해 이전할 필요가 충분하건만 예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므로 부평의 도시계획에 부담이 발생한다.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어려움은 물론이고 원활한 교통흐름이 저해된다. 또한 정상적인 도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례로 일신동 3군수사령부에서 부평역, 미군기지, 산곡동 3보급군단까지 이어지는 약 2km의 군용철도는 도시 한복판을 길제 가로막고 있어 균형적인 도시발전은 물론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그 철도의 주변은 연립주택과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으로 주민 휴식공간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건만 오랜 세월동안 주민들은 군사안보를 위해서 기꺼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해당 철도가 과거에는 군수물자 수송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나 현재는 도로망을 통한 대체 운송시설이 있어 이미 오래 전부터 거의 사용되지 않고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철도는 현재 한 달에 1-2회 정도만 운용될 정도로 그 기능과 역할이 미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군에서 이를 관행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불합리하다. 국가 자원의 활용 면에서도 큰 낭비인 것이다.


따라서 세월의 변화로 군사적 기능을 상실한 시설들은 이제부터라도 이를 주민에게 환원해야 한다. 국방부와 철도공사에서는 해당 시설을 조속히 폐지하거나 이를 부평구민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웃 도시에서 군용철도인 오류선(서울 구로, 부천, 광영, 시흥 연결 / 11.6km)dl 매주 2회 정도 운영되고 있으므로 해당 지자체에서 철도 폐지를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현실을 감안할 때 부평구의 군용철도 폐지 추진은 그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하겠다.


부평구의 지속가능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이곳에 물이 흐르는 생태 숲과 문화 산책로, 자전거길, 휴식공간 등을 갖춘 시민공원으로 조성하여, 주민 행복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그 모습을 실현하고 있다. 부평은 물론이고 인천과 국가 차원의 실현 가능한 꿈이다. 모두의 꿈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인천일보, 201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