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없을 때, 사람은 마차를 탔다. 마차가 늘자 거리는 말 분변으로 더러워졌지만, 자동차가 해결해주었다. 자동차가 늘자 하늘이 더러워졌다. 전기차와 수소차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자 그런 차에 충전할 전기를 위해 핵발전소를 100기 넘게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것참! 그러자 꿈의 에너지, 핵융합이 해결하겠단다.
KSTAR. K방역이 이니다. 축구장 4분의 1의 면적에 30m 높이의 핵융합 연구 시설, KSTAR에서 플라스마 상태의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섭씨 1억도에서 2018년 1.5초를 유지하더니 2019년에 8초, 2020년 11월 24일 20초를 유지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연구진은 자랑했다. 핵융합 역사를 해마다 새로 쓴 우리 기술이 머지않아 막대한 전력을 생산하게 될 거로 들떴고, 대통령은 감탄했다. 꿈의 에너지가 현실화되는 걸까?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헬륨 원자로 붙으며 중성자를 내놓으면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내나 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35개 국가가 국제핵융합실험설비 ‘ITER’를 프랑스 남부에 대규모로 건설 중이다. 2025년 플라스마를 가동하고 2035년 500MW의 전력을 생산하리라 기대하는 ITER의 기술을 토대로 2050년이면 세계 각국이 핵융합 발전을 상업화하리라 전망하는데, 30년 후 우리는 에너지 문제를 산뜻하게 해결할 것인가?
1억도가 넘는 온도를 어디에 보관하나? ‘토카막’이란 자기장이면 된단다. 방사능도 사고 위험도 없단다. 전문적인 답변은 아무리 들어도 어렵다. 1억도로 부족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전문가들이 해결하겠지. 막연히 기대하는 시민은 세금을 추가할 따름인데, 온난화 추세를 멈추지 못하면 생태계는 2030년 멸종위기에 몰릴 것으로 환경 전문가는 경고한다. 핵융합을 더욱 서둘러야 하나?
전기는 사용하는 에너지의 일부다. 석유는 고갈이 눈앞인데, 앞으로 모든 에너지를 전기가 대신할 수 있을까? 핵융합이 제공할 에너지는 넘치는데, 식량과 다른 자원이 부족하면 어떡하나? 피비린내 나던 역사를 기억해보자. 힘이 넘치는 국가의 탐욕은 어떤 궁리로 이어졌던가. 60년 동안 장담으로 이어졌던 핵융합. 이번에는 성과가 있을까? 한데, 성과가 있어야 하나? 혹시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과학자들의 과욕은 아닐까?
식량, 에너지, 돌봄은 지역에서 자급해야 지속 가능하다고 현자는 말한다. 핵융합은 중앙집중적일 수밖에 없는데, 생태계의 산물인 인간도 생태적 기반을 잃으면 생존할 수 없다. 생태계 대부분을 평정한 인간이 핵융합까지 손에 쥔다면 내일은 온전할까?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은 남을까? 지금 충분히 잘 사는 인간은 후손의 행복을 위해, 에너지든 자원이든, 욕심을 자제해야 옳지 않을까? 핵융합이 성공하는 날, 인간이 멸종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