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에너지

디딤돌 2021. 5. 8. 22:53

 

20113월 대지진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4기가 폭발했다. 분열하던 핵물질이 폭발한 건 아니다. 가동 중인 1호기에서 3호기까지, 그리고 가동을 중지하고 핵연료를 교제하려던 4호기까지 높은 농도로 발생한 수소가 원인이었다.

 

핵발전은 분열하는 핵연료가 강철 20cm 이상의 두께인 압력용기 안에서 끓인 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발전소마다 규격이 다소 다르지만, 핵연료는 담배 필터와 비슷한 크기에 비견하는데, 핵연료는 수 미터의 지르코늄 합금관에 채운다. 지르코늄 관 수백 개를 뭉치로 엮어 압력용기에 넣는데, 뭉치는 3개 이상이었을 것이다. 4호기는 그중 한 뭉치를 교체하려던 참이었다.

 

지진과 해일로 전기가 끊긴 3기의 압력용기에 물 공급이 끊기자 수천 도로 치솟던 핵연료들은 지르코늄 관을 녹이며 수소를 발생시켰다. 가장 밖의 시설인 격납용기 꼭대기에 모인 수소가 폭발했는데, 핵연료는 폭발하지 않았다. 다만 고온으로 들러붙은 핵연료들은 압력용기 바닥을 뚫고 가라앉았는데, 아래 콘크리트 구조물을 녹이는 중이었을 것이다. 만일 콘크리트 아래 암반으로 접근했다면 지하수를 펄펄 끓이다 인류가 겪어본 적 없는 핵폭발로 일본과 동북아시아는 재앙을 맞았을지 모른다.

 

우라늄238 97%, 우라늄235 3%로 구성된 핵연료가 일단 분열하면 플루토늄239를 포함해 수백까지 방사성 물질이 생성되며 뒤섞인다. 우라늄235가 임계질량을 넘기면 폭발하므로 동경전력은 필사적으로 물을 부었다.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핵연료를 향해 마구 뿌린 물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돼 바다로 흘러들었고, 요즘은 회수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다고 동경전력은 주장하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다.

 

사진: 일본이 해양방류를 선언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사진은 인터넷 연합뉴스 자료실)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12.3년이다. 전문가는 반감기의 최소 10배 기간이 지나야 안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수소는 생물체를 구성하는 원소다. 몸속 방사능으로 오만가지 암이 생길 수 있다. 희석해서 방출하겠다지만, 먹이사슬로 농축되므로 농도가 아니라 총량이 문제다. 28년 전 러시아 해군의 오염수 방류를 강력히 반대한 일본이 태평양에 독약을 풀겠다니.

 

2차대전 패전국 일본에 핵발전소 도입을 요구한 미국이 일본을 두둔했다. 미국 입김 아래 있는 IAEA도 한통속이니 우리는 그들을 믿을 수 없는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450여 핵발전소는 폭발 가능성이 전혀 없을까? 절대 안전을 되뇌던 핵발전 신화는 이미 깨졌다. 정보를 숨기며 시민 감시를 외면하는 핵발전소는 결코 안전할 수 없다.

 

6차례 폭발 경험에 미루어, 모든 핵발전은 투명한 감시가 생략될 때 특히 위험해진다. 바닷가를 차지한 핵발전소와 그런 시설의 가동은 인류는 물론 생태계의 괴멸을 예고한다. 안전을 말하려면 당장 폐쇄해야 한다. 일본의 범죄를 비난하려면 우리부터 폐쇄해야 마땅하다. (갯벌과물뗴새, 2021년 5월호, 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