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21. 7. 19. 21:35

 

유엔환경계획(UNEP)2019년 기준, 세계 음식물 쓰레기가 93000만 톤 달한다고 발표했다. 1인당 연간 121kg에 해당한다. 식량의 17%인 음식 쓰레기는 40톤 트럭으로 2300만 대에 해당하는데, 줄 세우면 지구를 7바퀴 넘게 돌 정도라고 우리 언론은 보도했다. 4인 가구에서 하루 2kg의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셈인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렇게 버리는 가정은 주변에 없다.

 

중국이 9164만 톤, 인도가 6876만 톤으로 1, 2위라고 발표한 UNEP는 미국과 일본이 3, 4위를 기록했고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스페인, 호주가 뒤를 이었다고 주장했는데, UNEP 통계에 없는 우리나라는 570만 톤이라고 언론이 추산했다. 1인 평균 110kg 정도인 셈인데, 세계 평균보다 조금 작다. 믿어도 될까? 10여 년 전 어떤 여성단체에서 해마다 22조 원에 해당하는 음식을 버린다고 추산한 적 있다. 한 사람이 하루 1200원을 버리는 꼴이다.

 

사진: 음식쓰레기. 가정과 식당에서 버리는 쓰레기보다 식품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압도적이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7억 인구가 굶주리는 상황에서 음식 쓰레기의 환경과 정의 문제를 거론하는 UNEP는 가정에서 61%, 크고 작은 식당에서 나머지를 버린다고 분석했다는데, 믿기지 않는다. ‘먹방쿡방이 인기인 우리나라도 가정 쓰레기가 압도적일까? 10여 년 전 통계를 분석한 농민단체는 고개를 저었다. 가정이나 식당보다 가공식품회사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버린다는 게 아닌가. 통계의 오류였다. UNEP는 포장돼 슈퍼마켓 매대에 올라가기 이전에 발생한 쓰레기는 포함하지 않은 게 분명하다.

 

중국의 음식 낭비가 유별나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지만, 1인 발생량은 미국이나 유럽인보다 많지 않을 게 틀림없다. 가공식품을 아무리 즐긴다 해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가공식품회사의 규모를 비교하면 짐작할 수 있는데, 인도 통계는 UNEP 통계의 진정성과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식탁에 올라가야 식품인가? 농산물과 축산물은 식품이 아니라는 걸까?

 

나물을 매대에 올리는 슈퍼마켓에서 버리는 농작물이 얼마나 될지 UNEP는 모를 텐데, 굴지의 다국적 가공식품회사에서 버리는 농산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 씨앗이 필요하다면 그 나머지는 모두 버릴 것이다. 과육 안의 단단 살구씨를 쪼개면 그 안에 보이는 작은 씨앗과 비슷한 견과류가 아몬드다. 아몬드를 제조 판매하는 다국적 식품회사가 버리는 농산물의 양을 UNEP가 계산했을까? 식품만이 아니다. 의약품,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버리는 농작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

 

음식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발생한 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하는 연구가 필요할 텐데, 내가 재배한 농산물을 내가 요리하면 음식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어떤 환경운동가는 집 안의 냉장고를 없앴다. 그랬더니 음식 쓰레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냉장고든, 식품회사든, 규모가 크면 쓰레기가 많이 생기는 법이다. (갯벌과물떼새, 2021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