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22. 5. 16. 16:18

치킨과 건축자재 가격은 왜 올랐을까?

 

 

1년에 10억 마리 가까운 닭, 아니 치킨을 먹어서 그런가? 가격 인상에 민감해하는 가게가 눈에 띈다. 프랜차이즈는 아닌데, 어쩔 수 없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인상을 선도한 프렌차이즈는 물론이고, 동네 치킨집의 가격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공장 같은 양계장에서 5주 정도 키우는 병아리나 식용유일지 모른다.

 

우크라이나 국기는 맑은 하늘 아래 해바라기꽃이 만개한 들판을 닮았다. 실제 해바라기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푸틴 침략전쟁은 세계의 식용유 대란을 일으켰다고 외신은 전한다. 우리는 콩이나 옥수수를 수입해 식용유를 추출하는데, 무슨 이유로 양판점은 1인당 식용유 1병만 판다는 걸까? 국내 또는 국제 재고가 부족한 걸까?

 

사진: 우크라이나 국기는 파란 하늘 아래 자국의 해바라기 밭의 모습과 비슷하다.(출처는 인터넷)

 

현물 인도 전에 거래하는 식량이나 에너지 같은 선물시장은 소문이 자금 흐름을 좌우하면서 투기가 끼어든다. 전쟁을 빌미로 해바라기와 무관한 식용유 시장에 공급 혼란이 생기는 건 투기 때문인지 파악할 능력은 없지만,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쟁이나 선물 거래서 식용유 가격 상승 원인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콩과 옥수수는 석유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대규모 경작은 불가능하다. 파종에서 수확, 운송에서 보관에 이르기까지 곡물로 얻는 칼로리의 10배 가까운 석유 열량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분석한다. 국제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 전쟁과 관계없이 식용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을 텐데, 식용유만이 아니다. 수입 옥수수와 콩으로 가공한 사료로 얻는 닭고기, 달걀, 쇠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우유 가격도 들먹일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결혼식장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친지 자녀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실내장식 업자는 일감이 늘어나 다행이라면서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자재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한다. 전쟁이 빚은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라는데, 그가 거론한 상승 폭은 식용유보다 컸다. 전쟁보다 석유 가격의 상승이 원인일지 모른다. 원유 고갈이 멀지 않은 상황에서 석유 가격 상승은 일시적일 수 없지 않은가. 에너지 위기가 다가온 셈이다. 파국을 면하려면 에너지 덜 소비하는 방식으로 삶을 바꿔야 할 텐데, 우리는 지금 어떤 준비에 나서고 있나?

 

결혼 앞둔 자식에 살던 집을 양도하는 부모는 젊은이 취향의 실내장식을 위해 적지 않은 퇴직금을 내놓아야 했다. 앞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작은 집으로 거처 옮기려는 부모에게 자식이 실내장식 비용 줄이며 함께 살자고 제안하면 어떨까? 해외의 화려한 자재보다 국내 자재로 소박하게 꾸미는 실내장식 업자는 위기를 견디며 살아남을지 모른다. 다소 과장일지라도, 고급 자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늘어나면, 사회적으로 석유 소비가 줄어들며 기후변화가 완화되는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사회가 차분해지면 화려했던 건축계 종사자들은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할 텐데, 무엇이 좋을까? 위기가 현실이 되면 식량과 에너지 분야의 가격은 지금보다 무섭게 춤을 추며 상승할 것이다. 그렇다면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농업은 반드시 전환해야 한다. 국가도 건축과 행정의 획기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멀지 않은 조상처럼 제 땅, 적어도 마을에서 농작물을 생산해 자급하는 일상이다. 신기루 같은 경제성장과 선진국 망령에서 벗어나는 정책이다.

 

개발 공약이 난무하던 대통령 선거의 후유증이 남은 상태에서 며칠 지나면 전국은 지방선거 회오리에 빠질 것이다. 전국 광역지자체와 기초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의원 후보는 어느 정도 정리되었어도 공약은 분명치 않은데, 분명한 것은 여전히 개발이 대세다. 공항, 철도, 간선도로에서 사업자의 몫인 관광산업까지, 막대한 석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는 약속이 대부분인데, 기후위기는 물론이고 석유위기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치킨과 건축자재의 가격 인상은 일시적일 수 없다. 무섭게 치솟는 가격은 새롭게 출범하는 중앙과 지방정부에 새로운 일상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데, 후보들의 관심 밖이다. 코로나19가 주춤하자 시민의 경각심도 무뎌졌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는 코로나19와 차원이 다른 경고를 보낼 텐데, 파국을 외면하는 분위기에서 에너지 낭비에 익숙한 일상과 헤어지는 삶을 상상한다. 늘 그랬듯 허튼일이지만, 미래세대의 생존을 생각하니 중단하기 어렵다. (지금여기, 2022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