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생명공학

디딤돌 2022. 7. 11. 18:40

 

지난 621일 오후. 전남 고흥의 우주센터에서 세계 7번째로 1톤 이상의 위성을 지구궤도에 띄울 수 있는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리는 연구자의 모습이 텔레비전 뉴스 화면에 비쳤다. 그럴 것이다. 몇 차례 실패와 발사 연기가 있었어도 준비는 완벽했다. 주변에서 조마조마해도 성공을 확신했는데, 성공을 실감하니 눈물이 글썽였을 것이다. 2조 원의 연구비로 12년이 넘는 연구 성과가 아닌가. 성공을 보도하는 언론은 모든 국민의 성원 덕분이라 덧붙였다.

 

모든 국민이라고? 흥분하는 뉴스 진행자를 보며 나도 모르게, “한 명은 빼고!” 냉소적 반응이 튀어나왔다. 인터넷 공간의 환호도 비슷했는데, 2005년 황우석 전 교수의 연구 부정 사건이 떠올랐다. 배아복제 줄기세포의 성공 주장에 덮어놓고 환호한 우리 사회는 황우석 전 교수가 거론한 성과와 전망에 취해 다른 주장을 주목하지 않거나 무시했다. 그 분위기는 연구 부정 사실을 보도한 언론에 비난을 퍼붓는 몰상식으로 이어졌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사실이다. 줄기세포 연구 부정 사례와 분명히 다르다. 연구진의 헌신적 노력이 빚은 성과임이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덮어놓고 환호할 일인가? 전문가 동원하는 특집을 편성하며 환호작약한 한 언론은 모든 국민이 기뻐한다고 확신하던데, 기뻐하라고 요구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자. 특집방송에 출연한 전문가의 주장과 별도로, 지금도 수십만 개의 쓰레기로 뒤덮인 우주 공간에 우리 기술로 쓰레기를 추가했다. 좋아할 일인가?

 

사진: 지구 둘러싼 우주 궤도에 방치된 쓰레기를 표현한 그림.(인터넷에서 받음)

 

위성 덕분에 우리는 세계 구석의 지리정보를 쉽게 탐색한다. 길 몰라 못 간다는 변명은 이제 소용없는데, 수명이 지나면 쓰레기가 될 위성은 우주에 넘친다. 국가의 자부심인가? 이미 올라간 위성을 함께 사용하면 자존심이 상하나? 우리 기술의 위성이 올라가면 누구의 삶이 어떻게 윤택해지는 걸까? 위성보다 미사일을 로켓에 탑재한다면 군사 위상은 즉각 오르겠지만 국제사회의 비난과 감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아주 드물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몇 명은 환호하지 않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자와 그 부자가 후원한 몇 명이 잠시 우주여행을 다녀온 적 있다. 우주여행 시대가 다가왔다는 호들갑이 뒤따랐지만, 여행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이벤트에 불과했다. 비용은 따지지 말고, 막대한 연료를 소비했으니 대기권 온실가스는 그만큼 추가되었겠지.

 

2030년이면 내연기관 가진 자동차를 퇴출해야 온난화가 몰고 올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환경운동가는 목소리를 높인다. 고작 8년 앞인데, 그때까지 내연기관, 다시 말해 자동차 엔진을 모두 없앨 수 있을까? 전기와 수소 자동차가 늘어나는 추세로 보아 가능할까? 자동차회사가 외면할지 모르는데, 자동차의 내연기관이 기후위기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코로나19가 줄어들 기미가 분명해지면서 해외여행 떠나는 인파가 늘어난다. 비행기의 내연기관은 자동차보다 훨씬 크므로 기후변화를 극복하려면 비행기의 내연기관도 없애야 한다.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크고 작은 선박도 내연기관을 가졌다. 미래세대의 생존을 생각한다면 없애야 옳다. 전기와 수소로 움직이는 선박과 비행기는 없다. 상상은 가능하지만, 기후위기를 극복할 정도로 실용화될 가능성은 없다. 로켓의 내연기관은 비행기보다 훨씬 크다. 그런데 우리는 마냥 기뻐했다. 세계에서 7번째로 쓰레기와 온실가스를 우주에 배출 국가의 반열에 오른 사실에 부끄러워해야 했는데,

 

내연기관 연료를 대신할 수소와 전기는 어떻게 확보하나? 석탄화력발전소인가? 석탄화력발전소의 핵심은 내연기관이다. 거대한 내연기관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온실가스를 무지막지하게 대기에 내보내야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내연기관도 2030년까지 없애야 기후위기가 주춤할 텐데, 전기 대신 수소를 이용하면 위기가 극복될까? 수소는 석탄처럼 채굴하는 자원이 아니다. 수소로 얻는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대부분 화석연료)를 쏟아부으며 물이나 천연가스에서 분리해야 이용할 수준으로 수소를 확보할 수 있지만, 내연기관을 대신할 만큼 막대한 수소를 보관할 수단은 현재 없다. 영원히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핵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핵발전소를 짓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왜 생략하는가? 핵연료를 채굴하고 정제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그 과정마다 발생하는 치명적 위험을 피하기 어려운데, 사용하면 반드시 나오는 핵연료의 치명적 위험성은 온실가스보다 미래세대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수명을 다한 핵발전소는 처리하는데 들어갈 에너지도 막대하다. 핵으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확보해도 기후위기는 전혀 막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체온보다 높은 기온을 아직 느끼지 못했다. 비슷한 더위에 숨이 턱턱 막혔던 경험이 있는데, 남부유럽과 인도, 그리고 북중미의 소식을 미루어 우리도 체온을 넘는 더위가 머지않아 닥칠 것이다. 장마 끝나기 전부터 이어지는 불볕더위는 잠시의 불쾌함을 넘어설 것이다. 에어컨 냉기로 불쾌감을 모면하지만, 그럴수록 기후위기는 심각해진다. 에어컨을 켤 때마다 불안해지는데, 나로호 발사 성공에 환호해야 하나? 미래세대를 대할 면목이 없다. (웹진 가톨릭일꾼, 2022.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