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21. 9. 18. 10:54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인천 앞바다 인근은 어떻게 바뀔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금의 추세를 돌이키지 못하면 금세기 안에 해수면이 평균 7m 상승할 것으로 추측했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한다. 만 명 넘는 연구자들이 수십만 편의 기후 관련 논문을 분석하는 IPCC20084차 보고서 이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는데, 올해 6차 보고서를 제출했다. IPCC는 단정적으로 예측하지 않는다. 위기의 범위를 발표하는데, 자료가 축적되면서 보고서를 더욱 정밀하게 수정한다. 환경단체는 수정한 IPCC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경고 목소리를 한층 높인다.

 

6차 보고서에서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상승하는 시기를 10년 이상 앞당긴 IPCC는 온난화되는 기후변화가 예측보다 빠르다는 걸 지적했는데, 지난 814일 관측 이래 처음으로 70억 톤의 폭우가 내린 그린란드에 410억 톤의 빙하가 녹았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한반도의 8배가 넘는 그린란드에 평균 1.5km 두께로 덮인 빙하는 크레바스로 녹아내리는 물을 폭포처럼 쏟아내고, 그 물은 빙하 아랫면을 따라 바다로 흘러들 것이다. 아직 그린란드의 빙하는 대지 위에 붙어 있지만, 앞으로 바다로 곤두박질하는 빙하는 풍랑을 일으키며 녹는 속도를 급격히 높일 게 틀림없다.

 

해수면이 7상승하면 인천공항은 사용 가능할까?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공항 밖에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제방을 쌓아도 소용없을 것이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거듭 강력해질 태풍이 해일과 쓰나미를 일으키며 제방을 넘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만이 아니다. 상하이 푸둥공항,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처럼 바다를 매립했거나 해안을 차지한 아시아 대도시 인근의 국제공항 대부분이 해수면 아래로 잠길 수밖에 없다. 비행기를 타고 안전한 지역으로 피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그림: 해수면이 7m 상승했을 때 바뀌는 해안선의 예측. 인천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않는다. 송도신도시의 화려함은 신기루임이 드러날 것이다.(사진은 인터넷에서)

 

최근 세계은행은 30년 안에 기후변화가 2억 명이 넘는 이주민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측했다. 그들은 어디로 삶터를 옮겨야 할까? 해수면이 7m 상승하면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인민이 거주하는 동부 해안은 거의 사라진다. 10억이 넘는 인민을 중국 내부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데, 그린란드 빙하기 모두 녹을 즈음이면 히말라야 빙하는 이미 녹았을 가능성이 크다. 히말라야 빙하에 의존하는 인구는 중국 해안 인민의 수보다 많을 텐데, 그들은 어디로 옮길 거처를 찾아야 할까? 파키스탄 독립할 때 수억 인구가 터전을 옮긴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다.

 

2017년 일본의 유력 정치인 아소 다로는 유사시 10만 명 이상 발생한 한반도의 난민이 일본에 상륙할 때 자위대가 사살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의 400명 가까운 특별기여자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국민이 마음으로 돕는다. 따뜻한 이야기인데, 앞으로 어떨까? 위기로 치달아가는 기후변화는 10만 난민을 가볍게 넘길 텐데. 중국과 인도, 일본과 동남아,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아소 다로의 상상과 달리 중무장한 자위대도 소용없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해수면이 7m 상승할 국가의 정부, 그리고 도시는 거의 대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금세기 안이 먼 이후일까? 임기 내에 별문제 없을까? 7m 상승하기 전부터 해안은 재난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큰데, 나 몰라라 방임해도 무방할까? 꼭 짚지 않는 IPCC 과학자들은 자신이 쓴 책에서 위기를 강조한다. 환경단체는 불안하다. 예상보다 빠른 기후위기에도 정부는 느긋하지 않나. 기업은 태평하다.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게 틀림없는 도시의 단체장들은 몸이 달았을까? 중국과 가장 가까운 인천은 어떤가?

 

송도신도시를 바라보는 아파트의 3층에 살지만 공동 사용 공간이 2개 층에 있으니 바닷물이 7m 상승하면 잠기지 않을지 모른다. 강력해질 태풍은 서쪽 송도신도시 고층빌딩을 거푸 부딪쳐도 약해지지 않겠지만, 빌딩 숲을 헤집던 쓰나미가 다가올 즈음, 식구는 옥상으로 대피할 여유는 허용될지 모르겠다. 그런다고 무슨 소용일까? 전기도 물도 식량도 모두 끊어질 텐데. 위기는 코앞인데, 주민들은 태평하다. 프리미엄 상승 소식에 솔깃할 따름이다. (인천in, 2021.9.17.)

 

 
 
 

과학기술·생명공학

디딤돌 2021. 9. 18. 10:49

 

1960년대까지 세계를 풍미한 바나나 품종 그로미셸이었지만 현재 자취를 감췄다. 뿌리를 썩게 만들며 창궐하는 곰팡이 때문인데, 캐번디시가 빈자리를 메웠다. 그로미셀보다 풍미가 덜한 캐번디시도 곰팡이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전문가는 바나나가 멸종위기에 몰렸다고 경고한다.

 

필리핀이든 파나마든, 뿌리로 분양한 바나나의 유전자는 한 그루처럼 똑같다. 최고 효율로 막대한 이윤을 독점하려는 다국적기업은 바나나의 유전자를 획일화했다. 바나나만이 아니다. 세계 소비량의 80%를 점령한 미국의 아몬드도 비슷하다. 2월 중순 한꺼번에 아몬드의 꽃가루 수정을 위해 북중미와 남미 그리고 유럽에서 캘리포니아 아몬드밭으로 몰려오는 꿀벌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극단적인 효율화가 빚은 결과다. 멀쩡해도 구제역 핑계로 살처분하는 세계의 모든 돼지, 근처에 조류독감바이러스가 검출된 조류 분변이 있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죽이는 닭, 오리, 메추리가 그렇다.

 

최근 우리나라에 과수화상병이 돈다. 사람 사이의 코로나19처럼 과일나무 사이로 전파되는 과수화상병은 코로나19처럼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다. 확산을 막으려는 당국은 감염된 나무의 반경 100미터 이내의 모든 과일나무를 잘라내 파묻고 향후 5년 동안 과수원을 금지한다. 기후변화로 주산지가 북상하는 사과나무는 100년 뒤 북한에 심어야 할 거로 환경부가 예측한 바 있다. 기후위기는 심화하는데, 이러다 제사상에 사과가 사라지는 건 아닐까?

 

지난 5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시행령의 일부 개정을 예고했고, 생활협동단체를 비롯해 환경단체에서 크게 비판한 바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묵인에 있다. 정부는 같은 종 내 유전자 교환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식품 관련 산업계의 주장을 대변하지만, 같은 종인가 아닌가와 관계없이, 조작한 유전자는 생태계에서 안정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등한시했다. 엄격한 실험실 조건에서 나온 결과를 생태계에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외면했다. 뜻하지 않게 이동, 변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같은 종이라도 GMO로 인식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그 점을 강조하면서 유전자가위 기술의 도입과 그 승인 또는 묵인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사진: 유전자 가위 기술의 이미지. 산자부는 유전자 가위 기술로 같은 종의 유전자를 조작해 변형한 농작물의 규제를 풀 의도의 입법을 예고해 파란을 일으킨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20162월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미 정보국은 살아있는 세포 DNA를 변경하는 유전자편집, 그중 유전자가위(CRISPR) 기술을 대량 파괴와 확산의 무기로 상정했다. "살인 모기"의 예처럼, 주식을 위해 파종하는 농작물을 없애는 전염병의 가능성 여부, 심지어 사람들의 DNA를 잘라버리는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독특한 식문화를 가진 어떤 인종에게 불리하도록, 유전자가위 기술로 특정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합을 변형하여 은밀하게 유포할 가능성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대량 학살 생물학무기를 유전자가위 기술로 설계할 수 있다는 미 정보국의 상상은 우리는 전율하게 한다. 미 정보국의 상상력은 허구가 아니다. 우리 산자부에서 제안하는 개정안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유전자가위 기술은 얼마든지 악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우리는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해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적 완충력을 말소하는 유전적 단순화를 경계해야 한다. 다수확을 위해 농작물을 단순화한 녹색혁명은 지역적 단작을 몰고왔고, 녹색혁명은 다수확의 필수조건인 과도한 화학농업을 확산해 돌이키기 어려운 문제를 농업계에 퍼뜨렸는데, GMO는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글리포세이트로 인한 생태계 파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유전자 획일화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어떨까?

 

유전자기위 기술이 이끌 농작물, 또는 축산물 유전자의 극단적인 획일화는 기후위기 시대에 파국을 앞당길 게 틀림없다.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동원해 극복할 가능성이 겨우 보이는 코로나19보다 안전할 거로 확신할 수 없다. 종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유전다양성을 잃은 농수축산물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그 여파는 인류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유전자가위라니! 기업의 이권을 외면할 수 없는 산자부일지라도, 국민의 생명을 앞장서서 위협할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생태계의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가위 기술은 제한되어야 한다. ‘사전예방원칙에 의거한 신뢰할 안정성 확보 없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정책을 정부에서 마련할 수 없다. 기후위기 시대에 산업은 생태계 안전이 기반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여기, 2021.9.16)

 

 
 
 

공동체·인간

디딤돌 2021. 9. 14. 15:15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 빙하는 이미 녹는 중이다. 20년 전보다 7배 이상 빠르게 녹는다고 걱정한다. 물론 지구를 데우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한반도 면적의 8배가 조금 넘는 179의 빙하는 평균 두께가 1.5이고 가장 두꺼운 곳은 3에 이르는데, 현재 맹렬하게 녹는다. 모두 녹으면 지구 해수면은 6m에서 7m 정도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 피해를 제대로 대비하려면 가혹한 추산이 낫다. 7m 상승한다면? 해안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은 안전한 장소로 터전을 옮겨야 할 텐데, 어디가 좋을까?

 

아이슬란드의 젊은 소설가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그린란드가 녹는 현실이 불안하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부모와 친지가 자신을 애지중지했던 기억을 간직하는 마그나손은 시간과 물에 대하여에서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녹으며 호수가 넘치는데 사람들은 왜 불안해하지 않는지 무척 궁금하다. 히말라야를 찾아 상황을 살피고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접견한 그는 기후위기 원인에 대한 성하의 고뇌에 위안받지만, 세상은 거기까지였다.

 

85%가 빙하로 뒤덮인 거대한 섬을 사람들은 왜 그린란드라 붙였을까? 아이슬란드는 활화산 덕분에 풍부한 물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도 경작할 땅이 거의 없다. 그린란드는 얼음덩어리 땅이다. 노르웨이에서 유배된 초기 항해사가 정착민을 끌어들이려고 그린란드라는 풍문을 퍼뜨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역사적 사실 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린란드는 머지않아 녹색의 땅으로 변할 것인가?

 

문명의 붕괴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외부 지원이 끊기자 파국을 만난 그린란드 유럽인의 비극을 조명했다. 물개 가죽을 기워입으며 사냥하는 이누이트나 순록을 눈밭에서 사육하는 라플란드인과 달리 유럽식 건물에서 빵과 스테이크를 요리하던 바이킹 후예들은 기온 급강하로 좁은 경작지마저 눈에 덮이자 굶주리고 말았다. 교회에서 최후를 맞은 13세기 청년 이후 그린란드는 현재 5만이 넘는 주민이 덴마크 지원으로 살아간다.

 

지난 814일 그린란드는 관측 이래 처음 비가 내렸다. 나흘 동안 70억 톤의 폭우가 쏟아져 410억 톤의 빙하가 녹았다는데, 지난 10년 동안 온난화 징후를 관측한 과학자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을 감추지 않았다. 그린란드 빙하 위를 호수처럼 녹이며 쏟아지는 빗물은 바다로 휩쓸리기 전에 크레바스로 폭포처럼 쏟아진 뒤 빙하와 땅 사이를 흐를 것이다. 갈라진 거대한 빙하는 빗물이 녹인 땅을 깎으며 흐르다 바다로 빠져들고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다. 10가깝게 덮었던 빙하가 유럽대륙을 편평하게 깎으며 바닷물을 차올렸던 것처럼.

 

사진: 빠른 속도로 녹는 그린란드 빙하. 출처는 인터넷.

 

산업화 이전 280ppm 정도였던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서서히 올라갔고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늘어나 1차 지구정상회담이 열린 1990년대 초에 350ppm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350ppm을 넘기면 지구의 지속가능성이 훼손된다고 추정하는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6차 보고서를 펴낸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이산화탄소가 농축되면 이번 세기 안에 그린란드 빙하는 모두 녹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속도가 예상을 초월한다.

 

해수면 상승은 욕조에 온수 채우듯 얌전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지구온난화 효과는 거대한 빙하가 솟은 극지방일수록 크고, 녹는 빙하는 뚝뚝 끊어져 바다로 빠질 때마다 해안을 쓰나미처럼 휩쓸며 수면을 끌어올릴 것이다. 그린란드 남동쪽으로 1200떨어진 아이슬란드는 그런 재해를 먼저 받을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절반 정도의 국토에서 관광과 어업으로 유럽 평균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아이슬란드 33만 인구는 언제까지 안전할 수 있을까?

 

200723, 영국 언론 인디펜던스IPCC 4차 보고서를 근거로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기후위기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기온이 현재보다 2.4상승하면 미국 네브래스카 고원이 사막화되어 농업이나 목축업이 붕괴하고,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며 호주 산호초가 소멸한 이후 세계 생물의 3분의 1이 절멸한다고 예견했다. 3.4상승한다면 아마존 열대우림에 괴멸적 화재가 발생해 사막화되고, 얼음 소멸로 북극곰을 비롯한 북극권 동물이 멸종할 것으로 예측했다.

 

4.4상승하면 용해된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막대하게 방출해 세계 기온이 급속히 상승하기 시작하고 유럽 저지대와 상하이 수몰로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불가피하다고 예견한 인디펜던스5.4오르면 남극을 비롯해 지구에서 모든 얼음이 없어져 해수면이 70m 상승하면서 세계 식량 공급이 단절된다고 바라보았다. 6.4까지 오르면? 해양에 퇴적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불덩어리로 방출하며 거의 모든 생명이 소멸할 거로 예상했다.

 

4차 보고서 업적으로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IPCC는 수십만 편의 연구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정교하게 갱신한다. 얼마 전 6차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이상 상승한 평균 기운이 2030년이면 1.5도 상승할 거로 추산했다. 12년 앞당긴 것이다. 2.0도 이상 오르면 관성으로 이어질 상승효과를 먹을 수 없고, 6도 이상 오를 수 있기에 2050년 이전 세계는 대기에 내보내는 이산화탄소만큼 흡수하는 이른바 탄소중립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건만, 온난화 속도는 조금도 억제되지 않는다.

 

마그나손의 아이가 자라는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33만이지만, 그린란드처럼 맹렬하게 녹는 히말라야 인근은 10억 이상 인구가 연명한다. 지난 2월 녹은 빙하가 건설 중인 댐을 덮쳤고 200명 가까운 주민과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기후 전문가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 우려한다. 히말라야 빙하가 사라지면 주변 경작지는 사막으로 버림받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십억이 넘는 인구가 아이를 끌어안고 이주할 땅을 찾아 세계를 떠돌 텐데, 주변국은 받아들일 여유가 있을까?

 

2100년 해수면이 지금보다 7m가 아니라 1.1m 상승하고, 그때 세계 인구의 30%24억 명이 터전을 잃을 것인가? IPCC와 달리 예상한 유엔 인간 정주계획’(UN-HABITAT)은 아비규환을 걱정했을까? 에너지와 물과 식량을 자급하며 지속해서 생존할 수 있는 부유식 해상 자족도시를 구상한다. 그를 위해 우선 300명이 거주할 시범도시를 부산에 건설하자 제안했다고 지난 85일 언론이 밝혔다. 시범인 만큼 비용은 유엔에서 부담한다는데, 환영 의사를 밝힌 부산시는 야무진 꿈을 꾼다. 해상도시 기술 선점에 이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해외 관광객 유치를 상상하는 모양이다.

 

IPCC는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는 예상 시기를 앞당기는데,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려는 부산시는 해수면 상승을 돈벌이 기회로 여긴다. 탄소중립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강조한 우리 통상자원부와 맥을 같이 하는가 보다. 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선진국이 된 우리는 다시 꿈꾼다.” 하고 연설한 대통령은 친환경차, 수소경제, 태양광, 해상풍력으로 실현 가능한 2030년 감축목표를 국제적으로 약속하고 그린뉴딜녹색기술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도국가포부를 펼쳤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겠다고 천명했지만, 예전에 없던 무지막지한 산불과 폭우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겪은 국제사회는 돈벌이나 일자리보다 생존을 걱정한다. 해마다 헐거워지는 북극권 제트기류는 유럽, 인도, 북미에 혹독한 기상이변을 안기고 그칠 리 없다. 올해 시베리아는 터키와 그리스와 미국을 태운 산불의 3배 넘는 재앙을 만났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티베트 감싸는 제트기류가 무너진 2018년 여름, 우리나라는 형벌 같은 폭염에 시달렸는데,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가 녹는 상황에서 얼마나 무서워질까?

 

영구동토가 녹으면 어떤 감염병이 어떻게 창궐할지 아무도 모른다. 선거 앞둔 우리 정치권의 안일함과 달리, 기후위기는 돈벌이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다. 신기루 같은 기대는 한순간 파멸적 재앙에 휩싸일 텐데, 운 좋게 재앙을 모면한 현실에 방심은 금물이다. IPCC 6차 보고서는 절박한 행동을 요구한다. 미래세대의 원망을 듣지 않으려면 바싹 긴장해야 한다. (가톨릭일꾼, 2021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