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에너지

디딤돌 2013. 11. 12. 16:37

 

기준치 1밀리시버트와 370베크렐.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1밀리시버트는 한 사람이 1년간 받아도 되는 이른바 방사선 기준치라고 흔히 말한다. 기준치? 누가 어떻게 그런 기준을 만들었을까. 그 정도의 방사선은 몸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370베크렐은 해산물 1킬로그램에 허용되는 우리나라의 방사능 기준치라고 한다. 차라리 한계치라고 해야 옳은 건 아닐까?


1밀리시버트는 1만 명 증 한 명이 방사능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이라고 한다. 만 명 중에 내가 포함될 확률은 낮지만, 그렇다고 암에 걸린 이에게 위로가 되는 확률은 아니다. 막바지로 가면서 순위다툼이 치열한 프로야구를 생각해보자. 주말이면 만원인 야구장에 들어갈 때 빗맞은 야구공이 날아올 가능성을 누구나 점친다. 그래서 글러브를 챙기는 이가 많은데, 야구공이 아니라 총알이라면 어떨까. 잠실과 문학야구장에 3발을 쏠 테니 안심하라고 하면, 관중은 마음 놓아야 하나?


370베크렐은 1초에 해산물 1킬로그램 속의 방사성 물질 370개가 핵분열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폭발한 핵발전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방사성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다. 70일 정도 지나면 몸에 들어온 세슘의 절반은 빠져나간다는데, 한 시간이 지나면 130만 개, 하루면 3200만 개, 몸에서 모두 빠져 나갈 때까지 10억 개의 세슘의 핵이 분열하게 된다고 전문가는 계산한다. 몸 밖에서 발생하는 방사선보다 몸속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할 정도로 위험하다. 일본 후쿠시마 해역에서 잡히는 해산물에 세슘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몸에 들어오면 뼈에 들러붙는 스트론튬의 반감기도 30년이다. 최악의 플루토늄은 24천년이다.


방사선에 안전을 담보하는 기준치는 없다고 의사들은 밝혔다. 수치가 작으면 작은 만큼, 크면 큰 만큼 몸에 위험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370베크렐은 당연히 안전하지 않다. 일본은 100베크렐 이하로 낮췄다. 우리는 일본인보다 4배 정도 방사선에 강하다는 과학적 자료는 분명히 없다. 세계보건기구는 일본에 향해 해산물 기준치를 10분의1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계보건기구 권장의 거의 100배의 방사성 물질을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동태는 대부분 러시아 산이지만 생태는 거의 일본산이므로 생태만 조심하면 될까? 함경도 명천군에서 태 씨 어부가 잡았다 해서 명태로 이름 붙었다는 생선은 말리면 북어, 얼리면 동태, 얼리며 말리면 황태, 냉장하면 생태가 된다. 그 명태를 일본 배가 잡으면 일본 산, 러시아 배가 잡으면 러시아 산이다. 생태는 후쿠시마 해역에서 잡고 동태는 오호츠크 해역에서 잡으므로 다른 집단이 아니다. 명태는 회유한다. 하루 300톤 씩 태평양으로 쏟아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지하수는 명태가 잡히는 해역을 2년 넘게 오염시켰다. 일본산이든 러시아산이든, 측정하면 방사선이 계측된다. 기준치 이하라고? 그 해산물, 중국과 홍콩과 대만은 왜 수입을 금지할까?


명태에서 그치지 않는다. 멸치도 후쿠시마 해역을 회유한다. 커다란 방어는 먹성도 좋은데, 후쿠시마 일원에서 한참을 놀다 겨울철 제주도 남쪽 바다로 온다. 고등어도 예외가 아니라면 안심할 수 있는 생선은 무엇인가. 미국 서해안에서 잡히는 참치에서 검출되는 후쿠시마 발 방사성 물질이 우리 동해안에 없을까. 없기를 바라는데, 황해에는 없거나 아주 드물까? 앞으로는 모른다. 우리 동해안을 바라보는 일본의 핵발전소보다 우리 서해안을 바라보는 중국의 핵발전소가 더 늘어날 텐데, 거긴 감시가 어렵다. 동해나 태평양보다 확산이 더딘 황해가 오염되면? 우리는 어떤 해산물도 편하게 먹을 수 없다.


     우리 핵발전소는 안전한가? 비리로 얼룩졌고 크고 작은 사고를 수도 없이 숨겨왔지만, 그저 안전하다 우기므로 그럴까? 일본 해역을 지나는 해산물을 안전하다 우기는 정부의 주장은 먹는 이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일본보다 느슨한 기준치를 근거로 괴담 운운하며 처벌하겠다!” 으름장 놓는 자세는 국민에게 위안을 주지 못한다. 괴담? 과학적 합리성 없는 정부의 그 괴담이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생명나무, 201311월호)

 
 
 

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11. 11. 17. 21:59

베크렐, 마이크로시버트, 퀴리, 뢴트겐. 방사선과 관련한 단위는 복잡하다. 일반인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사선 관련 수치. 비전문가의 접근금지를 명하는 전문가주의인가. 복잡한 단위가 갖는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 언어의 홍수 속에서 시민들은 그저 불안에 떨며 소외될 따름이다. 핵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안전하다니까!” 눈을 부라리면 반드시 안전해야 하는 시민들은 방사성 수치가 허용 기준치의 두 배를 넘는 학교의 운동장으로 아이를 보내고, 기준치의 20배에 가까운 아스팔트를 오가야 했다.

 

그런데 인도주의 실천을 다짐하는 의사들이 반박을 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를 들고서, “방사선에 허용 기준치라는 건 없다!”고 하는 게 아닌가. ‘허용 기준치가 있으려면 방사선량이 어느 정도 이상 늘어날 때까지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 수준을 넘은 뒤 피해자가 나와야 허용 기준치를 정할 수 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19864월 구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고와 1979년 미국 드리마일 핵발전소 방사선 유출 사고에서 수집된 숱한 자료들을 종합할 때, 방사선은 극미량이던 아니던, 나오는 만큼 피해자기 발생했다고 의사들은 자료를 제시했다.

 

폭발된 발전소든 아스팔트든 운동장이든 병원이든, 누출되는 방사선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허용 기준치를 전문가들은 연간 1밀리시버트로 정했다. 그 정도면 안전하다면서, 아스팔트에서 기준치의 20배 가깝게 나온 방사선을 받으며 오가던 월계동 시민들, 기준치의 무려 140배를 초과하는 전북대학병원의 지하식당을 멋모르고 이용하던 환자와 보호자와 의료 관련자, 그리고 학교 운동장에서 기준치 두 배 이상의 방사선을 받으며 뛰어놀던 인천 영종도의 초등학교 학생과 그 부모들을 다그쳤다. 하지만 그 실상은 어떨까.

 

연간 허용 기준치라는 1밀리시버트 정도의 선량을 받으면 1만 명 중 한 명에 암이 발생할 확률이라고 한다. 시간당 0.11마이크로시버트에 해당한다. 기준치의 두 배면 5천 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릴 것이요, 20배면 500명 중 한 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140배면? 72명 중 한 명이겠지. 인체의 어느 곳을 어느 정도의 양으로 통과했느냐에 따라 위험 확률은 다르겠지만, 방사선은 일종의 러시안룰렛이다. 받는 방사선량이 낮으면 러시안룰렛의 확률은 낮을 테지만 많을수록 높겠지. 받는 시간이 늘수록 확률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다.

 

흔히 가슴 엑스레이 몇 차례 촬영한 정도의 방사선이므로 안전하다고 말하곤 하지만, 확률이 낮을 뿐이다. 안전하다 말하는 건 옳지 않다. 비록 안전하지 않아도 진단을 위해 어쩔 수 없기에 촬영에 응할 따름인 것이다. 환자든 의사든 피할 수 있는 방사선을 굳이 받아야 할 이유는 절대로 없다. 병원 직원은 얄미울 정도로 방사선을 철저히 차단하는 구역으로 피해 엑스선 촬영에 임한다. 근무 기간이 길수록 피폭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은가. 백혈병 치료를 위해 방사선을 받은 환자의 20퍼센트는 그 방사선 때문에 20년 뒤 다른 암이 발생한다고 연구자는 전한다.

 

정작 문제는 몸 내부의 방사성 물질이다. 몸 밖에서 투과하는 방사선은 그 위험 장소를 벗어나면 피할 수 있지만 음식이나 호흡을 통해 몸으로 방사성 물질이 들어오면 치명적일 확률은 월등하게 높아진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 안전해질 때까지 몸속에서 여러 장기의 세포조직에 방사선을 내뿜는 탓이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2006년 체르노빌 사고로 피폭된 이의 80퍼센트 이상은 음식이 그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방사선의 위력은 거리 3제곱에 반비례한다. 핵발전소 폭발로 대기와 바다를 오염시키는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다. 따라서 몸에 들어온 세슘은 사망 뒤에서 방사선을 계속 내뿜을 것이다. 반감기가 30년인 스트론튬은 뼈에 축적되고 8일인 요오드는 단기간에 감상선암을 일으킨다. 후쿠시마 앞바다의 바닥에 쌓인 플루토늄은 매우 치명적인데, 반감기가 무려 24000년이다.

 

드디어 방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살이 연한 방어는 회로 먹어야 제격인데, 간혹 지나치게 작은 방어를 잡아 어족자원의 감소를 걱정하게 한다. 1미터에 육박하는 방어로 회를 떠야 제 맛이 난다는데, 덩치가 큰 만큼 먹어야 할 먹이가 많을 터. 가을이 깊어져 수온이 내려가면서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캄차카 반도로 갔던 방어가 일본 동해안을 지나 제주도 남쪽 바다로 다가온다. 11월 중순 제주도 모슬포는 방어축제를 여는데, 괜찮을까. 치명적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이 막대하게 쏟아져들어간 후쿠시마 발전소 인근의 바다를 거쳤을 텐데, 먹어도 될까. 우리는 방어를 비롯해 많은 생선을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안심해도 좋을까.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생선을 취급하는 생활협동조합은 이제 방사성 물질도 주의해야 한다. 좀 비싸더라도 믿을만한 조사 장비를 갖추고 소비자조합원을 안심시킬 필요가 매우 크다. (푸른생협, 2011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