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문방송 기사

    참좋은날 2020. 12. 22. 11:12

    “다짜고짜 무속인 찾기보다 불교방편 활용하시길”

    ‘깨끗지 못한 잡귀, 잡신’ 씌는
    주당은 미신이라고만 단정 못해
    불교적으로 방책을 잘 세우고
    잘 치유한다면 오히려 신심 증장

    오늘은 ‘주당살 풀기’라는 제목하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주당’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깨끗지 못한 잡귀, 잡신을 일컫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주당살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고 하는 요청이 진즉에 있었지만 많이 망설였습니다. ‘불교 정통의 분상(分上)에서 꼭 이런 것까지 다루어야 하나?’ 하는 내면적 갈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또 한 신도님께서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관세음보살. 스님, 유튜브불교대학 방송 빠트리지 않고 잘 보고 있습니다……. 감기가 두 달 가까이 안 떨어져 계속 약을 먹는데, 주변에서 ‘주당인지 모르니, 주당 한번 풀어보라’고 권유하는 말을 듣고 점집 무속인을 찾아가서 풀었어요. 주무르고, 따고, 나름 기술적으로……. 그런데 이상하게 몸이 개운한 것을 느꼈습니다. 몇 개월 전, 정월달에 상갓집을 다녀온 일이 있긴 합니다만, 잊고 지냈는데……. 정말 이런 것들이 있는지 좀 의아스럽고, 의심이 가서 여쭈어봅니다. 그러한 귀신 작용이 정말 있는지요?”

    또 한 얘기가 있습니다. 제가 당사자의 가족들에게 직접 들은 것이니까 실감이 날 것입니다.

    “저의 어머니가 시름시름 아팠습니다. 증세가 점점 악화되더니,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시고, 간간이 토하는 등 그 증상이 심해졌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가도 병명이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얼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습니다. 제 남동생과 매제가 의사인데, 그것도 소화기 계통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내과 의사들로서 잘한다고 소문이 났습니다만, 병의 원인을 못 찾아내니 정말 답답할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안 되어, 한다리 건너 아는 무속인 집에 갔습니다. 거기서 이른바 ‘푸닥거리’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짚으로 사람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놓고는 의식을 치른 뒤 깨끗하게 태웠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그 뒤로 씻은 듯이 다 나았습니다. 무속인은 말하기로 ‘주당에 걸렸었는데 다 풀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들이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일이 많습니다. ‘그러한 일도 있겠구나’ 하면서 생각을 열어 놓고 바라보는 개방적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이 주당은 대개 어디서 걸리는지 알아보니 전통혼례의 잔칫집, 그리고 가정에서 치르는 상갓집이 주된 장소였습니다. 보통 ‘주당살 맞았다’ 또는 ‘주당 걸렸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제가 들은 또 다른 실례로, 어떤 사람이 전통혼례의 잔칫집에 갔다 와서 화장실 앞에서 쓰러졌는데, 그로 인해서 한 일주일 정도 엄청 아프다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족들은 ‘분명 주당살 맞아서 그랬다’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현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무조건 ‘그것은 미신이다’ 또는 ‘그것은 믿을 바가 못된다’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제 속가 집에서 일어난 얘기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제 속가 집은 농사를 주로 짓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당연히 의료시설이 없고, 약국조차 먼 곳에 있었습니다. 그래선지 누가 별 이유도 없이 시름시름 아프면 어른들은 ‘객구 물린다’면서 환자를 앉혀 놓고 의식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객구’라는 말은 ‘객귀’, ‘객 귀신’을 뜻합니다.

    아무튼 ‘객구 물린다’ 하면 바가지에 음식물을 이것저것 썰어서 담습니다. 물을 반쯤 채워서 걸쭉하게 하고는 바가지 속의 음식물을 큰 식칼로 휘휘 저으면서 환자의 면전에 갖다 댑니다. 그러고는 협박을 합니다. “네 이놈, 귀신아! 이거 먹고 당장 물러가라”고 하면서 마구 야단을 칩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의식의 첫 부분에서는 아픈 환자의 생일과 이름을 말하면서 객귀가 붙을 만한 과정을 소상하게 밝히면서 어르는 듯하였습니다.

    의식이 극에 이르면, 칼을 얼굴 가까이 갖다 대고는 크게 호통까지 칩니다. ‘당장 물러가지 않으면 도륙을 내겠다’는 강한 표현을 하다가 칼을 대문 쪽으로 ‘획’ 집어던집니다. 그 칼끝이 대문 밖으로 향하면 아주 만족을 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이 그렇게 해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것이 비록 요즘 말하는 플라시보 효과라고 하더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객구 물림’입니다. 미지의 세계인 ‘영의 세계’, ‘영식(靈識)의 세계’를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간파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주당을 맞기 전에 그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재래식으로 내려오는 민간 방책에 두 가지가 있으니 소개하겠습니다. 잔칫집이나 상갓집에 갈 때, 주머니에 소금을 넣어 가십시오. 그곳에서 행사,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면서 다른 사람이 보지 않을 때 눈치껏 주머니에 든 소금을 꺼내어 자기가 걸어왔던 그 방향, 즉 상갓집, 잔칫집을 보고 뿌리십시오. 소금을 치라는 말입니다. 또 한 방법은 집에 돌아올 시간을 가족들이랑 약속을 미리 해놓고, 집 대문 앞에 도착하는 즉시 자기 몸에 소금을 쳐달라고 하십시오. 말은 일절 하지 말고 소금만 몸에 뿌리면 됩니다. 좀 유치한 듯하지만 옛날식 방법이 있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다 주당에 걸리느냐?’ 또, ‘불교적인 해법은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주당에 걸리지는 않습니다. 첫째는 불심(佛心)이 아주 깊으면 관계없습니다. 둘째는 심지(心地)가 굳건한 사람이면 괜찮습니다. 남의 상갓집이나 전통혼례에 가서 주당 걸리는 사람은 필시 마음이 미약한 사람, 마음이 무슨 일로 어수선한 사람이라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음식 가림이 심하고 마음이 대범하지 못한 사람은 낯선 곳에 가서는 물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억지로 마지못해 갔다거나, 기분이 찝찝한 상태에서는 분명히 탈이 납니다.

    사실, 어찌 보면 주당은 ‘마음에서 온다’, ‘마음의 병’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불심(佛心)이 깊고, 심장이 튼튼한 사람들은 그곳에 있는 음식을 다 먹고, 봉지에 싸오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만일 본인이 생각했을 때, 심신(心身)이 강건하지 못할 경우에는 스스로 조심해야 할 일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같은 광명천지의 세상에서도 ‘주당 걸렸다’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걸리고 안 걸리고 하는 것은 ‘심지의 굳건함’의 정도에 달려있다고는 하나 영(靈)의 세계, 잡신의 세계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정신과 의사들 중에서조차 이 부분을 인정하는 수가 있습니다. 뇌 회로의 문제도 아니고, 소화 기관의 문제도 아닌데 시름시름 아프고, 원인 규명이 안 될 때는 환자를 사찰로 보내어 구병시식을 권유하는 불자(佛子) 의사도 있습니다. 영식(靈識)의 세계를 인정하는 깨인 의사라고 봐야 합니다. 절로 보낸 환자가 구병시식을 통해서 나으니까, 뒤의 환자들에게 계속 그렇게 방향을 틀어주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불교식의 주당 예방법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내가 상갓집에 가는 것이 오늘은 뭔가 마음이 내키지 않고 기분이 찝찝하다, 정말 가기 싫다’ 할 경우에는 늘 기도하던 108염주를 목에 걸고 가십시오. 옷 속에 넣어 감추면 됩니다. 그리고 절에서 내준 소형 독송집이 있다면, 포켓에 넣어 가십시오. 그것 또한 좋은 방책이 됩니다.

    돌아와서는 현관문 밖에서 준비해 둔 소금을 온몸에 뿌리면 이중 삼중의 방책이 됩니다.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금강경> CD를 틀어놓고 3번 정도 독송하십시오. 유튜브불교대학에 올려놓은 금강경을 따라 하셔도 됩니다. 덧붙여서 <화엄경> 약찬게도 몇 편 읽으시면 좋습니다. 물론 약찬게도 유튜브에 올려져 있으니 틀어놓고 같이 하십시오.

    만일 상갓집이나 전통혼례에 다녀온 이후, 아까 말씀드렸던 그러한 방책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아프고 몸살 같은 기운이 들거나 헛것이 보일 경우에는 며칠 지났더라도 먼저 위에서 제시한 방법을 동원해 보시고, 다음은 절로 쫓아가야 합니다. 절에 가서 신중단, 즉 화엄신장단을 참배하십시오. 물론 먼저, 상단의 부처님께 삼 배 깍듯이 해야 합니다.

    그러고는 신중단을 향해 서서 108배 올리시기 바랍니다. 꼭 초공양, 향공양을 곁들여서 하시면 좋습니다. 최소 3일간은 이렇게 해야 하고, 만일 일주일 동안 했는데도 나쁜 기운이 풀리지 않는다면 사찰 스님께 말씀드려서 구병시식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끈질긴 주당이라도 구병시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결론입니다. 주당은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습니다. 불교적으로 잘 방책을 세우고, 불교적으로 잘 치유한다면 오히려 이런 경계를 당하여 신심이 증장(增長) 하는 것이니,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짜고짜 무속인을 찾기보다는 절집안의 방편들을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관세음보살!

    *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에서는 다양한 불교이야기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無一 우학 한자성어

    ⑱ 從梅嶺至梅谷 相思花之想念

    (종매령지매곡 상사화지상념)

    매령에서부터 매곡에 이르기까지, 상사화의 상념

    여기서 매령은 중국의 대유령 고개를, 매곡은 이곳 무일선원이 위치한 골짜기를 말합니다. 대유령이라 하면 <육조단경>에서도 등장하는 대단한 지명입니다. 저는 대유령을 꼭 한 번 올라봐야겠다는 생각으로 10년 전에,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의 칭다오도량 주지인 상좌(上佐) 태허스님과 함께 먼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스님들 대부분이 그 유명한 대유령을 몰랐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중국 불교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지도 한 장에 의지해서 겨우 찾아갔는데, 고생한 만큼 큰 감동이 일었습니다. 대유령 고갯길에 있는 의발석(衣鉢石) 위에 올라서서 덩실덩실 춤사위를 다했습니다.

    그러고는 혜능 행자가 혜명 수좌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숨겼을 법한 장소로 이동해서 살펴보니 상사화(相思花)가 잔뜩 피어있었습니다. 이 또한 감동이었습니다. 상사화를 피안화(彼岸化)라고도 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대유령 큰 고개 오르는 길에 매화나무가 많다 해서 요즘은 매령이라는 지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한편,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 무일선원 무문관은 골짜기가 긴데, 매실도 딸 겸 해서 10년 전부터 매화나무를 잔뜩 심었습니다. 매화꽃이 필 때면 정말 장관입니다. 그런데 수년 전에는 대유령 고갯길에서 만난 상사화가 그리워서 무일선원 도량 마당에 상사화 구근을 사다가 수십 본(本) 심었습니다. 매년 상사화 꽃을 보는 것도 큰 재밋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從梅嶺至梅谷 相思花之想念(종매령지매곡 상사화지상념)’이란 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곳 무일선원 무문관은 주야로 도(道)만을 생각하는 수행자들이 상사화처럼 빨간 열정을 태우고 있습니다. 3년이 기본입니다. 매령(대유령)의 그 위대한 6조 혜능 같은 도인이 매곡(무일선원)의 매화나무 꽃그늘에서도 탄생되기를 고대합니다. 한 사람의 진정한 선지식이 그립습니다. 상사화의 상념처럼.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