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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잔치 찬물을 끼얹는 최악의 '옥의 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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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말을 하네?

2010. 10. 20.

SK와이번스가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재패하던 날 차마 눈뜨고는 볼수 없는 잔치집에 재를 뿌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진이라는 직업의 기본은 빛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런 빛을 절제하고 최대한 조화를 이루게 하는 일이 사진이라는 일의 기본이기때문입니다. 자기 일때문에 나름대로 준비한 세리머니를 흠짓내려는 것이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나는 날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었죠.

 

우승세리머니가 막 시작할려는 찰라 안그래도 전국 최악의 구장으로 일컬어지는 대구시민구장의 라이트가 외야 두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소등이 되었습니다. 대구구장의 경우 라이트가 너무 어두워 다룬구장보다 디지털카메라의 감도를 훨씬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우승팀의 자축 세리머니가 막 펼쳐지는 순간 거의 암전수준으로 노출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옆에 있는 선수들 얼굴이나 제대로 파악이 되려나 걱정할 정도로 그라운드 내야가 어두워졌습니다. 이날 승리를 기념하는 핵심적인 세리머니가 순식간에 먹물로 뒤덮여 버린 느낌입니다.

 

 

 

심지어 한국시리즈를 세번째 재패한 야신 김성근감독의 헹가래장면은 실루엣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사진도 최대한 피사체가 흐르지 않을정도로 셔터타임을 최대한 내려서 촬영한 장면입니다. 아이처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야신의 표정은 눈을 씻고 봐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보통 신문의 경우 우승감독의 헹가래장면을 신문 1면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물건너 갔다고 봐야겠죠. 

 

도무지 누가 이런 억지스런 블랙아웃을 일으켰는지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현장의 미디어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잔치를 즐겨야 하는 분들, 즉 선수들과 감독 및 스탭들이 이 우승순간을 제대로 만끽할 수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KBO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자기도 모르는 일이라며 휑하니 자리를 떠버리더군요. SK에선 노발대발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장관리에서 소등을 했건 KBO에서 축포분위기를 돋우기위해서 했던 둘다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잔치 마지막날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아마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잔칫집 분위기를 말아먹는 희귀한 사건'으로 기록되어져야 할 것같습니다. 두번다시 이런 말도안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기에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돔구장이니 새야구장 건설이니 말들이 많습니다.

전국최악의 야구장 중 하나인 대구시민구장 덕아웃 풍경입니다. 덕아웃위가 사진기자 및 중계카메라의 취재석입니다.

대구구장의 경우 조명도 밝지않아 한국시리즈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겐 우호적인 곳이 아닙니다. 게다가 덕아웃의 선수들 위에서 취재하고 있는 풍경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 곳이지요.

 

 

9회말 수비가 진행되는 시간, 덕아웃선수들이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기위해 뛰어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광현이 삼성의 마지막공격을 막고 있습니다. 

 

 

마지막타자를 잡아내며 우승이 확정되자 SK선수들의 환호성이 터지며 가을잔치 절정의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 1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선수들 얼굴에 그림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라이트를 끄고 있는 상황입니다.

 

 

1,3루 내야 조명을 완전히 소등했습니다. 

 

 

외야 전광판의 두 조명탑을 제외하고 내야에 있는 조명을 끈것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 자축세리머니는 내야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순식간에 새까맣게 변해버린 선수들 모습.

TV에서는 어떻게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는 도저히 피사체를 제대로 분간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적은 빛에 적응하기위해 셔터를 낮추니 선수들의 움직임조차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어둡습니다.

 

 

 

외야에 들어오는 빛은 그래도 조명탑을 켜두어 밝은데 내야쪽에서 보는 장면은 위와같이 심하게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승리의 주인공 야신의 헹가래세리머니가 준비중입니다.

 

어떤 기자들은 어두워서 이 장면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할정도로 얼굴확인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나마 카메라톡스는 본부석 상단에 있어서 확인은 가능했습니다.

아래 야신 헹가래 사진은 운좋게 한 건지 것입니다. 수십장 찍은 사진중에 대부분은 첫번째 사진처럼 실루엣이고 아래 사진 한장만 운좋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라운드 안 누군가의 후레시에 제 카메라가 동조가 되었기에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라운드 밖에서 후레시를 치는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왜냐하면 그물이 바로 앞에 있어서 후레시 빛이 그물에 맞고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때문입니다.

 

 

 

 

기쁨을 만끽하며 승리를 자축해야 할 선수들도 많이 당황했다고 합니다.

 

이래서 김성근감독이 잠실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하셨던건지............................

 

 

3루쪽 삼성선수들이 시리즈 마지막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조명이 꺼져  더 우울해 보입니다.

 

 

내야에서 빛을 보내지 못해 외야 조명탑의 영향으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그림자가 거의 없거나 희미한 정도로 보여야 합니다.

 

 

 

외야를 다 돌고 다시 내야로 돌아오는 선수단 모습입니다.

벌써 소등후 20여분이 지난 상황임에도 여전히 내야 조명탑은 제 본분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수들 얼굴 확인이 불가능하니 회사로 보낼필요도 없는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을잔치 마지막 세리머니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합니다. 사진기자들도 최대한 피사체에 가까이 가고 싶지만 선수들이 방해없이 최대한 승리를 만끽하고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기위해 자축세리머니가 진행되는 동안 그라운드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그라운드에 들어갈 수 있는 미디어는 중계팀카메라가 유일합니다.

 

그러다 보니 망원렌즈로 멀리서 찍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후레시를 사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죠.

 

 

다음은 샴페인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장면입니다.

셔터타임이 1/60초 이하입니다만 여전히 선수들 얼굴이 먹물입니다...ㅠㅠ

 

 

샴페인 세례를 받는 야신의 사진도 이정도 밖에는.........................

 

 

KBO 공식시상 세리머니가 시작할 즈음 내야의 조명탑이 켜졌습니다.

 

 

새벽에 서울로 올라오면서 SK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상도의상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노발대발 하더군요. 혹시나 어웨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걱정은 했었는데 잔칫날 화도 못내도 속만 끌였다고 합니다.

 

직업상 빛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어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해야 할 선수들에 대한 피해도 막대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관중석에서 그들의 자축세리머니를 함께 즐기고 싶은 야구팬들에게도 커다란 무례를 범했다는 점도 상기시켜야 할 것입니다.

 

누구의 아이디어로 조명탑이 꺼졌는지 확인은 못했지만 반드시 그 원인을 파악하고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잔칫집 분위기 망친것에 대한 응분의 사과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가운데 끼어있는 미디어들에게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위는 전달해 주어야 하는 것도 가을잔치를 정리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최소한 다음번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기때문입니다.

 

 

가을잔치 최고의 장면을 실루엣으로 느낄수 밖에 없었던 아쉬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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