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 보낸 가을

하늬 2008. 12. 16. 13:00

비엔나에서 보낸 가을 4

 

비엔나 도심에서 지나칠 수 없는 장소 중

하나

카를광장(Karlsplatz)은 비엔나 교통의 요지다.

도시의 역사가 숨쉬는 곳이다.

 

이름은 카를 광장에 자리한 카를 교회에 기인한다.

카를 교회는 18세기에 스페인 출신 왕 카를 6세가 페스트 전염병 시절에 성 보로메우스에게 바치며 지었다.

 

유럽에는 눈을 씻고 보아도

권력자의 마음 다스리는 경구라든가 치국의 윤리를 좌우명으로 적어놓은 것을 보기 힘든다.

 

그렇지만,

페스트 전염병 시절에 성자에게 바치는 교회를 지은 것을 보면,

그런 식으로라도 피비린내나는 권좌에 앉아

신에게 기대고 싶었을까?

 

카를 교회 앞에 자리한, 능선있는 공원에는

지금은 시민들과 여행객이 오가지만

아직 300년도 지나지 않은 그때 그시간에는

페스트 전염병 시대에 안절부절하던 왕의 발걸음이 있었으리라.

 

오가는 사람은 바뀌었으나,

도시계획의 칼날을 맞지 않은 이 능선자리는 

유럽에서 보기 드물게 정겹다.

능선이 있고,

높낮이가 다른 지대가 자연의 풍미를 그대로 전한다.

 

카를광장에 광장은 보이지 않는다.

카를광장은

4만5천 평방미터 이 모든 일대라 한다.

 

 

 카를 교회 못지 않게 카를 광장에서 눈에 띄는 건축물은

1901년 당시 비엔나 건축계의 스타 오토 바그너가 설계한

비엔나 도시교통정거장이다.

 

아직 증기로 운행하긴 했지만,

마차의 단계를 넘어선 대중교통수단이란 점에서

비엔나 도시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 도시교통정거장의 역사는

비엔나스럽다. 

19세기말 20세기초 유겐트스틸로 대표되는 동화풍의 찬란한 분위기다.

대리석이 소재고 황금딱지가 귀엽게 붙었다.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건물로 되어 있다.

1969년 도시지하철(U-Bahn)이 운행되면서 지하철 역사로 사용됐다.

오늘날은 하나는 전시관,

다른 하나는 카페로 사용된다.

여름에는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카를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은 그 외에도 하나하나 시선을 끈다.

으로는

상업학교(Handelsakademie), 예술가의 집(Künstlerhaus), 음악협회건물(Musikverein),

으로는

공과대학, 비엔나 도시역사 전시관, 능선이 있는 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시작한 세계경기침체과

이에 따라 허급지급 집행되는 경기부양책을 반영이라도 하듯

비엔나도 곳곳에 건축과 수리 일색이다.

예술가의 집도 수리 중이다.  

 

이처럼 정겨운 비엔나의 카를광장에도 그림자가 있다.

바로 이 "카를광장"이

오스트리아에서 소위 마약지대라 불리는 문제지구의 대명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유지상주의의 시장자본주의 대도시 속에서

그리 운 좋지 못한 환경을 지닌 청소년들이

해방구를 찾아

일탈을 즐기며 자신의 존재를 희미하게나마 더듬는 곳이라

해야할까?

 체제과 구조와 지배가치관이 전제된 이런 불행감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국가는

윽박지르는 방법을 택하기 마련.

그 윽박지름의 다른 이름은 보호감시.

국가는 이 곳을 보호구역(Schutzzeone)으로 정했다.

착한 청소년들이 불량청소년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곳이란 뜻이다.

 

카를광장의 빛과 그림자는

오늘날도 비엔나 예술인들에게 사랑스런 존재다.

2004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카를광장 예술광장 만들기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