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 보낸 가을

하늬 2008. 12. 17. 03:24

비엔나에서 보낸 가을 5

 

쉔브룬 가는 길

 

쉔브룬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장이었다. 

 

그들의 궁전이 지금은 시민의 공원이니

집 한 채도 없는 여행자는 구경 간다.

 

15년 전 쉔브룬을 들렀을 때, 

건물의 밝은 황토흙빛이 마음에 닿았다.

 그 흙빛이 여전한지 궁금했다.

 

쉔브룬 궁전으로 가려면

카를 광장에서 휘텔도르트 방향 지하철 U4를 타고

쉔브룬에 내리면 된다.

 

낯선 동네라 생각하니, 모든 것이 새롭다.

전차 속.

 

포마가진(Vormagazin)이란 잡지가 걸려있다. 

비엔나 시 소개와 행사안내를 담은 정보지다. 

 

모르고 살아도 불편하지 않지만,

알면 뭔가 많이 아는 듯한 비엔나 정보가 담긴 잡지.

낮은 곳에 걸려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금, 이 포마가진은 

- 온라인 버전에 따르면 - 

현재 비엔나 시에 차린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전구가

모두 12만3천4백82 개란 사실을

열심히 보도한다. 

 

대중교통수단이 있는 곳에는 노약자 우대석이 있게 마련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노인, 병자, 애기엄마, 임산부 표식이 있다.

검정과 푸른색 혹은 황록의 선명한 대비가 유쾌하다.

 

색감이 밋밋하다할까 점잖다 할까 싶은 독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다. 

 

원시적 분위기로 그리기,

유겐트스틸 식 기교 부리기의 온상이었던 비엔나

지하철이다.

 

 

 

요르크 하이더 총리는 왜 죽었을까?

 

하이더 총리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못지 않은 

우파 인기영합주의 정치인.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에서 분당,

오스트리아 미래연합(BZÖ)의 총리후보로 출마하여

 

올해 9 28일 선거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그리고 올해 10 11일 새벽 한 시 좀 넘어

어머니의 90세 생신잔치를 하고 돌아오면서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자세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체부검을 할 것이라 했다.  

 

쉔브룬에서 내릴 수 없었다.

공사 중.

다음 역 히칭 역에서 내렸다.

 

비엔나 스타 건축가 오토 바그너가 1898

한껏 기교 부려 풍미 울린 "쉔브룬" 역사에는

지금은 다시 지하철이 선다.

 

다시 19세기말 분위기란다.

 

 

"히칭" 역에는 유럽 대부분의 역전이 그러하듯

꽃집이 있고 신문 파는 작은 가게가 있다.

간이음식점도 있다.

 

아직 하이더 총리 죽음의 정확한 사인은 발표 없다.

 

며칠 후인 10 15,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언론은 일제히 하이더 총리의 사인을 발표했다.

음주운전에 속도위반.

시속 70 킬로 제한된 구간에서 142 킬로 운전, 체내 알콜농도는 1,8 프로밀레였다.

논란많은 요르크 하이더 총리의 죽음에

신나는 풍자와 눈물겨운 애도가

팽팽하니 교차했다.

 

쉔브룬 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히칭 역에서 내린 여행자들은

안내에 따라 전차를 탔다.

 

내리라는 곳에 내리니 휑한 가을이 맞아 주었다.

아직 가을바람을 쐬는 새들이 드문드문 그들끼리 꿍얼거린다.

  

 

쉔브룬 궁전이 멀리 보인다. 여전히 밝은 황토색이다.

 다뉴브강으로 흘러갈 준비를 하는

비엔나 강도 여전하다.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gif" value="방가"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4.gif" value="!" />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gif" value="방가"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4.gif" value="!" />
남들과 꼭같이 주어진 시간과 정보의 홍수,
그런데 누구에게나 누리라고 주신 이 공기를
안마시고 죽으면 자기만 서럽듯이
이렇게 주어진 알 기회를,
편하게 산다는 구호아래 피할 필요는 없을 듯하옵니다.
오스트리아의 가을 잘 귀경하고 물러갑니다.
한국갔다오는것보다 하늬님블이 가까우니 편하게 느긋하게 갑니다.
하늬님, 88하게 눈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4.gif" value="!" />* 에 불을 켜고 살아야지요...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46.gif" value="하하" />
어제는 오늘은 감 먹었소.
며칠 전에 감을 몇 개 사서 이웃에 들고 갔다가
거기서 다시 몇 개를 봉지에 내게 넣어 주었던 것을
이틀 동안 그대로 두었더니
그 중 홍시가 되는 품종이던 것이 몰캉해진 것이...

그곳에는 감나무가 없어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고
잡으러 가기도 추워서 힘들 것이고
혼자 먹어 미안하오...

감자밨데이가 맞소?
감잡았데이가 맞소?

나는 왜 그대를 보면
감이 먼저 생각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