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 보낸 가을

하늬 2008. 12. 20. 04:20

비엔나 이야기 8

 

둥실둥실 훈데르트바서 유적

 

 

훈데르트바서가 만든 집을 보러 갔다.

아기자기한 선과 색이 훈훈한 분위기를 풍겼다. 케겔가세 (Kegelgasse 37-39) 다.

 

일자리가 없던 엔지니어 아버지는

훈데르트바서(1928-2000)가 태어난지 13일만에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아래서 자라난 사실을 생각하면

 

어렵게 자라난 훈데르트바서의 마음 속에 쑥쑥 자란

기상천외 상상력과 꿈이 그를

20세기 비엔나의 미술가로 만든 것 아닌가 싶다.

 

둥글둥글 곡선과 밝고 낙천적인 선은

비엔나 특유의 둥실한 발음을 연상시키고

여유있고 기발한 비엔나 시민들의 심성을 떠올린다.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성에 대해서 까다로운 미학가들은

이러쿵저러쿵하지만

작품이 마음에 유쾌하게 와닿고 돈도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 나쁠 것일까?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은 유럽 곳곳에 퍼져있다.

 

그의 둥실둥실 색깔 있는 손은

교회도 만들었고

유치원도 만들었고

사람 사는 집도 만들었고

 

카드 디자인, 올림픽 포스터 디자인 등등

 

여러 형태로 남아있다.

 

동양식 이름도 있다.

100 물

그러니까

"백수"

 

본래 성은

stowasser

 

러시아말로 "스토"가 100을 뜻하므로

"스토" 대신 "훈데르트"로 이름을 바꿨다 한다.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물을

100이라 가진 그의 이름처럼

 

훈데르트바서의 선과 색은

차가운 현실을

꿈의 분위기로 따뜻하게 한다.

 

 

어쩌면 직선의 문화 유럽에서는 파격적인지 몰라도

우리들의 심성에는 오히려 자연스런 정서도 와 닿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독일친구가 이런 말 한 적 있다.

"너희들은 어차피 둥실둥실하니

훈데르트바서 따로 필요 없을 거야...!"

 

 기둥도 훈데르트바서

 분수도 훈데르트바서

 천정도 훈데르트바서

 

 기념품상도 훈데르트바서

계단도 훈데드르바서

 주차장도

 훈데르트바서 아닌 곳을 좀 지나면

 다시 훈데르트바서

 이 곳은 훈데르트바서 그림을 전시하는 <비엔나 예술의 집> (Kunsthaus Wien)

 여행자들치고 들어가기 전에 사진 안 찍는 사람 없을 것

 

  식당과 카페도 선물가게도 훈데르트바서

아, 그리고 화장실 너마저도...  

 바깥에 나오니 이미 해는 서산에 저물고...

 

우째 주인장님께서는 그림자로만 존재하시는지...
그런데 저는 까다로운 미학자는 아니지만서도
보면서 예술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물론 제 취향에야 딱 맞지요. 왜냐 저는 평범인이니까...

바르셀로나의 가우디와 풍이 좀 비슷하군요
무신 두 분간의 내왕이라도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는지...
당신이야말로 그림자군요. 텍스트를 읽을 수 없어, 아래 글을 올리고 나니 보이네요.


가우디는 1926년에 죽었는데, 훈데르트바서는 1928년에 태어났지요.

둘다 특이하게 어린 시절에 몽환적인 상상력을 키울 만한 핸디캡이 있었으나
두 사람이 만날 기회는 없었겠네요.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사람이고
훈데르트바서는 비엔나...

물론 가우디와 19세기 말/20세기 초 유겐트스틸과의 관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수 있겠으나
그건 나... 이제 좀 가물가물해진 이야기고...

가우디야 몇 백년동안 지어야 하는 건물 설계도 하지만 훈데르트바서는 실용적이지요. 돈도 되고...
본질적으로 미학이란 것이 뭐인가<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9.gif" value="?" /> 뒤집어 생각하게 됩니다요.

어떤 사람은 훈데르트바서가 가우디보다 늦게 태어나서
좀 억울했겠다 하지만 가우디야 품격이 좀 다르지요.

그래도 가우디은 팍 혹은 찡... 와닿는 맛이 있는데
훈데르트바서는 좀 장난 같은 맛이 있긴 하지요.

여기식으로 말하자면... 미학적 완결성 vs 임의성... 뭐 이렇게 말해야 하나...

달리 생각하면 시대 차이인 것 같기도 해요.

또... 훈데르트바서가 나치 정권의 희생자로서
모든 전체주의적 체제를 싫어한다는 데서 한계 혹은 특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미학적 완결성 혹은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구성' 같은 것은
바로 이 서구 미학이 이데올로기로 숭상해 온, 유일신 종교문화가 갖고 있는
미신의 미학적 전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특히 개인주의철학에 바탕을 둔 비판적 사유세계에선
"Ornament als Verbrechen"이란 Kampfschrift도 있는데

물론... 나도 공부할 때는 이런 사람들의 시선을 동조하고 숭배한 적도 있긴 합니다만...

글쎄 그 싸움은 이 동네 사람들 싸움이지 우리 문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난, 요즘 국내에서 유행하는 아기자기 조밀조밀한 글쓰기 방법에 대해
아낌 없이 경탄을 보내며 흉내내고 싶어하기도 하지만
그런 글과 말을 쓰는 것에 대한 불가피성 혹은 필요성에 대해
아직 거리가 있는 터... 긍정과 부정의 저울질을
이리저리 해본답니다.

이건 아마 훈데르트바서의 가벼움에 대해 눈 딱 감았다 떴다 하는 것과도 비슷한 것 같슴다.

아, 별 거 아닌 이야기 길게 썼슴다만... 머... 내가 맨날 하는 소리 하고 또 한다 생각하믄 그기그거같기도하고말임다.

밥 무웃슴까<img src="htt
감자바데이님, 댓글을 남긴 것 같은데, 여기서 읽을 수가 없네요. 오로지 노란 창에서 앞대가리만 읽히고서니... 이 쪽면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스리...<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63.gif" value="룰루" />
무척 예쁜곳을 다녀 오셨습니다.
그저 눈요기만 해봅니다.
반갑습니다. 다녀가셨군요. 객지에서야 아무리 예쁜 곳 소문난 곳을 다녀보았자...
... 우리 산하의 푸근함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전 낮은담님이 쓴 북한산 진관사 섬돌의 고무신 이야기라든가 황동규 오어사 모두 읽고 또 읽곤 합니다.
오늘도 행복히...<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124.gif" value="빵긋" />
조 습니다 ..ㅎㅎ 가고싶군요 ..
좀 색다른 새로운것을 보게 되네요
이렇게 앉아서 가보지 못한 곳 잘 봤습니다.
추운겨울 건강하세요 ~ ^^*
네 감사합니다. 산에 다니실 때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아름다운 세상 주인장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