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하늬 2010. 10. 12. 06:17

연속극 동이 59회는 평행세상에 사는 오리발 대신과 확신범들이 퇴장하는 자리였다.

 

독일말에서 '평행세상'이란 뜻의 '파라렐 벨트'란 말이 있는데 우리말의 '딴나라' 같은 뜻으로 쓰인다.

이상한 사고구조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 혹은 그 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장희빈이 극중에서 아직 살아있을 때 동이가 장희빈이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지만 받아 들이지 않는다. 동의의 진심이란 것이 개념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동이의 모든 것을 음모과 계략으로 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로지 상대를 모함하기 위해서인지 시청자도 헷갈린다. 그런 유형의 극중인물과 정서적으로 동조하는 이들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 사이에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의 세상과 별도로 궤도를 도는 평행세상. 마치 딴나라에 사는 사람들처럼 움직이는 그들의 행보가 스토리 속에서 긴박감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오리발 대신과 확신범이다.

 

평행 세상의 오리발 대신들은 궐에 들어가서 장무열이 살리기 위해 웅성댈 준비를 하다가 왕이 뜨자 오리발을 내밀었다. 무슨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텔레비전 청문회 때 종종 듣던 '기억나지 않습니다'가 바로 여기서 연상된다.

 

그리고 이 오리발 대신들의 앞장을 서서 단체 파멸을 끌어내온 장무열은 확신범이다. 물론 평행세상을 위한 확신범이었다. 연잉군이 왕세제가 될 수 있다는 견적이 나오자 동이의 권력을 두려워하여 미리 연잉군과 동이를 파멸시키려 했다. 일이 틀어져 본인이 형장으로 끌려가는 길에 그의 인생을 안타까워하는 내금위장에게 한다는 이야기가 '세자가 왕이 되면 너희들도 끝장이다' 라고 하는 자신만만함은 바로 평행세상의 확신범만이 뱉을 수 있는 말이다. 권력이 없어진다거나 조용하던 대중이 싸늘하게 돌아설 때면 바로 인생의 끝에 서서 마지막 발악을 하고 가는 확신범이다. 그들의 확신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확신이 아니라 오로지 평행세상에서 유효한 힘의 논리에 대한 확신일 뿐이다.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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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참 오랜만입니다.
건강하시지요...^^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자연재해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을 보면서
아득바득 살아가는 존재를 되돌아봅니다.
계신 곳은 날씨가 만만히 좋은가요...
다시 인사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참으로 남자인 온달도 즐겁게 본 동이
이렇게 옛 친구의 방에서 추억을 더듬습니다.
오랜만의 외출에서 이곳에 오니 행복의 진실을 알게 되는군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