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하늬 2011. 6. 25. 20:16

해외동포사회에서 고국에서 대통령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 그 나라를 방문한다는 것은 충분히 화제거리다. 비판하건 옹호하건 나름대로 환영을 한다.


어떤 사람은 만찬에 초대받는 것을 즐기고 어떤 사람은 그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통령직에 있는 사람 가까이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특별한 환영을 준비한다. 


작년 9월에 다녀갈 것이라는 소문은 여러 달 전부터 있었으나 방문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다가 올해 5월 그의 방문을 며칠 남겨 두고 소문이 땅 터졌다. 일국의 대통령 방문에 마치 비밀을 지켜기라도 해야 하는 듯 1-2주를 앞두고 급속히 알려진 이 방문에 동포주간지와 타블로이드판 광고지는 최소한 컬러 전면광고를 두 면 이상씩 잔뜩 실어 동포사회가 대통령을 강렬하게 환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그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광고려니 하고 그냥 지나쳐 보았다.


어떤 주간지는 대통령 부부 환영 광고를 1면에 전면광고로 실었다. 대단한 광고유치전략이었다. 


5월 9일 대통령이 베를린을 방문했다. 그 주말에 특별한 환영을 준비한 동포들과 독일환경운동 활동가 50여 명은 대통령 독일 대통령 관저와 브란덴부르크 성문 사이에서 특별한 환영의 예식을 올렸다. 참석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앞에 검정차 검정옷 입은 사람들이 시위대를 저지했다는데 나중에는 모두 교포들이었댄다. 베를린 사는 사람 입장에선 그들이 교포라는 것은 좀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현정권에 복종하지 않으면 마치 나라를 팔아먹기라도 하는 양 곱지 않은 시선들을 보내기도 하지만 따져보면 정작 나라망신을 시킨 사람은 누구인가?


백 번 양보하여 좋다. 소수 시위대를 저지하려고 한 과잉충성 사건은 일단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해프닝으로 살짝 떨어진 국격은 또한번 곤두박질쳤다. 시위 참석자들에게 전화가 걸려 오고 누가 집회신고를 했느니 어디선가 추적했다느니 잘못된 소문을 누가 퍼뜨렸다느니 하는 식으로 소문이 무성했다. 


소문은 시위 참석자들의 주변 한국인과 외국인을 통해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짧은 시위에 긴 뒷북이었다. 


대한민국의 국격은 그런 뒷북과 함께 한번 곤두박질쳐서 돌돌 굴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