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푸른산 2015. 4. 2. 15:30

신입생을 위하여

수필작법의 산책

-수필 강의 노트-

1. 작가의 길을 향한 자세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을 쓴다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갖게 되는 고민입니다. 비단 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분야를 공부하는 작가라면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 싶어 함은 누구나 같은 심정입니다.

수필문학은 체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희노애락을 지식과 지혜를 담아 들려주는 어떤 인생철학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언어는 가슴을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고 느껴지는 듯, 하면서도 느껴오지 않는 아쉬움으로 남고 있습니다.

가득한 것 같으면서도 비어 있고, 만족한 것 같지만 어딘가 미흡한 것이 있어 글을 쓴다는 일은 끝이 없습니다.

예술의 경지에 오른다는 것은 어느 만큼에 가야 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술 속에 빠져들지만 늘 방황하게 되나 봅니다.

1) 사색(思索)을 해야

사색이란 용어는 뚜렷하게 ‘이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유사한 단어로는

사고(思考), 사유(思惟), 사상(思想)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어느 대상이나 사건 또는 그러한 것들의 측면을 지각(知覺)의 작용에

직접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생각으로 헤아려 봄으로 이해하게 되기도 합니다.

사색이란 이에 따른 결과들을 나름대로 파악하게 되는 심리적 과정을 가리킨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문헌에 의하면 ‘사색이란 항상 누구나 겪는 자명한 행위로서 R.데카르트는 사고(思考)를

존재의 첫 번째 표시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새로운 타당한 판단인 추리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사고의 법칙에는 삼단논법의 세 요소인 개념․ 판단․ 추리가 동시에 사고의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이로 볼 때 사색은 단순한 어떤 사고나 사유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함이 옳고 그른 판단도 따른다고 봅니다.

어쨌든 좋은 글을 쓸려는 노력은 사색함을 잊지 말야야 되겠습니다.

논어에 보면 ‘배우되 사색하지 않으면 체계적 지식을 가질 수가 없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공허할 따름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자는 ‘종일토록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잠자지 않으면서 사색하였으나 무익하였으니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일렀습니다.

이는 학(學)과 사(思)가 병행되어야 함이니 ‘만약 배우기만 하고 사색을 가하지 않으면 단편적인 지식만 있게 마련이다’라 했습니다.

그렇다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내용이 없어 공허한 것이 되고 맙니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경험으로 부터 얻어지게 됨입니다. 좋은 글을 쓸려면 사색을 많이 해야 합니다.

2) 자아완성(自我完成)의 실천을

공자는 도(道)를 가진 사람이면 고하를 따지지 않았고,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 배웠음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위편삼절(韋編三絶)로써 선각자의 지(知)와 행(行)을 익히고 몸소 실천하면서 자아완성(自我完成)의 실천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아 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살아갔다 합니다.

공자의 학문과 사색으로 그는 심상(心想)을 길러가면서 그런 속에 어떤 생각을 몰두하게 되면 반드시 한가지로 꿰뚫어(一以貫之)보았다 합니다. 이것이 그에게는 이 원리를 통하여 도를 깨우치게 하는 일관지도(一貫之道)로 생각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학도 바로 이것일 겁니다. 좋은 글을 쓴다함도 어떤 소재를 얻게 되면, 오로지 이에 대한 모든 관찰에서부터 얻어진 지식, 깊은 사고, 경험 등으로 자신의 인식을 한가지로 꿰뚫어 들려 줌입니다.

좋은 수필의 비밀은 바로 이런 점에 있습니다. 많은 세월을 두고 노력을 하고난 후에야 스스로 얻게 될 수 있습니다.

공자의 사상은 인(仁)입니다.

생명도 소중하지만 仁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수 천 년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어도, 그의 道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누구도 흉내를 낼 수도 없고, 따를 수 없는 공자의 학문 도는 仁입니다.

仁은 공자 철학의 정수(精髓)이지만, 그가 제창하는 인의 원래 의미는「사람다움」입니다.

주자(朱子)는 仁이라는 것을 ‘사람이 그것에 의해 사람이 되는 바의 이치(理致)다’ 라고 하였습니다.

좋은 수필은 작품을 통하여 사람들을 감동 시킴입니다. 감동이 없는 작품은 仁이 부족해서 입니다.

3) 작품은 바로 ‘그 사람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마찬가집니다.

작품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우리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글을 쓴다는 것은 바로 사람이 되기 위함입니다. 인간다운 생각으로 인간다운 이야기를 들려줄 때 좋은 글이 되겠습니다.

진솔함, 솔직함, 순수함, 지적임, 사색, 남다른 경험이 포함된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사람은 먼저 겸손을 바탕에 두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불인(不仁)한 사람은 아무리 문학을 공부한다 하더라도 진정한 문장(文章)을 볼 수 없고, 오직 형식적인 절문(節文)을 지킴에만 그칠 뿐일 것입니다.

문장에는 겸손의 바탕일 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생활에 바탕이 되는 그 사람의 인생철학(人生哲學)이 될 겁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 사람의 인격(人格)이며 인품(人品) 입니다.

공자는 예(禮)를 바름(直)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바름(直)은 안으로 자기를 속이지 않고, 밖으로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즉 자기의 심정을 본래 그대로 발로시키는 것의 이름일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흔히 본성(本性)을 굽혀 안으로는 자기를 속이고, 밖으로는 남을 속이며 자신의 인생을 거짓으로 일생을 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공자는 이러한 사람을 요행에 기대어사는 삶이요. 정정당당치 못한 인생이라 하였습니다.

사물을 겉만 바라보고 그런 생각으로 수필을 쓴다면 절대로 좋은 글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속담에 '수박 겉핥기'란 말이 있습니다. 겉보다는 수박 속의 맛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즉, 인품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합니다.

4) 인간다움(模範)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직해야 합니다. 똑 바르게 살아가야 합니다.

자신의 본성대로 마음을 닦아 늘 맑고 깨끗한 생각으로 어디를 가서 자리를 해도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학문과 사상(思想)이 바르러 남에게 인간다움(模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소박하거나 질적(質的)함이 부족하고, 예(禮)로서 배움이 깊지가 못하면 사람은 사람답지가 못하고 잘난 체 허세만 부릴 뿐입니다. 이런 사람은 글을 쓴다 해도 감동이 없으며, 몰인정함이 배어있어 정감이 없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경박하고 예의도 모르고 겸손할 줄도 모르면서 겉으로는 순박한 척하는 사람은 자신의 심상(心想)을 돌아보는 자세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바탕에 두고 글을 쓰는 마음자세부터 다져가야 합니다.

어질고(仁), 의롭고(義), 예의 바르고(禮), 지혜로움(智)의 마음으로 글을 쓰면 언젠가는 좋은 글이 될 겁니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질직한 마음을 교화하여 닦아 나갈 때 仁이 이루어지고, 극기복례(克己復禮)할 때 정(情)이 생성되어 인이 이루어진다고 일찍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안연이 스승에게 仁에 대하여 묻자 "자기의 사사로운 욕심을 이겨 그언행이 禮에 합치하면 그것이 곧 仁이다. 하루라도 그렇게 한다면 온세상이 인을 따르게 된다. 인을 실천하는 것은 자기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라고 답하였습니다.

공자는 예악(禮樂)을 중시하였습니다.

“너희들은 어찌 시를 배우지 아니하느냐? 시는 감흥을 일으킬 수 있고(興), 올바로 볼 수 있게 하며(觀), 남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하고(群), 잘못을 원망하게 할 수 있게 한다(怨). 가까이는 아비를 섬기며, 멀리는 임금을 섬길 것이고, 새, 짐승, 초목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될 것이다.”(논어- 陽貨, 子曰, 小子 何莫學夫詩, 詩可以興, 可以觀, 可以群, 可以怨, 邇之事父, 遠之事君, 多識漁鳥獸草木之名)

악(樂)은 시(詩)․ 가(歌)․ 무(舞)가 결합된 것으로서 악은 좁은 의미에서는 음악을 뜻하겠지만 시, 노래, 무용을 총칭하는 예술을 의미함일 겁니다.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예는 어찌할 것이며,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악은 무엇 할 것이냐?" (人而不仁 如禮何 如樂何)라고 공자는 말했습니다. 어진 마음을 지닐 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함입니다.

5) 따뜻한 인정(人情)을

仁은 두 사람(二人)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순수하거나 어진 사람을 만났을 때 두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게 정입니다. 인은 아무 곳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사람과 사람간에 느끼게 되는 따뜻한 인정(人情)입니다.

즉 사람과 사람이 느끼게 되는 정이 바로 인이라고 저는 배워 왔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석가는 자비(慈悲), 예수는 사랑(愛), 공자는 어진 베풀음(仁)을, 맹자는 불쌍한 마음(惻隱之心)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작품 속에는 정이 흘러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다운 사색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그 마음은 어디까지나 성현들의 가르침인 사람다운 사랑(仁, 情)을 바탕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인간에 있어서 마음깊이 인과 정을 담고 살아가는 글을 쓰게 되면 정감이 묻어나게 됩니다. 이런 마음 자세를 항상 삶의 바탕에 두어야 좋은 수필작품을 쓸 수 있습니다. 종교도 원래는 착한 마음을 갖기 위한 기도이고, 선하게 살아가기 위한 마음을 비우는 수양일 것입니다.

모든 예술도 결국은 자신의 아름다운 마음을 담아내는 선단(善端)의 미를 표현하고자 함입니다.

2. 나의 수필지도 방법 <나의 수필작법 경험과 실제>

저는 20여 년 동안 수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남들처럼 전공도 아니고, 유명한 교수도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좋은 글을 쓰게끔 방향을 잡아주고, 그 길을 열어주려는 열정은 누구보다도 불타고 있습니다.

저의 수필 작법은 다른 작가 분들이 지도를 하고, 수필을 쓰고 있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지도를 해야 수필문학을 쉽게 이해하고,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가르치나 고민 끝에 제 경험을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대학에서 자신이 공부하고, 연구도 하며,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온 전공교수법의 경험을 문학학습방법으로 바꾸어 활용해 보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어떤 전공적인 깊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생활에서 늘 접하는 나무를 상대로 연결하여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마침 산림과학을 전공하였습니다.

대학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이런 점이 달랐었습니다.

1) 늘 꾸준하게 노트정리를 잘 하고,

2) 이론을 통해 실습을 착실히 체험하고,

3) 시험을 볼 때는 요점을 이끌어 내어 서술적 개조식으로 답안지를 정리하였습니다.

즉 실험실습(체험)을 바르게 한 학생이 시험성적도 우수하였습니다.

너무 쉽게 얻으려함은 오래 가질 않습니다. 그리고 발전할 수도 없습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공부는, 이론과 실습(체험)을 병행함에서 어느 한 가지라도 소홀히 하면 성적이 뒤떨어집니다. 수필쓰기 공부도 이와 똑 같습니다.

글 쓰는 작업도 이론을 충분히 알고, 글을 쓰는 사람과 이론을 잘 모르고 글을 쓰는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을 충분히 알아두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 인생철학과 사색을 담아 놓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수업을 할 적에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심을 하며 지도를 합니다.

저의 글쓰기 작업도, 소재를 얻게 되면 이런 방법으로 글을 쓸려고 노력합니다.1.

수필

* 조림학(造林學)

제가 학교에서 가르친 전공과목은 조림학, 조경학 이었습니다.

조림학은 나무를 기르는 전반적인 방법을 익히는 과목입니다. 종자를 파종하여 묘목을 길러 산에다 심고, 가꾸어 목재를 만들어서 베어 내는 기술까지 알게 하는 학습과목입니다.

이에 따른 조림학실습은 가을에 임목종자를 따 보관하여 두었다가, 이듬해 봄이 오면 밭을 갈고, 묘판을 잘 만들어 그곳에다 씨를 뿌리고 기르는 기초실습입니다.

강의실에서 이론을 공부하고, 실습시간에는 묘포장에서 씨앗을 뿌리기도 하고, 지난해 자란 새 싹들인 어린 묘목을 관리를 합니다. 이들을 정성들여 관찰하며, 잘 자라도록 가꾸는 실습을 합니다.

이렇게 키운 묘목을 산에다 옮겨 심고, 큰 나무가 될 때까지 관리하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4년간 배운 여러 과목의 지식을 엮어서 연구 제목을 만들어, 1년간 연구를 통한 논문 1편을 써서 발표를 하게 합니다. 논문이 합격돼야 졸업시험대신 통과하게 되는 겁니다. 논문을 쓰지 않는 학생은 지정된 6개 전공과목을 공부하여 시험을 보게 됩니다. 논문도, 시험도 성실하게 노력한 학생은 한 번에 합격을 하지만, 성실하지 않은 학생은 2-3회를 발표나 시험을 치르느라 열성껏 최선을 다합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 과목은 사회생활에서 이를 직접 활용 및 응용하게 됩니다.

어떤 학문이든 익힌 것을 사회에 나가서 활용함은 모두 같습니다. 무엇이던 자신이 배운 새로운 지식을 글을 쓸 때, 응용(접목)을 시켜 보십시오.. 수필 쓰는 방법

수필공부도 땅에다 씨를 뿌려 싹을 틔워 나무를 기르는 방법과 같습니다. 한편의 논문을 쓰듯 그렇게 노력하는 겁니다.

수필작가가 되는 것도 이와 똑 같습니다. 집에서 어떤 일을 하는 거나 직장에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방법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수필작품을 쓰는 방법은 화분에다 식물을 심고 정성껏 가꾸는 일입니다. (밥을 짓는 마음이나 글을 쓰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고, 경험한 내용을 우선 이끌어 내어 노트에 옮겨보십시오.

* 조경학(造景學)

조경학 과목도 이론과 설계로 되어 있습니다. 이론을 통하여 설계도를 작성하는 실기입니다. 실기에 능하려면 우선 미적인 이론을 먼저 익혀야 합니다. 이론을 병행하면서 가정정원, 옥상정원, 공공정원, 역사공원, 묘지공원, 연못정원 등 설계실습을 익힙니다. 이때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려면 키가 작은 나무와 키가 큰 나무는 어떤 수종들이 있는지, 종류를 알아야 합니다. 즉 나무에 대한 생태적 습성을 말입니다.

양지나 그늘에서도 잘 견디며 자랄 수 있는 나무는 어떤 수종이고, 늘 푸른 수종으로 양수와 음수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꽃이 피면 꽃의 색깔과 향기가 있는지 없는지,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운 수종은 어떤 나무인가도 알아야 합니다. 열매가 아름다운 수종으로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 수목의 생태적 특성을 알아두어야 자신 있게 멋진 설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정원에 심을 아름다운나무는 생태학적으로 난대, 온대, 한대 수종으로 구분하여 지역 환경에 맞게 선택을 해야 합니다. 경관을 조성 하려면 다양한 수종을 이용하여 사계절이 아름답게 꽃필 수 있게, 구상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미적인 정원을 꾸미려면 우선 각수종의 특징을 잘 알아야 아름답게 꾸밀 수 있습니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마구잡이로 아무 나무나 심는 일은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공원은 조성하여도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설계를 할 적에도 남다른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수필도 설계를 하듯이 충분한 경험과 지식으로 써야 합니다. 한 문장을 쓸 적에도 적합한 단어로 표현과 묘사가 잘 되어 있는지, 문단 나누기의 연결이 잘 이뤄 졌는지, 어색하지는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좋은 수필을 쓸려면 조림학, 조경학 이론과 실습 과정을 공부하는 것처럼 유사합니다. 즉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숙달시킨 내용을 써 보십시오.

* 쓰고 싶은 글 (소재)

1) 열 줄만 써 보셔요.

(노트에 적다보면 한 장도 모자랄 겁니다.)

2) 말하듯 쓰셔요. 편지글처럼 쓰셔요.

3) 다 쓰셨으면 소리를 내서 읽으셔요.

(열 번 스무 번 읽으셔요.)

4) 잘 못 표현이 되었거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고 빠진 내용 을 삽입하셔요.

(몇 번이고 작품수정을 하셔요.)

소재 (땅 - 밭을 갈고, 묘판을 만들고 ).

주제 (종자 = 씨앗을 뿌린 후 꽃을 피우게 한 노력의 과정),

맺음 (식물의 삶 - 결실의 핵심이 되는 나의 느낌으로)

3. 수필이란 어떤 글인가.

무형식이며 자유롭게 쓰여 지는 글입니다. 처음에는 웃으며 쓰지만 나중에는 울면서 쓰는 글입니다. 그 이유는 좋은 작품을 낳기 위해서는 그렇게 어렵다는 뜻입니다. 예술이란 수필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습니다.

수필은 작가의 나름대로 자신만의 독특한 면모를 드러내는 소재나 주제상의 특징, 문장 표현상의 특색,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는 안목과 감각 등을 표현한 글입니다.

수필 작품은 문체 또는 표현상의 개성이 있습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적 관찰이나 사물을 해석하고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이 섬세합니다.

수필의 특성은 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작가의 인생관이 담겨져 있으면서 형식이 자유로우며, 경험과 지식이나 사색이 바탕에 담겨져 있습니다.

작가의 체험이나 감성이 진솔하고 솔직하게 드러나 있으며, 깊이 있는 사색과 삶에 대한 통찰의 인식이 깊은 의미를 들려줍니다.

수필의 표현방법을 보면 대체적으로 대상에 대한 체험적인 사실이야기나 사물의 관찰, 지식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합니다. 여기에다 어떤 대상에서 오감(五感)으로 얻은 감각적인 느낌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개성에 따라서는 기행문, 웃음을 선사하는 해학(諧謔)의 글, 사회의 옳지 않는 부분을 풍자(諷刺)하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 <수필문학 참고 교재>

수필공부를 위한 참고문헌

나의 수필쓰기 : 윤재천

수필문학의 이해 : 윤재천

수필 쓰기의 이론 : 정진권

문장기술론 : 김봉군

수필의 양식과 구성원리 : 정주환

수필평론의 이론과 실제 : 이철호

수필문학입문 : 윤오영

문장 강화 : 이태준

수필 어떻게 쓸 것인가 : 윤모촌

수필을 말한다 : 김시헌

인생의 재발견 수필 쓰기 09 : 이정림.

수필문학 강독(상,하) : 한상렬

수필집 : 나무가부르는 노래(김홍은)

쉽게 읽는 수필 평론집 (김홍은 )

41인 명작품선집 (푸른솔문학회)

푸른솔문학 계간 (발행인 김홍은)

* 이정림수필가의 <수필쓰기 교재>

1장 낯익히기

수필의 전제 - 부정으로 짚어본 수필 바로 알기

수필의 본질 - 수필의 본질은 허구가 아니다

수필의 성격 - 개인수필 / 비평수필 / 사회수필

수필의 종류 - 경수필 / 중수필

수필의 상상 - 수필의 상상은 허구가 아니다

2장 표현하기

수필의 언어 - 수필에서 언어의 사용은 글과 작자의 품위와 직결된다

수필의 문장 - 보기 쉽고, 알기 쉽고, 읽기 쉽게 쓰라

수필의 미문 - 수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미문이다

수필의 표현 - 한 가지 사물을 표현하는 데는 오직 한 가지 말밖 에 없다

수필의 감정 - 미움. 슬픔. 기쁨 같은 감정을 원색적으로 드러내 지 말라

필의 소재 - '아, 수필감이다!' 하는 직관이 작용하는 것, 그것 을 소재로 잡아라

3장 마무리하기

수필의 서두 - 글을 쓰고자 한 동기, 그 정서의 시발점에서 출발하라

수필의 구성 - 직렬구성. 병렬구성. 연역적 구성. 귀납적 구성

수필의 문단 - 문단 구성이 안 되면, 생각은 꿰지 않는 구슬과 같다

수필의 결미 - 생각의 여운을 미진처럼 남겨두라

수필의 제목 - 주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짧게 붙이는 것이 좋다

수필의 퇴고 - 문장에서 일필휘지란 없다

4. 수필이란 어떤 글인가.

수필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글을 쓰기 전에 우선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오늘을 살아 오기까지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종교적, 철학적으로 어떤 책을 통하여 답을 얻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요구하는 대로 지난날을 돌이키며, 생각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노하십

잊혀 지지 않는 기억들을 차근차근 떠올려 잊지 않게 메모를 하여두셔요.

1) 추억 찾기

(1) 잊혀 지지 않는 일 -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셔요.

(2) 제목 만들기- 적어둔 내용을 그대로 두지 말고 제목을 부칩니다.

(* 간단한 내용이지만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등으로 내용에 맞게 시대별, 관계별, 활동별 등으로 세분하여 적어볼 것)

2) 가정의 추억

(자식으로서 회상 : 부모님, 친족사이를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성년기 등으로)

(부모로서 회상 : 자녀에 대한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성년기 등으로)

3) 학창시절 추억

(초등학교, 중등학교시절, 대학시절)

4) 사회생활 추억

(이웃, 친구, 직장 등)

생각나는 모든 감동적인 내용(희,노,애,락)을 나열하는 겁니다.

희(喜) -

노(怒) -

애(哀) -

락(樂) -

물론,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잊고 싶은 일들도 많았겠지요. 기뻤고, 고통스러웠고, 슬펐고, 즐거웠던 일들이 가슴속에 쌓여져 있을 겁니다. 이런 내용들이 독자를 감동 시키게 될 겁니다.

나의 목표(꿈)는 무엇 이었던가?

나는 지금 그 꿈을 이루었는가?

나는 지금 그 꿈을 향해 노력했는가?

나는 지금 그 꿈을 향해 다시 각오했는가?

* 생각에 머물지 말고, 기억나는 대로 노트에 그때그때 적어가 십시오.

일기를 쓰는 것처럼, 그렇게 써 가십시오.

이렇게 쓰다보면 글( 수필, 자서전)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수필쓰기의 첫 걸음이 됩니다. 앞으로 소재 발굴에도 도 움이 됩니다.

수필이란 바로 이런 방법으로 쓰는 것입니다.

<문학사전 내용>

* 수필이란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보통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뉘는데,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 있다.

* 경수필輕隨筆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소재로 가볍게 쓴 수필. 감 성적·주관적·개인적·정서적 특성을 지니는 신변잡기이다.

* 중수필 重隨筆

주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 비개성 적인 것으로, 비평적 수필· 과학적 수필 따위가 있다.

5. 수필가가 되려면

1) 자세

전국적으로 수필가로 등록되어 있는 작가만 해도 2,500여명이나 된답니다.

그 외 수필을 쓰고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만 해도 5,000·~ 10,000 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속에서 유명한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제가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밉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선의적 경쟁 속에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작가는 좋은 글을 쓰기위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포기해 버리면, 다른 모든 것도 역시 자신이 없을 것입니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란, 꾸준한 노력만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실 겁니다. 송나라의 문장가 구양수(區陽脩)는 글을 잘 쓸려면 삼다(三多)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다작(多作), 다사(多思), 다독(多讀)을 주장했습니다. 수필을 잘 쓸려면 이보다 더 좋은 공부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50-100편은 써봐야 그제서 수필의 진솔한 맛을 알게 될겁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경험과 시야를 넓히기 위한 다사다동(多思多動)의 여행을 하고, 독서를 할 때는‘ 나무도 보고 숲도 봄’의 박이정(博而精)으로 독서를 해야 합니다.

송나라 두보(杜甫)가 한 말로 "남자라면 다섯 수레 정도의 책을 읽어야 한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 하였습니다.

옛날에 공자가 주역을 즐겨 열심히 읽은 나머지 책을 맨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만큼 열심히 책을 읽었다는 증거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독서가 지식의 그릇을 키워줍니다.

다시금 강조를 하렵니다.

(1) 메모의 습관

책을 읽되 좋은 내용이나 문장을 꼭, 기록해 두는 습관을 갖게 되면 좋은 수필을 쓰는데 도움이 됩니다.

(2) 박이정(博而精)의 독서법

책을 읽을 적에는 여러 방면으로 폭 넓게 독서함이 도움 됩니다. ‘숲은 보되 나무는 보지 못한다.’는 박이부정(博而不精)의 독서법을 해서는 안 됩니다.

즉, '나무도 보고 숲도 봄'인 박이정(博而精)의 독서법을 행하야 합니다.

(3) 다사다동(多思多動)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경험과 시야를 넓히기 위한 여행을 다니며 다사다동(多思多動)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여행을 많이 하게 되면 시야가 넓어져 이야기꺼리가 많겠지요. 즉, 글 쓸 새로운 소재가 생기게 되죠. 이는 바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값진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작가가 될수록 더욱 겸손하고 사람다워야 본인이 쓴 글도,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문화적 교육이나 예술적 수준이 높습니다. 이런 점으로 생각할 때 깊이 있는 지식을 바탕에 두고 독자보다는 한 단계 위에서 글을 써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쓰기위해서는 늘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2) 思索

사색이란 용어는 뚜렷하게 이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유사한 단어로는 思考, 思惟, 思想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어느 대상이나 사건 또는 그러한 것들의 측면을 知覺의 작용에 직접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생각으로 헤아려 봄으로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이에 따른 결과들을 나름대로 파악하게 되는 심리적 과정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헌에 의하면 ‘思索이란 항상 누구나 겪는 자명한 행위로서 R.데카르트는 思考를 존재의 첫 번째 표시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새로운 타당한 판단인 추리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사고의 법칙에는 삼단논법의 세 요소인 개념․판단․추리가 동시에 사고의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論語에 보면 ‘배우되 思索하지 않으면 체계적 지식을 가질 수가 없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공허할 따름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자는 ‘종일토록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잠자지 않으면서 사색하였으나 무익하였으니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일렀습니다. 이는 學과 思가 병행되어야 함이니 만약 배우기만 하고 사색을 가하지 않으면 단편적인 지식만 있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내용이 없어 공허한 것이 되고 만다고 합니다.

공자는 道를 가진 사람이면 高下遠近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 배웠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韋編三絶로써 선각자의 知와 行을 익히고 몸소 실천하면서 自我完成의 실천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아 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살아갔습니다. 공자의 학문과 사색으로 그에 心想을 길러가면서 그런 속에 어떤 생각을 몰두하게 되면 반드시 한가지로 꿰뚫어(一以貫之) 생각하였습니다. 이것이 원리를 통하여 道를 깨우치게 하는 一貫之道로 생각하였습니다.

공자의 思想은 仁입니다. 생명도 소중하지만 仁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수 천년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어도 공자의 道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누구도 흉내를 낼 수도 없고, 따를 수 없는 공자의 학문의 도는 仁입니다. 仁은 공자 철학의 精髓이지만, 그가 제창하는 인의 본 의미는「사람다움」입니다.

朱子는 仁이라는 것은 ‘사람이 그것에 의해 사람이 되는 바의 理致다’라고 하였습니다.

문학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작품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우리는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글을 쓴다는 것은 바로 사람이 되기 위함입니다.

사람은 먼저 겸손을 바탕에 두어야 좋은 글을 슬 수 있습니다. 不仁한 사람은 아무리 문학을 공부한다 하더라도 진정한 文章을 볼 수 없고, 오직 형식적인 節文을 지킴에만 그칠 뿐일 것입니다. 文章에는 겸손의 바탕일 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생활에 바탕이 되는 그 사람의 人生哲學이 담깁니다.

공자는 禮를 直으로 표현하였습니다. ‘直은 안으로 자기를 속이지 않고, 밖으로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즉 자기의 심정을 본래 그대로 발로시키는 것의 이름이다. 그런데 세상사람들은 흔히 本性을 굽혀 안으로는 자기를 속이고, 밖으로는 남을 속이며 자신의 인생을 거짓으로 일생을 살아가려 합니다. 공자는 이러한 사람을 요행에 기대어사는 삶이요. 정정당당치 못한 인생이라 하였습니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직해야 됩니다. 자신의 본성대로 마음을 닦아 늘 맑고 깨끗한 생각으로 어디를 가서 자리를 해도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學問과 思想이 바르러 귀범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 바르지 못하고 質直하기만 하고, 禮로서 敎化되지 않으면 사람은 사람답지 못하다. 이런 사람은 글을 쓴다 해도 감동이 없으며 몰인정함이 배어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質直한 마음은 心想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로 仁義禮智를 바탕에 두고 글을 써야 한다.

질직한 마음을 교화하여 닦아 나갈 때 仁이 이루어지고, 克己復禮할 때 情이 생성되어 인이 이루어진다고 일찍이 공자는 가르쳐 주었습니다.

仁은 二人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순수하거나 어진 사람이 만났을 때 두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게 情입니다. 인은 아무 곳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사람과 사람간에 느끼게 되는 따뜻한 人情입니다. 즉 사람과 사람이 느끼게 되는 情이 바로 仁인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석가는 慈悲, 예수는 愛, 공자는 仁을, 맹자는 惻隱之心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思索을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어디까지나 성현들의 가르침인 사람다운 사랑(仁, 情)을 바탕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6. 좋은 수필은 어떤 글인가

좋은 글이란

글을 쓰는 사람이나 수필을 읽는 독자나 감상으로 부터 느끼고 생각하는 방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의 생각은 거의가 비슷합니다.

수필은 다른 문학 장르와 달라서 삶의 깊은 통찰에서 오는 사색적인 문장으로 편안하게 들려주어야 합니다.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으로 대화하듯이 보고 느낀 자신의 깊이 있는 생각을 문장화함이 좋습니다.

문장의 표현은 독자가 공감하는 내용으로 인생의 경험이 깊이있 게 농축되어 있는 진솔한 이야기 일적에 감동을 받게 됩니다.

유식한척하고 쓸데없는 어려운 단어나 내용을 억지로 끼어 맞추려는 문장은 오히려 작품의 진솔함과 순수성을 잃고 맙니다.

문학은 어디까지나 예술입니다.

예술은 아름다움입니다. 희노애락이 스며나는 오감을 통하여 써진 글이어야 합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철학이 은연중에 배어나야 하며, 은근하게 지적인의미를 담고 있어야 됩니다.

좋은 수필이란, 읽고 나면 무엇인가 가슴에 감동으로 남아도는 의미를 전달됨이 있을 적에 그 가치와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주제가 선명한 글.

• 서론 본론 결론이 확실한 글

• 자기중심적인 진실한 글

• 자기의 체험을 진솔하게 표현한 글

• 아름다운 단어로 서정성을 담은 글

• 자신만이 들려줄 수 있는 독특한 글

• 억지로 꾸밈이 없는 글

•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쓴 글

• 슬픔도 웃음도 들려 준 글

• 편안하고 쉽게 읽히는 글

• 감동을 주는 글

• 인생철학이 담겨져 있는 글

1) 새로운 각오

(1) 자신과의 약속

(2) 문학공부시간 -- 하루에 1시간이상 투자하기

(시간을 정해 두셔요)

(3) 잠자는 시간 줄이기 -- 공부시간 확보를 위해서

2) 소재 찾기

(1) 잊혀지지 않는 체험 - 소재 만들기

(2) 엉킨 실타래 풀기 - 소재 나누기

(예 : 가족 -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남편, 언니, 아들 등)

(예 : 학교 - 선생님, 친구, 운동회, 연필, 가방, 학교 길, 도시락, 시험, 소풍 등)

(예 : 추억 - 편지, 여행, 바다, 산, 나무, 꽃, 눈물,

선물 등)

(3) 줄거리 메모 - 소재에 따른 줄거리 정리해 두기

7. 소재란 무엇인가

글을 쓰기위한 글감을 말합니다. 어떤 물건을 만들 때 이용되는 재료나 같습니다. 즉 꽃꽂이를 한다면 이에 필요한 재료로 수반, 침봉, 꽃가위, 꽃 등이라 하겠습니다.

글을 쓰기위한 소재는 사물을 통하여 보고 느끼고, 경험한 생각, 사회생활, 세상사 등 이러한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꺼리라 하겠습니다.

1) 좋은 소재 찾기 방법

소재는 좋은 수필이 되게 하는데 바탕이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소재에 따라 글이 재미도 있게 되고,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이는 소재에 따라 글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글을 쓸 적에 독자를 의식 할 필요가 없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독자가 없는 글은 죽은 글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일반적인 대중 작품을 표현함 입니다. 전공이나 특수적인 소재는 문학이되 게 변화 시킵니다.)

작가는 아무리 좋은 소재라 해도, 독자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좋은 소재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좋은 소재란 독자들이 선호하는 내용이 좋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독자들이 좋아 하는 소재는 어떤 것일까? 서로 의견을 나누어 봅시다.

2) 의견나누기

(1) 흥밋거리가 되는 이야기 - 그리움, 첫사랑. 슬픈 인생사

(2) 삶의 이야기 (일반 사는 이야기. 돈, 사랑, 명예, 행복.

죽음 등)

(3) 교육적인 이야기.

(학교생활, 배움, 친구, 추억 담, 즐거움, 잊혀 지지 않는 것 들)

(4) 지혜적인 이야기. ( 삶에서 얻은 경험, 생활 철학, 예술,

사색 등)

(5) 자연에 관한 이야기

재미있는 모든 자연, 사물을 바라본 통찰, 경험의 철학 등

(사회적으로 볼 때 독자층은 다양합니다.)

어떻게 다양한 독자들을 만족 시킬 수 있을까.

이런 방향으로 소재를 나누어 독자가 스스로 좋아하는 방향 을 찾아서 글을 읽지 않는가 합니다.

8. 주제란 무엇인가

글을 쓰는데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게 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한 편의 좋은 작품이 될려면 서두, 본론, 결론, 주제, 문장, 표현, 구성, 내용 등, 글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짜임새가 있어야 합니다. 구성요소 중에 어느 하나라도 헛되지 않았을 적에 좋은 수필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 요소 중에서도 주제는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겠습니다.

주제란, 작가의 사상(思想)을 담은 이야기로 하고자 하는 글의 요지(要旨)로 핵심이 되겠습니다. 일전에 여러분께 수필제목을 드렸던 <방울토마토>를 예로 든다면, 묘를 기르면서 경험, 생각에서 얻어낸 요점들을 정리한 핵심이 주제라고 하겠습니다.

1) 식물의 입장에서 주제를 이끌어 가기

<토마토의 묘>가 자라면서 생각은,

(1) 생장해 나가는 일 (수분부족, 영양부족, 모든 환경의 고통 등)

(2) 꽃을 피우는 일 (꽃이 피기까지의 고민)

(3) 수정을 하는 일 (충매의 고민)

(4) 열매를 맺는 일 (결실의 의미, 기쁨, 희망 등)

이런 내용들이 주제가 되겠습니다. 자신이 토마토 묘가 되어서 경험을 갖고, 위의 내용으로 주제를 이끌어 가 보십시오. 앞으로 다른 글을 쓸적에도 주제를 새롭고 남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주제는 글의 내용을 선명하게 만들고, 의미를 담은 함축된 사색과 철학을 각인시키기도 합니다.

수필을 쓸 적에도 실제로 묘를 기르면서 이에 대한 관찰과 경험에서 얻어낸 중요한 내용을 주제라고 하겠습니다. 즉,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중요한 줄거리죠. 핵심이 되는 요지입니다.

한그루의 나무를 주제로 생각해 보면 봄에는 꽃, 여름에는 나뭇잎, 가을은 열매, 겨울은 나목이 되겠습니다. 사계절의 주제를 합치면 아름다운 나무가 그려지겠지요.

어떤 일에서 만들어낸 <성과물, 결과물>의 주요 과정이 주제입니다.

글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서 얻어진 생각을 독자에게 들려주려고 하는 일관된 핵심이 주제입니다.

이만하면 글을 쓰실 적에 주제가 어렵지는 않으시겠지요.

글에서 주제를 확실히 이끌어 가지를 못하게 되면 좋은 글이 되기가 어렵습니다.

2) 주제를 이끌어 갈 적에는

(1) 독자들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내용. (소재를 통한 흥미)

(2) 작가가 잘 알고 있는 내용. (전문적, 또는 경험적 등)

(3) 새로운 내용. ( 처음 듣는 신선한 내용, 사색 등)

이런 생각으로 토마토 묘를 기르면, 수필을 쓰기 전에 자연히 머릿속으로 주제가 세워지게 되리라 봅니다.

시(詩)에서도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있듯이, 수필은 무형식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서론, 본론, 결론이 있습니다. 어떤 틀(형식)을 두지는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수필을 쓸 때는 주제를 살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끌게 됩니다.

(1) 서론 문장 : 필자가 독자에게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의 서두가 되는 내용.

(2) 본론 문장 : 작가가 알고 있는 것을 독자에게 들려주려는 어떤 생각을, 지식이나 지혜로 흥미있게, 한가지로 혹은, 여러 가지 이야기로 제목(짧은 문장으로, 사색적이면서도 직간접적 수사적 묘사로 재미있게)을 이끌어 담아가는 내용.

(3) 결론 문장 : 제목을 이해시키는 총체적인 내용을 핵심이 되게 맺으며 또는 여운을 남기는 내용.

수필 제목은 작품전체의 내용을 응축시킨 것으로 주제가 담긴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주제는 수필을 쓰는 요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글은 주제를 살려내야 독자가 수필을 읽었을 적에, 오래 기억에 남게 됨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언제고 주제는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글은 아무렇게나 쓴 것 같지만 서론, 본론, 결론의 순서로 선명한 주제를 담아내어 정렬되어 있습니다.

9. 주제설정은 어떻게 할까?

수필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게 되면 작품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흥미도 있어야 하지만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작가가 주장하는 내용이 독자들로 하여금 충분히 이해되고, 이에 동감을 불러 일으켜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꼭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무엇보다도 주제가 뚜렷해야 한다.

2) 독창적이면서도 주제가 참신해야 한다.

3) 주제와 밀접한 소재로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4) 자기가 잘 알고(경험)있는 주제로 이끌음이 좋다.

※ 열매는 번식을 위해 여러 가지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종자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새나 동물에게 유혹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씨앗의 생명을 살려내어 하나의 종족번식을 위한 방법에 섭니다.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주제로 어떻게 써야 작품을 살려낼 수 있을 것인가.

작품의 생명이 오래 남도록 주제의 고민이 요구됩니다.

작가는 품위 있는 활동과 지면을 통해 좋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작가의 생명입니다.

10. 수필의 소재(素材)와 주제(主題)

작품을 쓸 때에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 소재입니다. 무엇을 쓸까. 주제는 어떻게 잡을까 입니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까지는 책상 앞에 앉아 무엇을, 어떻게 쓸까?

오랜 시간 고민을 하게 됩니다. 혹 외부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게 되면 제목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릅니다.

이때는 제목에 맞는 소재를 가지고, 어떤 형태로 이끌어 나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 외로 자유 주제를 받게 되었을 경우는 평소에 마음에 담고 있던 소재를 떠 올려 쓰는 게 대부분입니다.

글을 쓸 때에는 어떤 이야기(주제)를 설정하고 나서 소재가 선택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간혹 글감이 되는 재미있는 소재를 발굴하였다면 이를 주제에 맞게 여러 차례 머릿속으로 구성을 하고 난 다음에 써 나가기도 합니다. 그런 후에 퇴고를 거쳐 작품을 완성합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수필도 주제의 설정이 뚜렷하며, 소재도 독창성이 있고 신선하여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주제를 설정하였다면 많은 이야기를 끌어 들이는 것보다는 제목에 맞게 단순함이 좋습니다. 또는 다양하되 주제에 맞는 내용을 선택해야 합니다. 욕심을 내서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게 되면 자칫 산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중국의 유협劉勰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천 개의 곡조를 다룬 후에야 음악을 알게 되고, 천 개의 칼을 본 후에야 명검을 알게 된다. 우선 많은 작품을 보아야 한다.” 라고 일러주고 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많은 작품을 읽어야 좋은 소재와 주제를 잡을 줄 알게 됩니다.

꽃꽂이를 할 적에도 주제를 생각하고, 어떤 꽃으로 꽃을 꽂을 것인가에 따라 재료도 조화를 이루는 꽃과 색깔에 맞는 소재를 구입합니다.

수필소재 역시 구성상 주제에 맞아야 합니다.

양복 단추가 3 개 중에서 한 개가 떨어져 나갔다면 모양, 색깔, 크기가 같은 단추를 달아야 어색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아내가 짝이 맞지 않는 단추를 달아 주었다면 그 모습이 어떤가를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소재에 따른 주제도 문단의 연결성을 이와 유사한 생각으로 문장을 이끌어 갑니다.

수필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진, 선, 미를 갖추는 쾌감(감동-흥미)을 담아야 합니다.

글은 나무의 열매와 같습니다.

어떤 열매고 그 속에는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알맹이가 없는 열매는 쭉정이입니다. 나무는 일 년 내내, 한 알의 씨앗을 만들기 위해 수 없는 고통의 노력을 합니다. 알맹이가 없는 열매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글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뚜렷한 주제가 없이 소재만 풍성하게 늘어놓은 글은 소용이 없습니다.

나무가 옹골찬 열매를 맺으려면, 질소, 인산, 가리 등, 삼대 영양분이 풍부하고 균형 있게 잘 섭취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타 미량요소도 필요합니다.

수필작품도 사색(思索), 삶의 지혜(智慧), 철학(哲學)이 배어 있고, 때로는 웃음과 슬픔도 묻어나야 합니다.

생명을 담고 있는 종자를 주제라고 한다면, 열매를 만들기 위한 세월들의 과정이나 여러 가지 상황, 또는 씨앗을 감싸고 있는 물질들을 소재라고 하겠습니다.

글도 나무의 열매처럼 생명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수필은 우주의 모든 것들이 다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막연한 표현이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이 되게 하려면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소재가 설정되면 제재를 끌어다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용을 붙여야 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소재와 주제를 서로 먼 거리를 두고 이끌어 가게 되면 글이 산만해지고 충분한 내용을 부각시킬 수가 없습니다.

글의 내용이 짧다고 해서 의미를 담고 있지 않고, 내용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만족한 것은 아닙니다.

글이 짧거나, 길거나 소재를 통한 주제가 어떤 형태로라도 선명하게 들어 있어야 충실한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작품을 읽고 나면 감동을 받게 되어, 그 의미를 오래 지니게 됩니다.

11. 작품의 구상과 구성

좋은 작품이 되게 하려면 물론 소재도 중요하지만 작품의 구성이 잘 짜여 져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수필을 쓰기 전에 제목을 정하거나, 글감을 얻으면 어떻게 쓸까를 구상하게 됩니다.

작품을 창작하기 전에 그 내용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 생각을 정리하며 우선 머릿속으로 그려내게 됩니다. 즉 작품을 쓰기 전에 구상을 합니다.

소재에 따라서 바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며칠을 두고 고민을 합니다.

구상을 하면서 내용도 함께 구성을 하게 됩니다.

1) 어떻게 구성을 할 것인가.

소재의 내용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재미가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구상을 함도 구성을 하기 위한 고민이 될 것입니다. 구상을 통하여 줄거리가 잘 짜여 졌으면 구성에 따라 글을 쓰게 됩니다.

작품의 구성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 작품의 구성방법

(1) 전개적 구성 ----- → 시간적 순서에 따르는 구성

→ 공간적 질서에 따르는 구성

(2) 종합적 구성

① 단계식 구성 --서론, 본론, 결론 의 순서로 써나가는 글입니다.

② 포괄식구성 -- 글의 주제가 되는 중심문장이 앞에 오느냐 뒤에 오느냐 혹은 앞뒤에다 놓는 방법입니다. 중심 문장이 글의 앞에 올 때 두괄식이고, 중심문장이 글의 뒤에 올 때 미괄식, 앞뒤에 다 놓일 때 양괄식 문장이라고 합니다.

③ 열거식 구성--대등한 중심 내용을 나열할 때.

④ 점층식 구성--단계적으로 발전, 강조할 때.

⑤ 인과적 구성 --원인과 결과의 분석에 의해 논증할 때.

2) 구성의 효과

구성이 잘 이루어진 글은 문장의 짜임새가 있으며, 작품을 읽을 때 마음에 편안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글이 논리적이며 일관성을 유지하게 되어, 글의 내용이 통일성을 이루게 됩니다.

글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게 되어 짜임새가 있고, 주제가 선명히 드러나 내용의 줄거리가 일목요연한 논리적인 문장으로 전개를 하게 합니다. 문장이 잘 정리됨으로 내용의 반복을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3) 작품의 구상의 요령

예술이란 구상을 하였다고 해서 윤곽한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니다. 글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구상이란 머릿속에 어렴풋이 정리되어 있는 글의 윤곽을 좀 더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그리기 전에 머릿속으로 생각(구상)을 한 후, 밑그림을 그려보듯이 윤곽을 잡는 작업입니다.
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재의 수집이 끝났다면, 그 제재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를 구상한 다음 개요를 작성해야 합니다.
구상을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성이 필요합니다. 즉 구성을 하지 않고 구상만으로 이끌게 되면 산만해지고, 내용이 변화되기가 쉽습니다. 이로써 구상과 구성을 하기위해서는 주제, 내용, 제재가 요구됩니다.

작품을 쓸 적에는 주제, 내용, 표현 형식 등이 그때의 생각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구성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1) 산만한 글이 되지 않도록 할 것. (주제가 뚜렸할 것)
(2) 내용을 분명하게 드러낼 것.( 요점이 확실하게)
(3) 내용이 일관되게 할 것.(요점 되는 주제가 갈라지지 않게 )

로버트 무어(R. Moore. 1956)는 퇴고를 마친 글이 도달해야 할

목표를 열 가지로 열거하고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알기 쉬워야 한다.
② 주제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③ 주제가 일관되게 나타나야 한다.
④ 자료는 구체적이며 실증적인 것이어야 한다.
⑤ 구성은 논리적이고 효과적이어야 한다.
⑥ 단락과 단락의 상호 관계가 긴밀해야 한다.
⑦ 내용이 정확하고 표현이 풍부해야 한다.
⑧ 용어는 보편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⑨ 문법, 표기, 구두점, 서식 등이 맞아야 한다.
⑩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12. 제목은 어떻게 붙일 것인가

제목은 글의 내용이나 성격, 그리고 글 쓰는 이의 성격에 따라 집필 시작 전에 붙여질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집필이 끝난 후 붙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지 제목을 붙이는 데 있어 유의해야 할 점은 글의 성격과 내용을 잘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독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혹은 호감을 갖게 하는 제목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쉽게 기억해 낼 수 있는 강한 인상이 남는 제목이면 더욱 좋습니다.

흔히 제목을 정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요지가 분명하지 않든가 아니면 분명한 느낌 없이 쓰여졌기 때문입니다.

제목을 붙이는 방법은 대체적으로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주제를 잘 나타내는 제목으로 붙이기

둘째, 소재로 제목 붙이기

셋째, 시간적인 개념의 문구로 제목 붙이기

넷째, 공간적인 개념의 문구로 제목 붙이기

다섯째, 시간과 공간을 섞어 제목 붙이기

그러나 위의 방법은 서로 중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제를 비유하는 제목인데 공간적 개념의 문구일 수도 있고, 소재이면서 시간적인 개념의 문구일 수도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위의 패턴에 의해 제목을 붙이되 문예문의 경우에는 비유적인 표현이 적절하며, 주제나 소재를 제목으로 내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미나>

- 수필창작의 수필집 발간 제목의 선호도 -

발표자 김홍은

(* 몇 해 전 제가 직접, 수필집 1,200여권을 분류하여 보았을 적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라는 화두를 놓고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런가 하면, 문학은 왜 필요한가도 더러는 생각해 볼 때가 있다. 글을 쓰면서 이럴 때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떠올려 놓기도 한다. 많은 학자들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대부분 ‘언어로 된 예술’이라고 설명하였다.

문학은 언어로 된 예술임은 틀림은 없다. 그렇다고 문학을 말재주로만 늘어놓는 게 예술은 아니다. 언어 속에는 인간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필집의 제목은 모든 작품 속에는 내용들을 응축한 짧은 문장의 표현들로 붙여진 이름이나 다름없다.

작품 한 편, 한 편 속에 작가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작품 속에는 남다른 작가의 정신사상이 담겨져 있을 때 그 문학의 가치를 발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표 1은 2006년 2월에서 2007년 7월까지 발표된 도서(수필집)를, 수필제목으로 구분한 주제별 분류로 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 가장 많은 수필 제목으로 선택한 주제별 분류

(작가가 붙인 책의 제목 방향)

1) 인간 - 인생, 나, 사람

2) 행복 - 행복, 기쁨, 웃음, 즐거움, 돈

3) 사랑 - 사랑, 당신, 그사람, 영원, 그리움

4) 죽음

5) 삶, 생활, 세월, 이야기

6) 종교적 내용

7) 교육. 학교, 배움

8) 사색, 꿈, 희망, 철학, 생각

9) 마음, 명상

10) 여행, 고향, 나라

11) 자연 산, 바다, 꽃, 나무

12) 기타 - 다양한 내용 이었다.

* 새로운 소재 찾기 방향

그 예로 본다면, 문학(수필)치료의 소재 찾기를 들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문학으로도 병의 한 부분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각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수필낭송회. 시낭송회를 열고 있습니다.

작품을 읽어 줌으로 환자의 마음과 정신을 안정 되게 한다거나 생각을 새롭게 일깨워줌으로 병을 치유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문학뿐만 아니라 음악치료, 원예치료, 미술치료까지 발전하여 학문적인 체계를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심리를 이용한 정신적 치료를 통하여 건강을 되찾는 방법이 되겠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각대학 평생교육원에서 많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재 찾기의 방향도, 과거의 소재에서 앞서가는 소재를 찾는 게 좋다고 생각도 됩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소재는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독자들은 새로운 것들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입니다. 평범한 일상의 소재는 그 소재대로 독자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수필쓰기의 첫걸음은 자신의 주변이야기, 자신의 경험담이 되겠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점점 소재가 없어 궁색하게 될 것입니다. 이럴 적에는 새로운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소재를 찾기도 하고 스스로 만드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소재 찾기 방향은, 작가들이 아직 많이 쓰지 않은 소재들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독자들이 발견(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폭넓고 깊이 있게 찾기에 노력하는 겁니다.

* 소재 찾기 방법:

1) 도서관을 가십시오. (다양한 소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도움이 되는 친구를 만나세요. (益者三友 )

공자 말씀에, 친구를 사귈 적에는 정직한 친구(友 直). 착한 친

구(信用 友諒). 견문이 넓은 친구(友多聞)를 만나야 유익하다고 했습니다.

3) 나들이를 하십시오.(나들이, 여행)

이 속에서 새로운 소재를 발견 하려고 노력을 하시면 되겠습 니다.

* 다음 시간에는 새로운 소재(자연에 관하여, 문학치료 등)에 대한 방법도 살펴보겠습니다.

13. 문장이란

문장의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사전을 인용하였습니다.

문장이란 단어들을 순서(어순)에 맞게 배열하여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나 글 따위를 일컫는다. 주어+서술어(“바람이 분다.” “하늘이 푸르다.”), ② 주어+목적어+서술어(“철수가 밥을 먹는다.”), ③ 주어+보어+서술어(“물이 얼음이 되었다.”), ④ 주어+간접목적어+직접목적어+서술어(“영희가 철수에게 책을 주었다.”), ⑤ 주어+목적어+보어+서술어(“영수가 철수를 바보로 만들었다.”).

당연히 이 글도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말할 이가 문장으로써 사물의 인식내용을 표현하는 표상기능(表象機能)이고,

둘째는 들을 이에게 정보를 전달하거나 들을 이로 하여금 전달된 내용에 알맞게 행위를 하도록 요청하는 의도기능(意圖機能)이고,

셋째는 들을 이에 관계 없이 말할 이 자신의 느낌만을 표출하는 서정기능(抒情機能)이다. 이러한 기능들이 문법화하여 비분절요소인 종결억양과 굴곡 형태소인 서법으로 문법 범주화한다.

* 문장의 기교

글이란 주관적으로 볼 때 자기가 생각한 대로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대략적으로 볼 때는 그것을 읽는 사람에게 감동과 공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장이 정확하고 아름답고 매력이 있어야 하며, 또 힘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문장을 정확하고 아름다우면서, 매력과 힘을 갖추게 하는 방법을 글의 기교라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나 글은 대체로 논리적인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와, 정서적인 느낌을 목적으로 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어서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글이 정확하게 표현되도록 꾸며져야 한다면, 느낌을 목적으로 하는 글은 단순히 문법적으로 정확하다는 뜻 이외에도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도록 써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언어 창조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과 관련해서 효과적인 문장 표현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낱말의 정확한 선택과 효과적인 배열.

둘째, 구체적 표현.

셋째, 적합한 비유. 직설적인 문장보다는 비유를 통해 이야기

넷째, 의미의 풍부성과 적절한 암시성.

한편 구체적인 문장 표현의 기법에는 매우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를 크게 나누어보면, 문장의 뜻을 강하게 높이는 강조법, 어떤 것을 다른 어떤 것에 견주는 비유법, 문장의 단조로움을 덜기 위하여 변화를 주는 변화법의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백과사전 인용>

문장의 단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그동안 많은 언어학자들에 의해 논의되었지만 만족스러운 정의는 아직 없다.

전통문법에서 문장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구성하는 단어들의 집합으로 여러 개의 절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절과 구분된다. 그러나 이런 정의는 한 문장이 지니는 것과 동일한 의미가 단 하나의 단어에 의해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점을 지닌다. 이런 정의의 불완전성 때문에 현대문법에서는 문장의 정의를 내리기보다 '문장을 구성하는 것' 또는 '문장'이라 불리는 모든 실체 안에서 나타나는 특성들에 대해 논의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장은 그 구성요소들이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는 발화이며 담화 속에서 억양을 지니는 것이다. 특히 동사가 없는 문장에서의 억양은 고립된 하나의 단어, 또는 단어군과 한 단어로 된 문장을 구별시켜준다. 문장이 지니는 목적은 어떤 사람, 또는 어떤 일(주제:theme)에 대해 무언가를 발화(서술:predicate)한다는 것이다.

① 문장의 짜임새:문장은 단문과 복문으로 나뉜다. 단문은 주어가 하나 이상이더라도 서술어와의 관계가 1번만 성립될 경우의 문장이고, 복문은 병렬, 등위(等位), 종속된 2개 이상의 절을 지니는 경우의 문장이다. 복문에서 병렬이나 등위로 접속된 절들은 문법적으로 충분히 자율성을 지녀서 각 절들이 단문으로 될 수 있는 반면, 종속절은 그 자체로는 단문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주절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② 문장종결법:화자는 종결어미에 의해 청자에게 자기의 생각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기의 생각을 평범하게 진술할 수도 있고 물을 수도 있으며, 상대방에게 어떤 일을 시키거나 같이 행동할 것을 권유할 수도 있다. 국어의 문장종결법은 학자에 따라 4~8가지를 인정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평서문·감탄문·의문문·명령문·청유문의 5가지로 구분된다.

서양의 경우 문장의 정의를 내릴 때 학교문법의 정서법적인 규정을 제시해서 '하나의 문장은 대문자로 시작해 마침표로 끝을 맺는 단어들의 연계이다'라고 하기도 하나 이런 규정은 올바른 정의라 할 수 없다. 한 문장을 따로 떼어서 관찰하면 성분들 사이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분석하거나, 문장 혹은 그 구성요소들의 의미를 단순하게 파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자와 청자를 설정하고 장면의 성격을 고려하면 구성성분들의 기능과 문장이 지니는 의미도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문장이 쓰이는 구체적인 맥락을 '이야기'라고 부른다. 문장은 주어·서술어 등 필수적인 몇 개의 성분을 중심으로 살을 붙이고 가지를 쳐나가지만 이야기는 화자와 청자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장면이 설정됨과 동시에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장과 이야기는 구별된다.

* 문장작법

(국어교재편찬위원회 편, 숭실대학교 출판부)

1. 언어와 문장

1) 언어의 정의: 언어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생리현상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기본원리이다. 언어의 구성자질을 몇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1) 이원성(duality): 소리의 체계와 의미의 체계가 분리되어 있다. 비슷한 소리가 전혀 다른 뜻을 나타낼 수 있다. 예) 노을과 노파에서 노는 발음은 같지만 의미는 서로 상관이 없다. 표음문자이란 뜻입니다.

(2) 창의성(creativity): 필요할 때마다 다른 어휘들의 배합으로 새로운 문장을 언제나 만들 수 있다. 예)폰팅, 옥떨메

(3) 자의성(arbitrariness): 동일한 개념을 나타내는 소리가 같을 수도 있고 언어마다 다를 수도 있다. 예) 집, 가옥, house 등

(4) 교환성(interchangeability):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수시로 바뀔 수 있다. 토론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5) 전위(displacement): 시간과 장소를 떠나 여기 저기, 과거 미래를 오가며 말할 수 있다. 심지어 거짓말을 할 수 있다.

(6) 문화적 전달(cultural transmission): 언어는 유전적으로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전달된다.

* 언어학의 분야: 언어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층위에 따라 3가지 측면에서 고찰한다.

①음운론(phonology): 말소리를 연구하는

②통사론(syntax): 문장의 구성요소와 그 연결 관계를 연구하는

③의미론(semantics): 의미를 연구하는

언어마다 이 3가지 층위를 충족시키는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이를 완벽하게 습득하는 선천적인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2) 언어의 기능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요소가 언어이다.

우리가 무엇을 인식하거나 기억한다는 것을 언어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사고행위 자체를 곧 언와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언어는 인간 사고의 틀을 결정하며, 이와 같은 인간의 사고의 틀에 의해 인간은 존재세계를 인식한다.”

“인간은 ‘세계의 거울로서의 언어’를 언어를 그저 사용할 뿐이다. 인간은 오직 이 ‘세계의 거울로서 언어’를 통해서만 사고한다. 그러기에 언어의 한계는 바로 인간 사고의 한계와 일치한다.”는 언어상대성가설까지 대두되고 있다.

* 야곱슨(Roman Jacobson)의 의사전달행위 6가지 요소: 이 중에서 어느 요소가 강조되느냐에 따라 의사전달의 6가지 상이한 기능이 있다고 한다.

(1) 지시적 기능: 모든 의사전달의 기초,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검증이 가능한 정보를 표현한다. 논리학을 비롯한 제 과학의 목적이다. 혼돈을 피하려는 본질적 사명이 있다.

(2) 정서적 기능: 전하는 언어와 발신자 사이의 관계이다.

지시적으로 대상에 대한 여러 가지 관념 외에, 그 대상에 대한 자신들의 태도

즉, 그 대상이 좋다던가 싫다던가, 아름답다거나, 추하다거나 등을 표현할 수 있다.

지시적 기능이 객관적기능이라면, 정서적 기능은 주관적기능이다. 양자는 서로 보완적이다.

정서적 기능의 원천은 문제적 변이형과 내포적 의미작용의 가운데에 있다.

과학적 신호체계의 목적은 이러한 변이형들과 내포적 가치들을 중화하는 것임에 반해,

미적 신호체계는 이들을 현재화하고 발전시키려 한다.

(3) 욕구적 기능: 명령적 기능이라고도 하며, 전하는 언어가 수신자에게 반응을 일으키려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수신자의 지성에 요구하거나 정서적 감성에 호소할 수도 있다.

지시적/정서적, 객관적/주관적, 인식적/감정적 구별이 있을 수 있다. 목적이 공동의 행위를 조직화하는 모든 신호들이나 작업계획들(노동작업, 군사적 전술) 등은 전자에 속한다. 수신자의 참여를 동원하려는 사회적 신호체계나 미적신호체계는 후자에 속하며, 요즘 광고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광고에서는 전언의 지시적 기능은 약화되는 반면에 기호 그 자체가 전면에 나서게 된다. 이는 반복에 의해서 수신자를 조건화하든가, 무의식적인 감정적 반응을 축발하여 수신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4) 시적 기능(미적 기능)(문학적 기능)

야곱슨이 ‘전언의 전언 그 자체에 대한 관계’라고 정의하였다. 이것은 한층 뛰어난 미적 기능이다.

예술작품에 있어서 그 지시대상은 전언 그 자체이며,

이 경우 전언은 의사전달의 도구로서 존재하기를 그치고(의사전달의 도구가 아니고), 그 대상으로 되는 것이다.

모든 예술과 문학이 창조하는 것은 전언=대상이다.

이것은 전언 그 자체가 대상인 것으로서, 그리고 그 대상은 그들을 대칭시키는 직접적 기호를 넘어서는 그 위의 것으로서,

그들 스스로의 의미작용을 산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어떤 특정한 기호학 영역, 즉 양식화, 기호작용, 부의 실체화, 상징적 표현 등의 기호체계에 속한다.

(5) 상황적 기능

이는 의사전달을 확인하고, 지속시키거나 중단시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예) 잘 들립니까?, 전화 중에 수신자가 무의식적으로 “네, 네”라고 하는 것 등이다. 종교의식에서 반복적으로 따라하는 말 등도 여기에 속한다. 상황적 전언의 지시대상은 의사전달 그 자체이다.

(6) 단어적(메타언어적) 기능

이 기능의 목적은 수신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느 기호의 의미를 규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괄호 속 문자 같은 것이다.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하기 위해 설명을 가하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 기능이 혼재하며, 어떤 경우에 어느 기능이 강조되어 있다.

* 문장과 수사법


1) 문장

문장은 자신이 표현한 언어나 단어를 다듬어서 보다 아름답고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만드는 기술적인 어법입니다.

수사란 언어와 글을 아름답게 꾸며놓는 기법으로 그 방법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이를 잘 이끌어 가는 언변술이 좋은 사람을 언변가라고 합니다. 수사법을 잘 사용한 내용을 읽게 되면 좋은 문장이라고 합니다. 문법적으로 수사법은 말이나 글을 꾸미고 다듬는 기교나 방법을 의미합니다.

작가는 어떤 사물을 보게 되면 은유법, 비유법, 직유법 등으로 멋지게 표현을 합니다. 그 기법은 이미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내용입니다. 참고로 다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인생을 안 것은 사람과의 접촉의 결과에서가 아니라, 책(문장)과 접촉한 결과이다."라고 프랑스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는 말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좋은 문장일까요. 문장을 쓰기에 앞서 목적에 부합되는 글인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설명문, 해설문 - 지식, 이해가 목적인 글
논설문, 논증문 - 설득, 동조가 목적인 글
묘사문, 서정문 - 감화, 공감이 목적인 글
기사문, 서사문 - 사건, 흥미가 목적인 글

첫째, 진실된 글이어야 합니다. 수필은 진실을 바탕으로 한 글이므로 진실의 힘과 감동이 잘 전달되도록 해야 하며 허위가 없어야 합니다.

둘째, 바른 글이어야 합니다.
품위 있는 글 : 어휘, 바른 관점의 글
문법에 맞는 글 : 맞춤법, 띄어쓰기, 월점

셋째, 쉬운 글이어야 합니다.
단락의 변화나 한계가 뚜렷한 글. 구성상 짧고 간결한 글. 문체상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은 글.

넷째, 재미있는 글이어야 합니다.
화제나 내용이 새롭고 재미있는 글. 서술이나 표현이 참신하고 개성적인 글. 변화있는 구성으로 지루함이 없는 글.

2) 수사법
문장의 표현에 있어서 많은 수사법이 사용하되 지나친 수식어의 남발은 문장을 천박하게 만들며 오히려 진실을 오도하게 합니다.

수사법의 3대 원리
문장의 수사법에는 기본 원리로 강조의 원리, 비유의 원리, 변화의 원리가 있습니다‘
(1) 강조의 원리
작가의 나타내고자 하는 사상이나 감정 중에서 어느 부분을 더욱 또렷하게 전달하며 강한 인상을 주려고 할 때.
(2) 비유의 원리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어떤 형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보임으로서 명확한 인상을 주려고 할 때.
(3) 변화의 원리
문장의 단조로움이나 지루함에 변화를 보려고 할 때

① 비유법
비유법이란, 기존의 의미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얻기 위해, 어떤 의미의 말이나 현상을 그와 유사성이 있는 다른 현상이나 말에 결부시킴으로써, 의미를 새롭게 전이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비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 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失了愛情痛苦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이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 피천득의 「오월」 전문-

직유법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를 '―처럼', '―같이', '―인 ', '―인 듯' 등의 말을 매개로 하여 '무엇은 무엇 같다.' 혹은 '무엇 같은 무엇' 식으로 결부시키는 비유법입니다.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가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 한 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풀어 뜨리고 우는 청상(靑孀)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 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푸른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마는,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 누러 나온 사람도 보고,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 있는 사람이 보는 중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 ,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 나도향의 「그믐달」 전문 -

은유법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직접 연결하여 '무엇은 무엇이다'는 식의 비유입니다. 「수필은 청자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 피천득의 「수필」의 서두 -

상징법
비유의 폭과 깊이를 고도로 확장·심화시킬 수 있는 비유법으로, 원관념은 언어 진술의 표면에 직접 나타내지 않고, 보조관념만 드러내는 식의 비유법입니다.


풍유법
원관념은 드러나지 않고 보조관념만 드러나는 데, 그 보조관념들 모두가 비인격적인 것들이라는 점에서 의인법이나 상징법과 다릅니다. 풍유나 우화를 구성하는 보조관념들은 주로 동식물의 생활 풍습이며, 그것을 통해 인간의 생활 풍습을 암시합니다.


활유법과 의인법
무생물이나 동식물에 생명이나 인격을 부여하여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활유법은 무생물을 생물의 속성에 비유하는 비유법이고, 의인법은 비인격적인 유정물을 인간의 속성으로 비유하는 것입니다.

대유법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로 대치하는 비유법으로, 어떤 사물과 밀접히 관련된 것을 사용해서 다른 사물을 나타내는 환유법과, 개체로 전체를 혹은 전체로 개체를 나타내는 제유법이 있다. 시골 사람을 '핫바지', 형사를 '가죽잠바'로 표현하는 것은 환유법이고, '약주'로 술 전체를 '밥'으로 음식 전체를 표현하는 것은 제유법이다.

의성법
어떤 사물의 소리를 표현하는 방법이고, 의태법은 사물을 그것의 생김새나 움직이는 모양으로 표현하는 비유법이다. 바람의 부는 모습을 표현한 '산들산들' '한들한들' '살랑살랑'등이 의태어의 일종이고, '삐이 삐이 뱃종 뱃종' '호올 호로롯' '찌이잇 잴잴잴잴' 등은 새소리를 형용한 의성어이다.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오른다.(의태법)
아이가 아장아장 걷는다.(의태법)
까마귀가 까옥까옥 울고 간다.(의성법)

② 강조법
강조법이란 글 중의 일부를 강조하는 효과를 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수사법입니다. 강조법의 종류는 과장법, 반복법, 열거법, 영탄법, 점층법과 점강법, 현재법, 대조법, 억양법, 미화법, 문답법, 명령법, 돈호법, 치환법, 괄진법이 있습니다.

③ 변화법
변화법은 어떤 사상이나 감정을 서술하다가 너무 단조롭고 지루하게 되거나,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표현상의 변화를 필요로 할 때, 표현에 변화를 줌으로써 인상깊고 생생한 감동을 주어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수사법입니다. 변화법으로는 설의법, 인용법, 도치법, 생략법, 대구법, 반어법, 역설법, 곡언법, 냉조법, 비약법이 있습니다.

* 문장쓰기의 실제 예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은 피를 말리고 뼈를 깎는 일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언젠가 글을 쓰면서 이런 내용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글 쓰는 작업은 돈을 버는 일도 아니요, 또 돈을 벌려고 글을 쓰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예술이란 다 그렇겠지만, 그 중에서도 글을 쓴다는 일은 자신과의 싸우는 작업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희로애락과 고독한 인생살이를 달래고, 자신의 사색과 철학의 진선미를 통하여 내 이웃과 사회를 행복한 삶으로 이끌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수필은 편하게 읽히며 느끼기는 쉬워도 쓰기가 어려운 글입니다. 수필을 써 보지 않은 사람은 그저 붓 가는 대로 쓰는 게 수필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글이란 모두가 작가의 깊은 생각을 정리하여 붓 가는 대로 쓰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달관된 인생관으로 지식과 사유의 경험을 바탕에 두고 예술의 혼을 담아내는 게 수필의 생명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남다른 인생의 경험과 사물을 성찰하는 예지의 눈으로 고뇌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이에 수필은 어디까지나 한 개인적 삶의 철학과 사색을 통한 의미를 감동으로 담아내는 언어의 율동입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표현은 주관적이지만, 문장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을 때 오랜 생명력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내용과 순수하면서 신선한 생각을 담아낼 때 작품의 가치를 더해 줍니다.

오늘의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문화로 활용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표현은 정보화시대의 언어적 사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보화시대라고 하면 이는 일반적으로 영상매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날이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인류의 사회생활 문화가 TV매체를 통하여 급속도로 스쳐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인간적 문화예술이 하나로 뭉쳐져 가고 있습니다.

영상이란 영화나 텔레비전의 화상(畵像)으로, 현대사회는 영상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화상에서 느끼는 시각에서 청각까지 연결함으로 인간의 사고력까지도 변화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독서의 문화에서 이미 영상문화로 이끌리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무엇보다도 수필은 재미가 있어야 글을 읽게 됩니다. 우리의 수필문학 작가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정서나 문화적 취향과 성향에 따라 함축된 감동의 작품으로 독자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삶의 능선에서 힘들어 절망하고 아파하는 내 마음을 어찌 알고 찾아와 식물이 자라는 과정으로 아픔을 어루만져주며 내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와 격려로 용기를 주나. 나무가 자라는 동안 옹이와 나이테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삶이다.

전에는 거실바닥에 깔린 모노륨의 옹이와 나이테가 지저분하게 보였었는데, 옹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 후부터는 옹이의 모양이 고풍스러운 무늬로 보인다.

옹이가 만들어질 때는 또 얼마나 소리 없이 고통을 호소했을까? 하지만 힘들다고 그 자리를 떠났더라면 오늘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없었겠지.

이 모든 아픔을 겪고 나서야 건축가의 손에 들려지는 것이리라.

김은혜<옹이>중에서

아버지는 낫 가는 일로 하루를 연다. 다음 날 새벽도 바가지에 물을 담아놓고 숫돌에 물을 뿌려가며 갈다가 날이 잘 섰나, 확인하려면 예리한 눈으로 낫 날을 싹 훑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숫돌에 문지른다. 그러려면 낫 가는 소리는 끊어졌다 이어지고 이어졌다 다시 끊기는 소리가 낫 가는 소리다.

내가 살아온 삶은 자녀들의 귀에 무슨 소리로 남으려나.

아마 내 자녀들도 우리 부부의 삶을 들추어보면 마음 한켠이 아리도록 시린 떨림으로 자리한 부분이 남아있지 않겠나 싶다. 철없던 어린 시절 새벽마다 쇠와 돌과 물이만나 굵고 가늘고 긴 울림이 아버지의 노랫소리로 들렸는데, 지금 아버지의 삶을 떠올리니 그 섬세한 소리야말로 애간장이 끊어질 듯한, 처량한 소리로 들림은 왜일까. 김은혜 <낯익은 소리>중에서

인생을 거대한 바둑판에 비유하면 하루하루가 바둑판 위에 두어지는 한 알의 돌이 되겠다. 살면서 의미가 소멸하지 않은 참된 돌은 과연 몇 개나 될까? 탁월한 선택으로 빛을 보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잘못된 선택으로 손해를 보거나 고통을 받아야 했던 날들도 있었다.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는 일이야말로 인생 복기이리라.

복기는 너의 눈으로 나를 보는 것과도 같다. 철저하게 객관적 입장에서 그때 그 장면에서 두었던 수가 상대의 눈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돌아보면 비로소 실수가 눈에 보이고 완착과 패착, 헛수와 자충수도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사람이 제 눈으로 자기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은 남의 눈으로 자신을 살피라는 섭리이리라.

고영옥「복기」중에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하는 말을 많이 하기도하고 듣기도 한다.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식물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해 거름과 흙의 순서를 바꾼 상태에서 심었더니 잘 자라주지 않았고 지나치게 거름을 많이 주었을 때도 잘 자라지 않았다. 어린 묘를 심어 놓고 성급한 마음에 자주 손길을 주었더니 그 역시도 잘 자라지 않았다. 적당한 때를 알고 그들이 언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돌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빨리 자라라고 어서 빨리 자라서 고운 꽃을 피워내라고 재촉하는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저들은 기다리라고 때가 되어야 한다고 나를 향해 끊임없이 속삭여 댄다.

송보영 <연꽃을 가꾸며> 중에서

‘마지막 내 삶을 단풍처럼 곱게 물들이며 살고 싶다. 마지막 타오르는 사랑처럼 사랑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준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란 것을 몸으로 실천하리라. 이제는 조심스럽게 나를 다스리고, 한 마디 한 마디 아름다운 말, 넓은 가슴으로 포용하고 열린 가슴으로 화합하고 뜨거운 열기로 모두를 사랑해야지……’

김정자 <가을속의 산책> 중에서

지나간 것은 웃음이든 눈물이든 다 안타까운 그리움이다. 흐르는 시간은 몸의 변화를 가져오고 마음을 흔든다. 잡초만 무성한 이곳 폐사지에는 어떤 청량음료로도 해소 되지 않는 진한 갈증 같은 그리움이 있다.

코가 깨지고 옷이 찢기어진 채로 천년을 웃고 있는 저 석상의 미소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아무것도 모르는 듯 그렇게 침묵하고 있다. 사람이 그리워 천년의 기다림으로 돌에서 깨어나 웃고 있다. 석상에 온기를 불어 넣어 주고 싶다. 석상의 미소도 쓸쓸한 폐사지, 석탑 아래로 불어오는 바람에 내 흐르는 눈물을 맡겨 본다. 도톰하던 여름 해는 다 소진되고 속살이 비치도록 얇아진 가을햇살이 내려앉는다.

김용례<폐사지의 그리움> 중에서

우물쭈물하자 별로 맛이 없었느냐고 재차 묻기에 맛있게 먹었다며 얼버무렸다. 아내가 베란다에서 빨래를 걷고 있는 사이 부랴부랴 도시락 가방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정신없이 도시락을 먹고 내려오니 아내는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데워 놓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산처럼 부른 배 때문에 밤 깊도록 방안을 서성거려야 했다.

과식해도 아내의 사랑은 묘약인가, 평소보다 두 배나 더 먹은 저녁이었는데 소화불량에는 걸리지 않았다.

정관영 <도시락>중에서

인간뿐만이 아니라 세상 만물에는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인가보다. 만남의 기쁨이던 이별의 슬픔이던 한때의 소중했던 시간들이, 우리들의 삶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보람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 인간의 삶 가운데 세 가지 진리의 고사성어로, 제행무상(諸行無常), 회자정리(會者定離) 원증회고(怨憎會苦)가 있다. 즉 우주만물은 항상 한 모양으로 머물지 아니하고,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짐의 운명이 있으며,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사람과도 만나서 함께 살아야만 하는 진리가 아닌가.

홍재석< 민들레의 예찬> 중에서

땅을 기어 옆으로 번지며 자라는 쑥도 올곧게 자라는 삼밭에 심으면 따라서 곧게 자란다는 뜻으로 삼밭에 쑥이라 한다. 그 여인도 장꾼들이 모여 사는 환경에서 선비 댁으로 시집가서 특별교육은 물론 성형도 없었지만 외모와 사고思考까지 딴 사람이 되었다. 자녀들에게 영어, 수학 심으려고 고액 과외 지도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자녀환경을 위해 삼밭 같은 분위기 조성해서 키우려고 고액 투자하는 부모는 볼 수 없어 안타깝다. 가정이 삼밭이면 거액 과외가 필요할까?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가족이 함께 책을 들고 앉으면 따라서 책을 들 수밖에 없으며 예습, 복습에 익숙할 터이다. 오계자 <삼밭에 쑥>작품 중에서

여자란, 요리와 바느질, 손으로 하는 솜씨가 좋아야 예쁜 딸을 둔다고 했다. 꽃꽂이, 지점토, 박 공예, 마사지까지 손으로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건 흉내 낼 수 있는 것은 잠재해 있는 손재주가 내게 있었나 보다.

요즈음은 천연 화장품 만들기를 즐기는데 천연의 향으로 쌀겨와 깻묵을 이용하여 마스크를 만들어서 발라보고, 남에게 선물을 하면은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손은 마술사처럼 무엇이던 연구하고, 임상하고, 먹거리 만드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니 얼마나 감사 한가.

이진순<동짓달 긴 밤에> 중에서

어머니도 한 그루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꽃을 피워 향기가 날 때는 나비도 날아오고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꽃잎이 시들고 쳐다보는 이 없어도 나무는 소리 없이 잎을 틔워냈다. 필요한 이들에게는 넓은 그늘도 만들어 준다. 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 진다. 등을 기대면 더욱 좋다. 등걸로 남더라도 더 주고 싶은 것이 어머니의 마음 아닌가 싶다.

다 진 줄 알았는데 바람결에 꽃잎 하나가 눈물처럼 떨어졌다. 손에 쥐어 봤다. 꽃잎이 작다.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 많은 자식들이 있어도 정을 붙일 곳은 텃밭뿐인 어머니.

조영의<꽃잎>중에서

어디에선가 날라 온 송화가루는 창틀에 노오랗게 내려 앉았고 방구석에도 책상위에도 흩뿌려지듯 내려 앉아 공기가 움지이면 가볍게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콧김이 닿아도 송화가루는 움직였고 손바닥으로 바람을 일으켜도 노오란 가루는 움직였다. 미세하나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여럿이 한꺼번에 뭉쳐 옮겨 다니는 것은 마치 발달린 곤충의 작은 새끼가 살아보겠다고 약싹 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같았다.

나는 아주 작은 송화가루가 바람에 날려 움직이는 것을 보고 생명의 신비를 깨달았다. 물론 송화가루는 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는 아니다.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송화가루는 소나무를 뿌리내리게 하지도 못한다. 다른 꽃씨는 직접 새싻을 눈트게 하지만 송화가루는 그저 가루일 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해서 소나무를 키워내지 못한다. 이현숙<송화 가루와 소쩍새>중에서

세상 이치가 음과 양으로 조화를 이루듯 젊음이 넘치는 남성의 산과 여성인 듯 잔잔한 호수가 된다. 초례청에서 천륜에 끌리는 미소로 부부의 연을 맺듯 서로를 채우고, 품는 합일이 사랑같이 아름다운 환희를 자아낸다. 초례청의 풍경이 환상으로 다가 오는가 ? 생동하는 화조병풍에 천상의 선녀가 하강하는 듯 하얀 물살을 가르며 떠가는 유람선이 날개옷 같은 물결의 여운을 남기며 산을 돌아간다. 아름다운 그림, 병풍을 펼치는 듯 ……

이재부<청산에 누워>중에서

14. 서두 쓰기

1) 머릿글은 어떻게 쓸까 ?

우리는 결혼을 하기 전에, 누구나 첫선을 보게 됩니다. 이때 제일 먼저 그 사람의 외모를 따집니다.

즉 ‘첫인상’이지요. 물론 중매인에 의해 그 사람의 인품이나, 가정에 관하여는 개략적으로 알고 있게 되면 다소 느낌은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인상을 따지게 됩니다.

대개는 첫인상이 결혼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필에 있어서도 서두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두를 통하여 작품의 내용을 감지할 수 있는, 함축된 의미전달이 내포되어 있거나,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흥미의 유발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작품의 서두는 갈증난 독자들에게 신선한 한 모금의 물이 되어야 하고,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 위를 걸어가고 싶은 아름다움과 순수함이 배어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바닷가의 백사장 위로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거나 어린 시절의 산울림처럼 기억에 맴돌게 함이 중요합니다.

서두의 다섯줄 정도가 독자의 마음을 이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즉, 남다른 서정성과 문장의 표현으로 관심을 유발 할 수 있고 감칠맛 나게 함입니다.

서두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금언을 인용하기도 하고, 소설적 기법으로 의문점을 제시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주제에 맞지도 않는 엉뚱한 문장을 인용함은 오히려 어색하게 됩니다.

글은 언제고 서론, 본론, 결론의 3단식으로 나누어집니다.

또한 기, 승, 전, 결의 4단식의 짜임으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머리(起), 중심(承,轉), 끝(結)으로 이에 맞는 전개로 글을 써 나갈 때 어색함이 적습니다.

이철호 수필가는 수필평론의 이론에 대입시켜 5단계 구성법으로 몬로(H.Monroe)의 방법이라며

1) 주위환기단계,

2) 필요성 제시단계,

3) 필요충족단계,

4) 구체화단계,

5) 행동 유도단계

로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발생되었을 적에 보다 정확한 글을 써야 합니다.

글을 쓸 적에는 일반적으로, 여섯 가지 원칙에 따르게 됩니다.

<여섯 가지 원칙>

* 언제,

* 어디서,

* 누가,

* 무엇을,

* 왜,

* 어떻게

순서에 입각한 내용으로 적습니다.

이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가 되게 하기 위한 글의 형식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나 와트(Watt. W.)라는 사람은 어떤 글이던지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추어야 한다는 공식의 노예가 되었다면 이의 속박에서 벗어나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작품의 구성은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할 때, 산만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므로 이는 작가가 나름대로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오창익 교수는 서두의 형태를 다섯 가지로 분류 하였습니다.

첫째, 순차적 또는 단순구성에서는 대개 완만하거나 겸손한 서술체의 문장,

둘째, 비평, 철학적 수필의 경우는 제목과 유사하거나 제목이 시사하는 내용을 담은 문장.

셋째, 교훈 문학적 수필에서는 명구를 인용하거나 논지 결론부분의 문장.

넷째, 신변 성격묘사 등 문학적 수필에서는 대체로 글의 중심을 이루는 사상이나 감정의 정수를 직설적으로 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처리하는 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담화, 서간, 사실적 수필의 경우다. 이 경우는 대개 대화자 작중인물의 이름이나 특징 또는 사건의 요체가 서두에 정리하고 있다. 고 들려주고 있습니다.

김은전님은 11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동서고금의 명문구나 격언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이용함.

② 때와 장소의 제시.

③ 의문문

④ 대화.

⑤ 정의.

⑥ 글 전체의 주제 제시.

⑦ 현재의 심경이나 일상생활의 체험서술.

⑧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나 사회의 이목을 끄는 화제의 소개.

⑨ 두 가지 사물의 비교나 대조.

⑩ 역사적 사건이나 고사(故事).

⑪ 결론의 제시

이와 같이 서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끌게 합니다. 작가의 나름대로 기법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윤오영 수필가님은 수필입문에서는 이렇게 일러주었습니다.

‘안개같이 시작해서 안개같이 끝나는 글은 가장 높은 글이요, 기발한 서두로 시작해서 거침없이 나가는 글은 재치 있는 글이요, 간명하게 쓰되 정서의 함축이 있으면 좋은 글이다.

그 어느 것을 취하든 느낀 동기에서 선명하게 붓을 들면 큰 실수는 없다’

이렇게 문장을 쓴다면, 참으로 멋진 서두가 되겠지요.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듯이 서두쓰기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는 서두가 잘 떠오르지 않으면, 우선 소재와 주제를 맞춰서 문장을 이끌어 갑니다. 그런 후에 적합한 서두를 이끌어 대는 예도 종종 있습니다.

글을 다 쓰고 난 후에도 주제와 연결되게 위의 방법(11가지 제시)를 기억함이 좋겠습니다.

글의 서두는 독자들에게 첫선을 보인다고 생각하고, 고심해서 이끌어 가기바랍니다.

* 수필 서두쓰기의 실제

서두를 어떻게 쓸 것인가.

글을 쓸 적에 고심을 하는 부분입니다. 첫 문장이 그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는 그만큼 서두가 중요하다는 뜻에 입니다.

서두는 작품에 있어서 첫인상을 나타내는 치장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람도 어떻게 치장을 하였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져 보이게 되듯이, 수필에 있어서도 서두는 작품의 결미 못지않게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서두의 예 1>

「한국수필」문학지에, 공동으로 발표된 주제 : ‘그리운 금강산’

작품 20편 중에서 서두의 몇 편을 살펴보았습니다.

<발표: 99년 8월호>

조경희 (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금강산은 네 번을 가봐야 한다고 한다. 봄의 금강산, 여름의 봉래산, 가을의 풍악산, 겨울의 개골산 또는 설봉산을 보아야 비로소 금강산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의 이번 금강산 등정은 두 번째 길이었다. 첫 번에는 여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금강산으로 갔다. 그때 찍은 사진에 여름 교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그때도 여름이었던가 싶다. 이번에도 유월 초하루였으니까 초여름이라 할 수 있다.

김영배 수필가.

반세기 동안 막혔던 남북의 문이 이제사 열려오나 보다 생각하면 꿈만 같다.

지난해 정주영씨가 불편한 노구로 소 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갈 때, 나는 목이 메어 울었다. 그리고 ‘차라리 소가 되어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실향민의 한을 시로 쓰며 다독였다.

최은정 수필가.

천선대에 오르니, 환청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동편제의 장쾌한 성음이 등등한 기세로 웅장하게 귓전을 때린다. 내지르는 상성이 맑은 공기 속에 귀곡성 같다. 기상이 넘쳐흐른다. 나는 지금 신의 정원에 온 것이다. 아~ 하면서 넋을 놓았다.

김영웅 수필가.

99년 5월 31일 (월)

나는 오늘 코앞의 우리 땅, 통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만 내다보며 그리워하던 산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금강산 일만이천봉, 말로만 듣던 그 모습을 이 눈으로 보려는 것이다. 무슨 외국여행이랍시고 출국수속에 준하는 절차를 밟고서야 유람선 봉래호에 승선할 수 있었다. 여행객들은 모두 머나 가까우나 어디론가 떠날 대는 항상 뒤숭숭하고 들뜬 기분이다. 원색차림의 복장에다 여행용 색을 메고 일행끼리 떼지어 웅성거린다. 나도 그들 틈에 끼었더니 기대에 부풀어 괜히 초초하다.

김영월 수필가.

물이 흐르는게 아니라 구슬이 굴러가고 있는 듯한 옥류동 계곡에 취하여 발길을 재촉하다보면 마침내 구룡폭포가 굉음을 쏟아내며 우람한 모습을 드러낸다. 폭포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따로 있지만 나는 굳이 아래쪽으로 내려가 폭포의 얼굴을 좀더 가까이 보고 싶었다.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조심 딛고 폭포물이 검푸레한 빛깔로 고여 있는 소(沼)에 이르니, 안개같은 물보라가 얼굴과 땀으로 끈적거리는 양팔의 살갗에 달라 붙는다.

신진탁 수필가.

온정리 어귀의 삼거리에 남동으로 열린 비포장 길은 해묵은 아름드리 미인송이 험준하게 겹쳐진 능선으로 따라간다.

가쁜 호흡을 쉬듯 완만해지는 남강(적벽강)이다. 그 옛날 신계사 옆 봉전천까지 수많은 연어 떼가 몰려와 어부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스님들조차 마음을 모으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노옥식 수필가.

볼수록 아름답다는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렇게도 보고싶고 그립던 금강산임에도 긴장감을 떨쳐 버리지 못해서인지, 장전항에 배가 닿고도 감회를 느끼기보다는 불안한 마음이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잇는 냉엄한 현실 탓일까? 이곳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다. 곳곳에 무장 차림을 한 감시병들이 눈에 뜨이기도 했지만, 금기사항 역시 너무도 기가 막혔다.

김희숙 수필가.

이른 아침 봉래호는 무사히 동해항에 닿았다. 육지와 나란히 정박해 잇는 여러 척의 배를 바라보면서 나는 쓸쓸하기만 하던 북한의 장전항을 생각했다.

새벽부터 갑판에 올라가서 응시한 북한 땅은 부연 안개 속에 잠겨 있고 항구에서는 조그만 작업 배가 몇 척 눈에 띌 뿐. 조용하기 그지없다. 그곳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도 망원경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서두의 예 2>

김규련<개구리소리>

지창에 와 부딪치는 요란한 개구리소리에 끌려 들에 나와 서성거려 본다. 저녁 나절 몹시 불던 바람은 잠이 들고 밤은 이미 이슥하다.

모를 내기에는 아직 이르다. 물이 가득 잡힌 빈 논에는 또 하나의 밤하늘이 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개구리소리는 연신 하늘과 땅 사이의 고요를 뒤흔들고 있다. 와글거리는 개구리소리에 물이랑이 일 적마다 달과 별은 비에 젖은 가로등처럼 흐려지곤 한다. 첩첩한 산이며 수목(樹木)들은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다. 그들도 이 밤에 개구리소리에 묵묵히 귀를 모으고 있는 것일까.

개골 개골 개골 가르르 가르르 걀걀걀걀.

유경환 <두물머리>

사람들은 이곳을 두물머리라고 부른다. 한자로 표기되면서 양수리(兩水里)가 된 것이나, 사람들은 여전히 두물머리라 일컫는다. 두물머리. 입 속으로 가만히 뇌어보면, 얼마나 정이 가는 말인지 느낄 수 있다.

그토록 오래 문서마다 양수리로 기록되어 왔어도, 두물머리는 시들지 않고 살아 우리 말의 혼을 전해 준다. 끈질기고 무서운 힘이기도 하다.

두물머리를 시원스럽게 볼 수 있는 곳은, 물가가 아닌 산 중턱이다. 가까운 운길산. 남양주 운길산에 이르는 산길에 올라보면, 눈앞에 두물머리가 좌악 펼쳐진다. 두 물줄기 만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손봉호 <죽는 연습>

아이들이 어렸을 때 화재대피훈련을 시켜 본 일이 있다. 우리 집 지붕은 벽에다 나무 서까래를 걸치고 합판을 덮은 다음 그 위에다 기와를 올려놓은 것이고, 그 밑에는 전깃줄이 어지러이 얽혀 있어 누전이 되거나 하여 불이 나면 시멘트 기와가 이층에 있는 아이들 방으로 그대로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어느 날 아이들을 불러 놓고는 불이 났을 때 어떤 문을 통해서 어떻게 밖으로 뛰어나가야 하는가를 상세히 일러 주었다. 그리고는 그렇게 뛰어나가는 연습을 한두 번 시켰다.

며칠 후 아이들이 저희들 방에서 한창 재미있게 놀고 있을 때 갑자기 “불이야!” 하고 고함을 쳐보았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내가 일러 준 그 길로 잘 뛰어나갔다. 칭찬을 해 주었더니 그 놀이 재미있으니 또 하자고 졸라 몇 번 더 연습할 기회를 가졌다.

맹난자<유불위재(有不爲齋)>

키는 작으나 두툼한 어깨, 넉넉한 심성, 유머로 번뜩이는 지혜의 소유자, 임어당(林語堂)을 생각하면 왠지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

그는 현세의 삶에 모든 가치를 두고 이 지상을 있는 그대로의 천국으로 보았다. 매순간을 충실하게 그리고 보다 즐겁게 살려고 애썼으며 실제로 그렇게 살다 간 사람이기도 하다.

“인생을 즐긴다는 것 외에 인생에 무슨 목적이 있겠는가?”

그는 큰딸이 목을 매고 죽었을 때도 남은 두 딸들에게 강조한 말은 이것이었다. 인간에게 주어진 목숨은 오직 하나뿐, 그렇기 때문에 온갖 방법으로 그것을 누려야 한다는 것.

윤후명<철학 선생이 된 작은 나무>

겨울이 하도 답답하여 산수유와 자두 가지를 쳐다가 항아리에 담가두었더니 보름쯤 지나 꽃망울이 터졌다. 그리고 매화 화분을 들여놓아 봄을 확연히 앞당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것은 자연, 즉 ‘스스로 그런’ 것은 아니라서 아무래도 석연치가 않다. 석연치 않은 짓은 하지 않으며 살기로 한, 삶에의 내 약속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바깥에 ‘스스로 그런’ 모양으로 견디지 못하는 것들은 역시 화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겨울이 오자마자 들여놓은 석곡은 겨우내 고아한 꽃으로 나를 벗해주었다. 우리나라의 남쪽 지방에 자라는 석곡처럼 맑고 깊고 그윽한 꽃은 세계에 없다고 여러 사람들이 입을 모은다. 난의 당당한 일종이면서 기르는 데 까탈도 부리지 않는다. 그저 뿌리를 이끼로 둘둘 말아 화분이나 우묵한 돌에 넣고 물을 가끔 줄 뿐이다. 물이 꽤 오래 말라 있거나 젖어 있어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낸다.

이정림 <큰바람 비켜가고>

간밤에는 무서울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유리문을 닫았는데도 무엇이 계속 부딪히는 소리가 나서 나가 보았더니,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바람에 커튼 줄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또 밖에서 부는 바람은 유령처럼 울부짖으며 유리창에 와 부딪히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음울하게 들리는지 밤 기운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대체 얼마나 바람이 불면 이러나 싶어 문을 조금 열어 보려고 하자 갑자기 세찬 바람이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며 급히 문을 닫았다. 바람의 기세가 너무도 무서웠기 때문이다.

아침에 신문을 보니 간밤의 바람은 보통 바람이 아니라 초속 58미터로 불어 댄 '프라피룬'이라는 태풍이었다. 기상청의 풍력 계급 표에 따르면 초속 21∼25미터(큰 센바람)이면 기와가 벗겨지고, 초속 25∼29미터(노대바람)이면 가옥이 뿌리째 뽑힌다고 한다. 그리고 초속 30미터(싹쓸바람)가 넘으면 차량이 전복된다고 하는데, 초속 58미터로 불어 댄 간밤의 바람이 얼마나 초특급 태풍이었는지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정목일<쌀 두 되>

팔순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려면 쉰이 넘은 나이도 잊어버리고 어린 아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어머니, 제가 어렸을 때 아무개는 어떻게 됐을까요?”

슬쩍 말머리를 꺼내 놓기만 하면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엔 웃음이 번져 흐른다. 세월은 흘러갔어도 그때의 일들만은 어째서 잊혀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살았던 골목 안의 광경, 구멍가게의 모습들, 내 소꿉친구들, 이웃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동네의 나무들… … .

어릴 때의 풍경들이 다시금 되살아나 눈앞에 다가서고 있다.

어머니는 자신이 얘기 속으로 들어가 버리기나 한 것처럼 얘기꽃을 피운다. 이럴 때가 어머니로선 가장 생기에 넘치는 순간이다.

허세욱<움직이는 고향>

어머님이 홀로 되신 지 어언 2년이 다가온다. 그러니까 내 마음의 포근한 고향도 때마다 봇짐을 싸듯이 자리를 옮기기 2년이 가까워온다.

고향이 고향으로 불리우는 내력은 많다. 누구는 자기가 출생한 곳을, 누구는 선영이 있는 곳을, 누구는 호적상의 본적을, 누구는 친족의 집단취락을 말하지만, 나에겐 부모가 계신 곳, 어머니가 계신 곳을 말한다. 어머니가 담그신 청국장 시루가 아랫목에 좌정한, 그런 발효된 메주 냄새 속에서 나는 고향을 물씬하게 느낀다. 본적은 있어도 고향이 없는 것은 메주 냄새에 밴 어머니의 퀴퀴한 안방이 없기 때문이다.

칠십 평생을 시골 지주 며느리요, 4대 봉사의 종부(宗婦)였던 어머님이 아버님을 여읜 뒤 홀연 정착을 마다하시고 무거운 노구를 이끌고 여기저기 자식 집을 찾아 때아닌 유랑을 했다. 실향민도 피난민도 아니면서, 자그마한 비닐 가방을 드시고, 그것도 겨우 천 원짜리 거무죽죽한 가방을.

반숙자<나무 가슴>

한 뼘 남짓한 나무토막을 바라본다. 어느 냇둑에서 한 세월 보내다가 고요히 임종한 은사시나무, 그 숨결 더듬으며 눈을 맞춘다.

목각을 처음 시작한 날, 나무토막 앞에서 나도 나무토막이 되었다. 표정 없는 나무에서 무엇을 캐내야 하는지, 어디를 어떻게 파야 하는지 오리무중이었다. 칼이라고는 연필 깎는 칼을 써 본 것과 도마에 무나 파를 썰던 경험뿐, 예리한 칼 끝에 시선을 피하며 슬그머니 창밖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런 내색을 알아차린 선생님이 칠판에 글을 써나갔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 끈질기게 일생 동안 취미로 할 사람만 시작하자. 나무와 대화하며 성질을 알자.

유 병 근<의 자> 

나무의자를 해체하느라고 궁둥이를 놓는 부분을 먼저 뜯어내었다. 의자는 뼈대만 휑뎅그렁하게 남았다. 나는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네 개의 발과 등받이만 남은 나무토막. 의자는 간결체 문장처럼 쓸쓸해졌다.

그림을 그려본 지도 꽤 오래된 듯하다. 눈으로만 보고 즐겼을 뿐 그리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림 그리기에 재주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그려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끌리자 그림과는 상당히 담을 싸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그림에 관심이 없었던 바는 아니다. 세계명화집을 가끔 들여다보기도 하고 어쩌다가 전시회를 기웃거리기도 했다. 산길을 거닐면서 능선의 생김새며 나무와 바위를 눈으로 그려보기도 했다.

김 학<찬란한 이 가을에>

황금햇살이 연인의 눈길마냥 따사로운 가을이다. 청잣빛 하늘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처럼 높아 보이고, 허수아비마저 떠나버린 들녘이 신방(新房)의 금침(衾沈)만큼이나 포근해 뵈는 가을이다.

보기만 하여도 입맛이 돋고,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가을이다. 봄, 여름, 겨울이 이 가을처럼 마냥 풍성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상강도 지나버린 가을의 끝자락. 여름 내내 밤낮으로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는 지금쯤 어느 개미집 문전을 기웃거리며 회한의 구걸을 하고 있을까.

귀뚜라미의 청아한 선율이 달빛 머금은 영창을 흔들어대더니 간밤에 무서리가 잔뜩 내렸다. 잎새를 떨궈버린 감나무에서는 부끄럼 타는 열아홉 큰 애기의 볼처럼 빨갛게 물든 감이 오들오들 떨고 있다. 농사도 풍년이요, 과일도 주렁주렁 열렸다.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맞이한 풍요로움이다. 구르몽의 시구(詩句)가 혀끝에 맴도는 찬란한 가을이다.

김홍은 <함박꽃나무>

산천은 푸른빛으로 물들어가고 고요한 오뉴월의 산 계곡은 봄 물결 소리로 가득히 넘쳐난다. 멀리서 들려오는 뻐꾹새 울음도 외롭게 고단한 산기슭의 산사로 향하는 깊은 골짜기로 스며든다. 산을 오르다 보면 청순한 봄바람에 젖어 저만치서 피어있는 함박꽃의 소박하고 순결한 모습에 어느새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심산에서 함박꽃을 보면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는 기분이다.

도감에도 보면 함박꽃나무를 일명 한자로는 천여화(天女花)로 부르고 있다. 옛 사람들도 얼마나 아름답게 느꼈으면 하늘에서 내려온 여인 같은 꽃 이라고 이름을 불렀을까. 그 만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일 게다.

김홍은<세심(洗心)>

‘선박(船舶) 안에 물이 가득 차면 배가 무거워 잘 못 갑니다. 물을 퍼내야 가볍게 갈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없애면 이것이 바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다고 하였습니다. 다섯 가지를 버리고, 다섯 가지를 끓고, 이 뿌리를 생각하여 닦으라고 하였습니다. 다섯 가지 집착을 분별할 줄 알면 생사의 깊은 물을 건널 수가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스님이 내게 들려준 법문이 떠올랐다. 그러면 오늘은 스님이 날 시험을 하시는 건가. 그렇지 않으면 유혹이라도 하여보겠다는 건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쩌자고 연구실에 가만히 있는 나를 끌어내어 봄나들이를 하자는 것인가. 그러면 내가 그동안 스님을 흠모하고 있음을 눈치라도 챘단 말인가.

15. 끝맺음은 어떻게 할까?

수필을 쓸 적에는 “처음에 어떻게 쓸까” 하고 누구나 고민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끝 맺을 때도 이와 못지않습니다.

우리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 난 후, 끝맺음을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기쁨을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행복감, 슬픔, 여운 등으로 어떤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수필문학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서점에서 책을 살적에, 대개는 제목, 서두, 끝맺음을 살펴봅니다.

독자는 글을 읽을 적에 제일 먼저 제목을 봅니다. 마음에 들면 서두를 10줄 정도를 읽다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덮고 맙니다.

그러다가도 아쉬운 생각이 들면 끝맺음을 다시 읽게 됩니다.

끝맺음이 마음에 들면,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끝맺음은 글을 맺는 부분으로 작가들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학생들은 논문을 읽을 적에, 필요하면 처음서 끝 까지 무조건 다 읽습니다.

일반적으로 관심 있는 논문제목을 보게되면 우선 “조사방법” 과 “결론”을 살펴보거나 “요약”부분을 읽게도 됩니다.

이런 경우는 오랜 기간 연구에 숙달된 사람들입니다. 크게 관심이 없거나 또는 같은 분야라 하더라도 특별한 연구가 아니면 대개는 저도 이렇게 읽고 있습니다.

내용을 더 정확히 알고 싶으면, 결과 및 고찰까지를 꼼꼼히 다 읽습니다.

물론 무엇이든 착실하게 공부를 하려면 무조건 처음서 끝까지 일어야겠지요. 그러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입니다. 연구 논문도 10편만 써보면(1년에 1편) 조사방법과 결론만 보면 쓰는 틀은, 전공방법에 따라 조금은 다르기도 하지만 거의가 유사합니다.

수필문학도 형식이나 틀은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글은 끝맺을 적에는 고심을 많이 합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수필을 다 쓰고 나면 어떻게 마무리하는 게 좋을지 누구나 망설이게 됩니다. 내용상의 주제도 중요하지만, 처음과 끝맺음이 작품을 돋보이게 함에서입니다.

일반적으로 끝맺음을 보면, 주제를 살리는 내용으로 요약점이 되게 이루어진다고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제목을 생각합니다. 제목은 전체의 글을 함축시킨 내용임에서, 이를 대변할 수 있는 끝맺음이 되게도 합니다.

때로는 방법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문장으로 여운을 남기는 경우로 끝을 맺기도 합니다.

글의 마무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글의 내용에 따라서 끝맺음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끝맺음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요약, 추측, 미래의 표현으로

2) 주제의 핵심이 되는 문장으로

3) 여운을 남기는 문장으로

4) 의문점으로 남기는 암시방법으로

5) 기타 (작가가 하고 싶은 글의 전체를 함축해서 그 마음을 표현)

이외도 글의 내용에 따라 자기반성으로 돌아보게 하는 의미를 담기도 합니다. 그러나 끝맺음은 독자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감명을 주는 문장으로 이끄는 것이 제일 좋겠습니다.

또는 글의 전체적인 통일감을 주는 내용으로 함축된 문장의 표현이 어색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문학예술은 정답이 없습니다. 아무리 이렇게 쓰십시오. 저렇게 쓰십시오. 하지만 모든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면 그게 정답이 아닐까요. 제가 잘못 말씀을 드리고 있는 건 아닌지요?

* 수필 끝맺음 쓰기의 실제 (예)

작품의 끝맺음은 모든 내용의 함축이며 여운이라고 하겠습니다. 작품은 어떻게 마무리를 하였느냐에 따라 그 제목, 주제가 새롭게 살아나듯이, 수필에 있어서 끝맺음은 서두 못지않게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수필」문학지에, 공동주제로 발표된 ‘그리운 금강작품 20편 중에서 끝맺음의 일부를 살펴보았습니다. <발표: 99년 8월호>

조경희(한국수필가협회 전 이사장)

금강산은 산을 정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히말라야와 같은 산은 아니다.

금강산에 발을 들여놓으면 첫째 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둘째 맑은 공기로 오장육부를 깨끗이 씻고 침침한 눈이 깨끗하게 밝아지면서 신선의경지로 들어가게 하는 산이다.

한상억 씨의 시 <그리운 금강산>은 잘된 노래다. 이제 다시 못 가게 되면 그리운 금강산의 노래나 부를 것이다.

최은정 (수필가)

우리의 금강산은 조물주가 주신 크나큰 은혜이다.

우리는 응답해야 한다. 백두의 구름과 한라의 구름이 손에 손잡고 금강산에서 춤을 추게 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기상 금강산아, 나는 너를 보았다. 여기 금강산이 있어 우리 겨레가 숨 쉬고 있는 것을.

만물상의 모든 형상이 우리에게 희망과 힘과 그리고 미래로 향한 비상을 꿈꾸게 한다.

김영웅(수필가)

봉래나 설악은 일본의 후지산이나 중국의 태산, 또는 에베레스트나 킬리만자로 등과 견주어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좋길래 예로부터 ‘고려에 태어나 금강산 한번 보기를 원한다.’ 했는가, 크거나 높지 않되, 곱기로 빼어나고 깊고 그윽한 비경을 이루었음에서이다. 우리에게 현세에서의 일탈을 경험시켜주고 정신상의 황홀경 또는 심취 상태를 갖게 한다. 아름답고 깨끗하고 쾌적하고 ‘속속들이 헤아리기 힘든 그 무엇’을 함축했음이 틀림없는 심산유곡에 홀로 선 나그네의 느낌은 가위선경에 취했다 그래서 신령스런 산이라 하여 영산이라 했겠지. 영산의 기에 흠뻑 빠졌으면 그것으로 한동안 신선이 되었으니 그만 아닌가.

김영월(수필가)

돌아오는 길에 일행 중의 한 명이 금강산 일만 이천봉 중에 아직 붙여지지 않은 이름이 한 개라도 있다면, 그는 서슴없이 통일봉이라 부르고 싶다며 울먹였다. 금강산의 22개 비경 중에 외금강쪽 겨우 두 곳만을 다녀오는데도 그 아름다움은 한동안 그리운 연인처럼 내 눈앞에 아른아른 거리고 차라리 아름다워서 슬펐던 산하를 어이하랴.

신진탁(수필가)

물이 맑고 묘하면서도 화려하고 그윽하며 고요하여 택리지의 청담이 말한 대로다. 조물주가 이렇게 좋은 절경을 우리 민족에게 선물했는데 사흘가지고는 수박 겉핥기로 주마간산이 아니던가? 나의 남은 생애를 이 삼일포에서 생생한 현장감을 부각시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 민족에게 금강산이 갖는 저 위대한 바위의 미를 오래도록 새겨보게 하고 싶다.

노옥신(수필가)

금강산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관광객들의 마음은 숙연함 가운데 한결같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마음 모아 뜻모아 합창으로 불렀다.

금강산을 떠나오면서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우리가 목에 걸고 다니던 금강산 관광객증 하나를 북측 세관에서 회수해 가는 점이다. 우리의 신분이 북측에 다 노출된다는 사실이었다.

김희숙(수필가)

산을 다 내려와서야 계곡 물에 손을 담그고 물을 떠서 마셨다. 가슴까지 시원해지던 그 물맛은 좀처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옥같이 맑은 물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파란 하늘을 보았다. 그리운 얼굴들이 그 속에 있었다. 아쉬움이 강물처럼 가슴으로 밀려왔다. 다시 흐려진 눈가에 다가온 금강산은 침묵을 지킨 채, 수려하기만 하고 무심한 바람만이 옷깃을 스친다.

아버지 / 김훈

아버지는 자상하지 않았고 가정적이지 않았다. 아버지는 가난했고 거칠었고 늘 울분에 차 있었다. 아버지는 그 불모한 시대의 황무지에 인간의 울분과 열정을 뿌리고 갔다. 나는 언제나 그런 아버지의 편이었다. 아버지의 육신도 이제는 풍화가 끝나 편안할 것이다. 지난 한식 때 새로 심은 잔디가 잘 퍼져 있다.

태양이 없는 그림/ 이정림

요즘 아이들의 그림에서는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태양은 아버지를 상징하는데, 그려도 귀퉁이에 조그맣게 그린다고들 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도화지에 이글거리는 태양을 많이 그렸었다. 그때 아버지들은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다. 아이들이 다시 도화지에 커다랗게 태양을 그릴 날은 언제 올 것인가.

지금 서울의 아스팔트 위에서는 얼룩동사리들이 숨져 가고 있다. 맨바닥에 누워 신문지로 얼굴을 가리고 잠들어 있는 그 모습에서, 나는 이 시대의 불운한 태양들을 본다.

딸깍발이 / 이희승

현대인은 너무 약다. 전체를 위하여 약은 것이 아니라, 자기 중심, 자기 본위로만 약다. 백년 대계를 위하여 영리한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일, 코앞의 일에만 아름아름하는 고식지계(姑息之計)에 현명하다. 염결(廉潔)에 밝은 것이 아니라, 극단의 이기주의에 밝다. 이것은 실강은 현명한 것이 아니요, 우매(愚昧)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제 꾀에 제가 빠져서 속아 넘어갈 현명이라고나 할까. 우리 현대인도 '딸깍발이'의 정신을 좀 배우자. 첫째, 그 의기를 배울 것이여, 둘째, 그 강직(剛直)을 배우자. 그 지나치게 청렴한 미덕은 오히려 분간을 하여가며 배워야 할 것이다.

월포리 가는 길에/ 김규련

저만치 들녘에는 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문득 소망 같은 것이 머리에 떠오른다. 철따라 싹을 틔워 꽃도 피우고 향기도 풍기다가 가을이면 소리없이 시들어 가는 들풀처럼 조용하고 깨끗이 늙어 가고 싶다. 이것은 또 아내의 열렬한 소망이 아니던가.

젊은 날에는 진실로 하루를 새롭게 하라. 그러면 나날이 새롭고 또 새로워진다(苟日新 日日新 又日新)는 옛 중국 은(殷)나라 탕왕(湯王)의 좌우명을 좋아했었다. 이제는 그 반대로 하루하루 진실로 가슴 속의 온갖 욕심을 덜어내리라. 그러면 나날이 덜어지고 또 덜어진다.(苟日損 日日損 又日損)는 좌우명을 달고 뼈아픈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해가 저물려 한다. 보경사에 들러 오랜만에 스님들과 함께 저녁공양이나 들고 돌아가야지.

삶의 광택/이어령

아들이여, 무엇인가 요즈음 사람들이 참을성 있게 닦고 또 닦아서 사물로부터 광택을 내는 일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구두닦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카뮈라는 프랑스의 소설까는 구두닦이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무한한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구두닦이 아이들이 부드러운 솔질을 하고 구두에 최종적인 광택을 낼 때, 사람들은 그 순간, 그 부드러운 작업이 끝났거니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 바로, 그 억척스러운 손이 다시, 반짝거리는 구두 표면에 구두약을 칠해 광을 죽이고, 또 문질러 가죽 뒷면까지 구두약이 배어 들 게 하고, 가죽 맨 깊은 곳에서 빚어지는, 이중의, 정말 최종적인 광택이 솟아나게 한다.

아들이여, 우리도 이 생활에서 그런 빛을 끄집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 화공(化工) 약품으로는 도저히 그 영혼의 광택을 끄집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투박한 나무에서, 거친 쇠에서 그 내면의 빛을 솟아나게 하는 자는, 종교와 예술의 희열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다.

바보네 가게/ 박연구

연탄값, 쌀값,학비, 의복비 등 수없는 청구서를 내밀면서 지난달에도 얼마가 적자인 데 언제까지나 이 모양 이 꼴로 살아야 하느냐고 따지면 무능한 가장은 더욱 피로가 겹친다. 쉴 곳이 없다. 이런 경제능력 말고도 똑똑한 아내에게 이론에 있어서 달리면 열등 콤플렉스가 되어 엉뚱한 짓을 저지르기 쉽다. 내 생각으로 대부분의 아내들이 짐짓 바보인 척하는 것 같다.

유행에 둔감한 척 의상비를 자주 청구하지 않는 것은 남편의 수입을 고려함이요. 무슨 일로 기분이 상했는지 대포 몇 잔에 호기를 부리고 대문을 두드리면 영웅 대접하듯 맞아들이는 매너야 바로 활력의 '충전(充電 )' 바로 그 것이라 하겠다.

어쩌면 내 집이 바보네 가게가 아닌가 한다. 돈은 물론 무엇이든 부족하게 주는 나에게 반대급부가 너무 융숭하기 때문이다. 여섯 살 짜리 막내 딸 아이는 십 원만 주어도 뽀뽀를 해 주고 그리고 또

지란지교를 꿈꾸며/유안진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푸진 않게,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 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자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지 않으리라.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 버티어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리라

참새 / 윤오영

연화봉蓮花峯에서 하계로 쫓겨난 양소유楊少遊가 사바 풍상을 다 겪고 또 부귀공명을 한껏 누리다가, 석장錫杖 짚은 노승의"성진아" 한 마디에 황연대각, 옛 연화봉이 그리워 다시 연화봉으로 돌아갔다.

짹 짹 짹, 잠결에 스쳐간 참새 소리는 나에게 무엇을 깨우쳐 주려는 것인가. 날더러 어디로 돌아가는 것인가. 사십 년 간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네 소리. 무슨 인연으로 사십 년 전 옛 추억-. 가버린 소년 시절, 고향 풍경을 이 오밤중에 불러 일으켜 놓고 어디로 자취를 감춘 것이냐. 잠결에 두 눈은 이제 씻은 듯 깨끗하다.

나는 문득 일어나 불을 피워 차를 다리며 고요히 책상머리에 앉는다.

미리쓰는 유서/법정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 의자의 위치만 옮겨 놓으면 하루에도 해지는 광경을 몇 번이고 볼 수 있다는 아주 조그만 그런 별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안 왕자는 지금쯤 장미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까. 그런 나라에는 귀찮은 입국사증 같은 것도 필요 없을 것이므로 한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내생에도 다시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 누가 뭐라 한대도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에 나는 이 나라를 버릴 수 없다. 다시 출가 수행자가 되어 금생에 못 다한 일들을 하고 싶다.

지팡이소리/손광성

지팡이 또한 근엄한 것만은 아니었다. 황혼의 객창에 들리는 지팡이 소리는 더러 초조하지만, 음산한 성황당을 넘어가는 깜깜한 지팡이는 차라리 또박거린다. 백로가 훨훨 나는 막막한 무논을 스쳐 가는 지팡이는 차라리 펄럭이는 옷고름이 되고, 백화만발한 꽃재를 뚫고 가는 지팡이는 말뚝이 된다.

하지만 나는 무너지는 나라, 기우는 가문을 짚고 선 종조부의 지팡이를 잊지 못한다. 그 육척 장신에 하얀 수염, 하얀 두루마기, 키를 재는 긴 지팡이에 기대어, 흐르는 시내를 굽어보고 먼 하늘 흰 구름을 응시하던 그 용태는 어느새 내 마음엔 비석으로 서 있다.

들국화/ 정비석

들국화는 다알리아나 칸나처럼 빛깔도 야단스럽게 아름답지 아니하고, 꽃송이의 구조도 지극히 단순하다. 그러나 보라빛의 부드럽고도 순결한 맛은 볼수록 마음을 이끌리게 한다. 찬란한 빛깔로 유혹하려는 것이 아니다. 말 없는 가운데 자신의 순결성을 솔직히 보여주는 그 겸손이 더한층 고결하다는 말이다.

나는 가을을 사랑한다.

그러기에 꽃도 가을 꽃을 사랑하고, 가을 꽃 중에서도 들국화를 가장 사랑하는 것이다.

16. 새로운 수필쓰기

<수필문학의 낯익음과 낯설게 하기>

발표자 김홍은

문학에서 낯익음과 낯설게 함이란 어떤 것인가. 난해한 시를 읽으면서 과연 이것이 낯설게 함인가하는 의문을 종종 품을 때가 많다. 물론 표현이란 작가의 마음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의미의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다면 누가 그 작품을 좋다고 읽겠는가. 그럼 수필에서도 시에서처럼 가능할 것인가. 나는 요즘 수필을 쓰면서 이런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다.

세계는 산업혁명이후, 인류의 경제 사회 문화는 급속도로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도 늘 새로운 문화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변화가 없으면 바로 싫증을 느끼게 된다. 우리 사회문화는 전통적인 기반에서 모더니즘에서부터 벗어나 급진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변해가고 있음은 이미 오래다.

이로써 사람의 성향도 크게 보수성과 진보성향으로 나뉘어져 사회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런 반면에 인간은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신선함을 원한다.

무엇이든 낯익음은 그저 편하다. 편하다함은 변화가 없음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새롭고 신선하다함은 낯익음에서 벗어나 낯설게 함을 뜻한다고 하겠다. 낯설게 하기란 우리 생활에 있어서의 창조이며 참신함이라 말할 수 있지 않는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처럼 뻔한 사실보다는 흰콩도 나오게도 하고, 검정콩도 나오고 때로는 알록달록한 콩이 생산될 때 신기하게 느낀다. 생태학적으로는 의문점을 던져 줌으로 새로운 지식을 얻고, 흥미로움에서 또 다른 신선함을 이끌어내어는 어떤 연구목적을 유발해내게 된 다.

식물학적으로 비유한다면 변이(變異)를 생각하는 돌연변이(突然變異)를 유도함이나 거의 다르지 않나 싶다. 변이는 생물체에서 어버이의 계통에 없던 새로운 형질이 나타나 유전하는 현상으로 유전자나 염색체의 구조에 변화가 생겨 일어나게 됨이다.

돌연변이는 육종학적으로 보면 자연적인 발생도 있지만, 학문적으로 동식물체에게 염색체의 구조변화를 유도시키는 연구를 실행한다. 즉 기존의 생물체를 다른 변화된 생물체로 탄생시키는 일이다. 식물에 있어서는 잎, 줄기, 꽃, 열매, 형체의 변화로 희귀성을 만들고자 함이다. 이 또한 경제성의 이용으로 낯설게 함이다. 박 줄기에다 수박순을 접 붙여 큰 수박을 얻는다던지, 콜히친(Colchicin)처리를 통하여 배수체(倍數體)를 변형시켜 씨가 없는 수박을 만드는 일 등은 경제적 흥미로움의 낯설게 함이다. 이처럼 문학도 새로움을 원하고 있음이다. 그러나 모든 학문은 언제고 기본의 틀을 두고 변하게 마련이다.

사전에 의하면 문학에 있어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는 말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슈클로프스키(Shklovsky, V.)다. 그는 러시아 형식주의의 주요한 문학적 수법을 선언한 것으로 일상화되어 친숙하거나 반복되어 참신하지 않은 사물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낯설게 하여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것을 이른다.

문학을 다른 학문 영역과 문학연구 영역을 변별시켜 문학답게 하고, 문학이 사용하는 언어적 그 특징을 살려 사용방식을 새롭게 관련시킴으로 묘사내지는 구성으로 낯설게 하기 위해 꾸미려 함이다. 이는 단순한 자기체험에 의한 평범함에서 벗어나 보다 색다르게 구성하여 지적, 철학적, 상상적 방법으로 새로운 참신성을 요구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문학이란 테두리 안에서 의식적으로 짜여있는 체험한 그대로의 진부한 나열하기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한 방법을 제시함이라 하겠다. 이로써 낯설게 함은 평범함의 싫증에서 벗어나는 참신함, 신선함, 생소함, 색다름 등을 원한다. 이제는 문학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예술이 변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생활까지도 모두가 변화한다. 인류의 탄생이후 모든 게 변하지 않는 게 없다. 다만 그 변화가 느렸을 뿐이다.

이는 20세기 초에 러시아에서 일어났던 형식주의가 표방한 분석방법과 객관적 서술묘사의 방법 중의 하나로 예술은 실생활의 정확한 재현이 아니라 낯설게 만들어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하고자 함이다. 우리의 습관적 반응을 일으키는 일상의 사실을 사실에서 탈피한 새로운 어떤 개발이 아니라 언어의 구성방법을 낯설게 보이게 한다는 생각이다.

형식주의자들은 낯설게 하기를 예술의 중심과제라고 강조하고 `예술의 목적은, 사물이 알려진 그대로가 아니라, 지각되는 그대로 감각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술의 여러 테크닉은 사물을 낯설게 하고, 형태를 어렵게 하고, 지각을 어렵게 하고, 인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증대시킨다'고 했다.

그러나 낯설게 함이라 하여 수필문장을 시에서처럼 이해할 수 없는 언어의 표현이나 문장의 구성으로 어색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는 낯익게 하는 작품만도 못할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모든 예술은 일상의 친숙한 것들보다 낯선 것에서 더 미학적 가치를 느끼고 있다. 영상에서의 조명처리법, 사진예술에 있어서의 역광처리방법, 무용의 착시효과를 노리는 색채, 분장처리법, 그림에서의 명암의 처리기법, 추상화기법, 다양한 표현기법 등이 있듯이 문학도 예외는 아니다.

낯설게 함의 기본은 역시 오감(五感)을 통한 예술가의 창작일 뿐이다. 창작이란 오직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필은 어디까지나 문학예술로 체험에 따른 격물치지(格物致知)를 낯설게 하는 수사적 언어의 표현으로 흥미로울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형식의 틀을 색다르게 깨기란 그다지 쉽지가 않다고 하겠다. 낯익음도 낯설게 함도 인생의 지적철학이 달관(達觀)되었을 때 작가는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나싶다. 이로 볼 때 작가에게는 남다른 커더란 지식의 샘(泉)과 체험으로부터 얻어낸 깊은 사유(思惟)를 지니고 있을 적에 무엇이든 표현방법이 자유로워지리라는 생각이다.

낯익음에서 낯설게 함의 모든 표현의 변화도 자연스러울 때 미감이 따르게 될 것으로 작품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훗날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공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너무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이나 같다고 가르쳤다.

17. 퓨전수필문학

윤재천 교수는 수필작품을 보다 다양한 글을 써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퓨전수필을 기점으로 메타수필, 접목수필, 마당수필, 테마수필, 웰빙시대에 맞는 작품을 써야한다. 퓨전은 넓게 ‘만남’을 의미한다. 인간과 인간과의 만남이 아니고, 다른 장르와의 만남을 의미한다.

음식도 퓨전음식이 열린 지 오래되었다. 수필도 그 문화처럼 한계를 뛰어 넘어야한다. 수필 속에 시적 요소, 희곡적 요소, 소설적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생명력을 심어나가야 한다.

수필엔 금기와 정석이 없다.

현대 사회를 압축하면 ‘퓨전’이라고 요약해 표현할 수 있다. ‘퓨전’이란 , 기존의 것이 지니고 있던 고유한 경계를 해체함으로 다양한 가치와 그로 인한 존재의 의미를 확대하고자 불기 시작한 참신한 바람이다.

이 바람은 사회적 현상과 의식만 아니라, 문학이 음악이나 미술과 만나 감흥을 더해왔던 것은 예전에도 존재했던 것이지만, 요즘은 디지털 매체까지 가세함으로써 단순한 음률이나 시각적 효과를 더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엇이 주이고 부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되었다.’

18. 테마소재와 수필

우리 생활은 단조로움보다는 다양함을 원합니다. 다양함 속에서도 주제가 있는 여행을 택합니다. 수필도 테마가 있는 소재에서 지식을 넓히고, 의미와 보람을 얻기를 바랍니다. 이런 점에서 나무를 소재로 한 수필쓰기를 구상하여 보기로 하겠습니다.

1) 나무테마 소재 찾기

소나무, 잣나무, 곰솔, 리기다소나무, 일본잎갈나무, 가문비나무, 솔송나무, 은행나무, 측백나무, 비자나무, 개비자나무, 주목, 구상나무, 분비나무, 전나무, 노간주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화백나무, 향나무, 밤나무, 자작나무, 오동나무, 참나무류, 가시나무류, 굴피나무, 황경피나무, 탱자나무, 물푸레나무, 싸리나무류, 느릅나무류, 가중나무, 참죽나무, 네군도단풍나무, 생강나무, 녹나무, 동백나무, 보리수나무, 고염나무, 쥐똥나무, 무궁화, 버즘나무, 진달래, 철쭉, 회화나무, 튤립나무, 오리나무 등.

2) 나무수필

나무는 우리 생활에서 가장 친근한 자연이면서도 글쓰기가 어렵다. 이유는 이에 대한 체험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무수필의 대표적 작품은 이양하의 <나무>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한흑구는 <나무>라는 수필을 쓰는 데 5년이란 긴 세월을 보내며, '나는 나무를 사랑한다.'는 서두 글을 찾았다고 합니다.

19. 흥미로운 기행문 쓰기

우리가 쓴 수필작품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내용에 따른 분류로는 보통 정서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작품으로 개성적이고 체험적인 글과 예술성을 내포한 지적이며 철학적인 글들입니다.

즉,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누고 있습니다.

1) 경수필(miscellany)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소재로 가볍게 쓴 감성적,

주관적. 개인적, 정서적 특성을 지니는 글.

2) 중수필(essay)

가벼운 소논문처럼 쓴, 지적이며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으 로 표현한 글.

그 외로 제재에 따른 분류를 보면,

* 수상적 수필(장소나 시간에 따라 떠오르는 그때의 생각이 나 느낌을 쓰는 글),

* 기행적 수필(여행하는 동안에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행문 형식으로 쓰는 글)

* 기록적 수필(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생각나는 대로 쓰는 글)

* 전문적 수필(교육적, 역사적, 종교적, 과학적, 철학적, 비평 적 등을 개인의 취미나 조예 또는 전공에 따라 쓴 글이다. 최근에 와서 수필을 보면,

해외여행을 하면서 새롭게 보고 느낀 기행문을 많이 쓰고 있는 편입니다.

* 문학미디어 문학지 계간평

김홍은

2008년 문학미디어의 봄호에서도 발표된 수필을 살펴보면 모두 7편의 작품이 발표되어있는데, 일반적인 글이 4편이고 기행문이 3 편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작품은 늘 다른 문학지서도 많이 읽어오고 있지만, 문학미디어의 봄호에서도 마찬가지로 크게 감동을 받을 만한 작품을 대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이런 점에서, 평이한 작품들을 놓고 평하기보다 나름대로의 특징을 담고 있는 기행문을 살펴봄이 더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번호에는 우연하게도 기행문 쓰는 방법으로 작품 간의 비교가 되고, 글을 쓰는데 좋은 예로 삼을 만할 것 같아서 이들의 글을 함께 감상하여 보았다. 마침 작품내용도 2편은 해외관광여행이고, 1편은 국내여행의 글이다.

김학 <네 가지로 부르는 남아 공아공 국가>의 작품은 남아공 국가를 상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대통령중심제 이지만 이상한 체계를 갖는다며, 입법수도는 ‘요하네스버그’이고, 행정수도는 ‘프레토리아’이며, 사법수도는 ‘케이프타운’로 되어 있다. 화자는 도시의 특징을 자세히 가이드처럼 설명을 하였다. 그 예로 보면

‘요하네스버그’는 아프리카 남단의 해발 1880미터의 고원지대로 어떤 광부가 금맥을 발견하면서 도시가 발전한 곳으로 인구는 500만이고, 국제공항이 있어 아프리카의 53개 나라로 갈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하는 세계의 관문역할을 한다. 또한 아프리카의 흑인들의 문화유물유적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 유명하다고 하였다.(이 외 화자가 설명한 도시는 지면의 이유로 생략함.)

196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이 되어 1994년 흑인인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었고, 남아공은 국민소득이 3천달라가 된단다. 이 나라의 공식 언어는 11가지나 되며, 국가國歌도 첫째소절은 줄루어로, 둘째소절은 세소토어, 셋째소절은 아프리칸스어, 넷째소절은 영어로 부른다고 한다.

6.25때 우리나라를 도와준 16개UN 참전국으로 조종사 38명이 참여하였다가 6명이 실종 및 전사를 했다. 우리의 우방국이자 혈맹이다. 한편 LG가전자제품을 장악하고 있고, 삼성은 고급핸드폰을 석권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도 인지도가 높다고 하였다.

사법수도이자 남아공화국 제2도시 케이프타운에 가면 금과 다야몬드를 찾는 유럽의 백인들이 좋아하는 개발 도시로 인구는 250만이 된다.

더 부언한다면, 이곳에는 대서양과 동서양의 합수(合水)하는 희망곶(Cape of good hope)이 있으며, 로번 섬에는 만델라대통령이 19년 동안 갇혀 있었던 감옥과 박물관이 있어 민권운동기록과 투쟁사를 볼 수 있다고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김재형 <남해 그 비경>은 금년에 국내의 남해로 문학기행을 다녀온 글이다. 목적지는 남해안 일원으로, 남해대교, 노량해협, 이락사, 충렬사, 창선대교, 사천대교, 다랑이마을, 암수바위, 그 외 죽방렴, 물건방파제 등, 남해의 명물들은 나그네를 유혹한다고 하였다. 짓 푸른 쪽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5월의 푸른 바닷가의 남해안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치와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푸른 바다와 산 그림자가 하나로 되는 완상玩賞하는 기쁨을 덤으로 얻었단다.

화자의 표현이 상상만 해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저절로 만끽해 지는 기분이 든다. 남해대교를 지나 다랑이 마을로 가는 해안도로는 남해의 다양한 절경과 수려한 풍광風光을 만나게 하는 아스팔트길로 줄지어 늘어서 있는 동백나무 잎새의 기름기로 윤이나는 초여름의 녹음은 찾는 손님을 반긴다. 해풍에 밀려오는 파도는 하얀 포말泡沫로 원근에 따라 빛깔의 농담濃淡은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잘 어울려 풍치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고 하였다.

45도나 됨직한 경사의 산 능선을 따라 석축石築을 쌓아 만든 논두렁이 장관이란다. 크고 작은 논들이 바다에서부터 층층이 쌓아 올린 계단의 수가 100여개 이상이라는 주민들의 말에 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단다.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척박한 땅을 큰돌, 작은돌 한 개, 한 개를 쌓아 올려 삶의 터전을 일궈낸 가천마을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얼룩진 지난날의 애환을 생각하니 그들의 삶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짐작하고도 남았다하였다. 절벽을 일궈 손바닥만한 다랑이 논으로 목숨을 이어온 가천마을은 산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하나로 절묘한 조화는 선적禪的인 달관達觀의 세계를 유람하는 듯 착각마저 느끼게도 했다.

가천 마을에도 전설이 담긴 남근석男根石 여근석女根石의 입석에 대한 무속신앙으로부터 이루어 졌을 옛사람들의 세계관과 선인들의 농경생활의 자연숭배 사상과 자연적응에 대하여도 나름대로 정감이 나게 들려주었다.

김여정 <바이킹의 후예> 작품은 노르웨이의 프로그네르 조각공원의 여행기다.

바이킹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노르웨이는 어떤 나라일까? 호기심과 기대감에 조바심하며 오슬로에 도착한 것은 8월 초순 햇볕이 눈부시던 어느 오후였다.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한 악조건의 자연환경 속에서도 GNP가 7만 4천불로 높은 선진국으로 사회복지가 세계에서 가장 잘 된 나라란다. 오슬로 시내에 있는 세계최대라는 프로그네르 조각공원은 이 나라의 천재조각가 비켈란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3점의 조각군을 장식하여 놓은 비켈란이 평생을 바쳐서 만든 조각공원으로 조성하였다는 설명이다.

공원입구에 인생의 다리 100m에는 58체의 청동동상으로 어린이의 태아잉태서부터 성장 순서를 동상으로 표현한 8개의 변천과정을 형상화하여 작품으로 묘사하였음을 설명하였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관련된 조각품들이 펼쳐져 윤회에 대한 동양적인 사상까지도 느낄 수 있게, 중앙의 분수에는 인생의 과정을 순서대로 조각하여 놓았단다.

그중에서도 모노리텐이라 불리는 조각품의 무게 260t, 높이 17.3m의 거대한 화강암기둥에 조각된 121명의 남녀노소가 모두 하늘을 향해 서로 위로 올라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간의 기둥인 모노리텐의 인간상을 자세히 조망해 보니, 인생살이의 욕망과 번뇌와 생존경쟁과 희노애락 생노병사의 모든 것이 화강암 기둥 하나에다 응축시켜 놓은 듯, 하다고 하였다. 인간이 태어나 세상을 영위하며 겪는 모든 고뇌의 삶이 동서의 차이가 없음을 이 작품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단다.

비켈란 공원은 그의 제자들과 함께 20여년에 걸쳐 완성하였다니 그의 열성과 예술혼을 느낄 수 있으며, 세계의 명소가 된 것도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고 하였다. 한때는 해상을 누비며 세계의 뱃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용맹스런 바이킹의 후예들이기에 앞서 예술인과 그 예술을 아끼고 이해 할 줄 알았던 심미안을 가진 민족임이 충분했다고 작가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세분의 기행문으로 작품이 서로 잘 비교된다. 작품 내용을 서로 대비 할 때, 내용에서 보듯이 듣고 보고 관찰한 내용을 그 나름대로 특색을 보이고 있다.

김학 수필가의 작품은 다분히 교과서적으로 섬세한 반면, 김재형 수필가의 작품은 치밀성은 적었지만 서정성으로 여유롭고 감칠맛 있게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그 외 김여정의 바이킹 작품은 단순히 프르그네르 공원의 조각상을 바라보며 보고 느낀 감정을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세 작품 모두비교해서 읽으면 기행문을 쓰는데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기행문은 어떻게 쓰는 게 좋은 글이 되겠다 하는 저마다의 생각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작품마다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크게 지적할 부분은 없다. 다만 작가들의 여행기를 읽다 보면 역사성 있게 상세하게 기록하여 들려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어느 글은 너무 욕심을 내어 많은 이야기를 적고 있어 여행사가 만든 가이드의 기록문을 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많은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상세히 들려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특징 있는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되 작가의 감상을 함께 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듯이, 기행문을 수필처럼 쓴 글, 일기처럼 쓴 글,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쓴 글, 또는 보고문 형식으로 쓰던 무관하겠지만, 내용을 견문 중심, 감상 중심, 연구 중심으로 병행함으로 우선 독자가 실제적으로 여행을 한 것처럼,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를 하여 여행지의 특색이 드러나는 문장으로 서술됨이 좋을 것이다.

<참고> 기행문

여행 중의 견문ㆍ체험ㆍ감상 등을 중심으로 쓴 문학. 일기ㆍ서간ㆍ수필 등의 형식으로 표현된다.

서술형식이 자유롭고, 그 속에 시ㆍ시조 등이 삽입되는 경우가 많다. 서양의 경우 중세에는 미지의 세계가 무한히 넓어져 가고 있었으므로 종종 황당무계한 묘사가 진실이 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본격적인 세계적 기행문학으로는 탐험 정신이 풍부한 15∼16세기 지리상의 발견 시대의 것과 18∼19세기의 과학적ㆍ탐험적 기행이나 선교사의 기행문학 등을 들 수 있다.

서양의 기행문학을 보면 중세 말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과 이븐 바투타의 <삼대륙 주유기>가 미지의 동방 세계의 실상을 전하여 주목을 끌었다. 르네상스 이후로는 유럽뿐 아니라 유럽 이외의 것을 주제로 한 것이 많아졌으며 18∼19세기에는 유럽인이 식민지에 갔을 때의 관찰ㆍ보고가 많다. 또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A. 지드가 쓴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에 항의한 <콩고 기행>이나 러시아의 획일주의를 비판하는 <소비에트 기행> 등이 있다.

* 중국의 경우

송(宋)나라 법현(法顯)의 <불국기(佛國記)>와 당(唐)나라 현장(玄奬)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가 유명하며 이들은 인도여행을 기록한 것이다. 당대 이후에는 기행의 수가 많아졌는데 송나라 육유(陸遊)의 <입촉기(入蜀記)>, 범성대(范成大)의 <오선록(吳船錄)> 등이 유명하다. 중국에는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기행문학은 별로 없으며 현대에서는 궈모뤄(郭沫若)]의 <방소기행(訪蘇紀行)> 등이 있으나 별로 새로운 것은 못된다.

* 한국의 경우

현존하는 국내 기행문학들은 자연 풍경을 글로 나타낸 것이 대부분이다. 정철(鄭澈)의 <관동별곡(關東別曲)>, 김인겸(金仁謙)의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 김진형(金鎭衡)의 <북천가(北遷歌)> 등은 기행가사로 넓은 의미에서는 기행문학에 포함된다.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는 한문으로 된 기행문이며, 근대 최초의 기행문은 유길준(兪吉濬)의 <서유견문(西遊見聞)>(1895)이다. 그 후 최남선(崔南善)의 <백두산근참기(白頭山覲參記)> 등의 기행수필이 나왔다.

* 근대의 기행문학

이러한 기행문학 작품들은 일제치하에서는 간도ㆍ시베리아 등지를 방랑하는 고난의 여정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산수경을 조국애와 결부하여 많이 작품화하고 있다. 일제치하에서는 독립지사들이나 문인들이 중국 간도지방이나 시베리아 등지로 쫓겨다니면서 유랑생활을 하는 가운데 많은 기행문들이 창작되었다.

정원택(鄭元澤)의 <지산외유일지(志山外遊日誌)>는 한일합방에서 상해(上海)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기까지 북만주·시베리아·상해 등지를 전전하며 남긴 근 십년간의 압축된 일기체 기행록이며, 김홍일(金弘日)의 <북만오지여행기(北滿奧地旅行記)>, 박노철(朴魯哲)의 <장백산(長白山) 줄기를 밟으며>, 이종정(李鍾鼎)의 <만몽답사여행기(滿蒙踏査旅行記)> 등은 빼어난 작품들이다.

널리 알려진 문인들의 작품으로도 김기림(金起林)의 <간도기행(間島紀行)>, 강경애(姜敬愛)의 <간도를 등지면서>, 이태준(李泰俊)의 <만주기행(滿洲紀行)>, 이기영(李箕永)의 <대지(大地)의 아들을 찾아서>, 이광수(李光洙)의 <상해(上海)에서>나 <만주(滿洲)에서>와 같은 작품들이 있다. 한용운(韓龍雲)의 <북대륙(北大陸)의 하룻밤>은 백담사에서 해삼위(海蔘威)에 이르는 여정을 통하여 독립지사로서의 그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또, 현경준(玄卿駿)의 <서백리아방랑기(西白利亞放浪記)>, 함대훈(咸大勳)의 <남북만주편답기(南北滿洲遍踏記)>, 임학수(林學洙)의 <북지견문록(北支見聞錄)>, 안용순(安容純)의 <북만순려기(北滿巡旅記)> 등 수많은 기행록 가운데는 단순한 유람행각과는 다른 민족적 암울과 고난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광막한 대지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들 작품은 1920∼1930년대의 것이 대부분인데, 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신문들과 [개벽(開闢)] [동광(東光)] =[삼천리(三千里)] [조광(朝光)] [신동아)(新東亞)] 등의 잡지류에 발표되었다. 또한, 이무렵의 나라 안 기행문들 가운데서도 명작들이 많다. 최남선(崔南善)의 <백두산근참기(白頭山覲參記)>는 근대 백두산기행의 대표작으로, 안재홍(安在鴻)의 <백두산등척기(白頭山登陟記)>와 쌍벽을 이룬다. 이광수의 <금강산유기(金剛山遊記)>, 이은상(李殷相)의 <한라산등척기(漢拏山登陟記)>를 비롯하여 최남선의 <심춘순례(尋春巡禮)>, 이은상의 <만상답청기(灣上踏靑記)> <강도유기(江都遊記)>, 김억(金億)의 <약산동대(藥山東臺)>〉, 문일평(文一平)의 <동해유기(東海遊記)>, 이병기(李秉岐)의 <해산유기(海山遊記)>, 정지용(鄭芝溶)의 <다도해기(多島海記)>, 정인보(鄭寅普)의 <남유기신(南遊寄信)> 등도 대표적인 명승기행에 속한다.

현진건(玄鎭健)이 묘향산ㆍ구월산ㆍ마니산의 단군사당을 기행한 <단군성적순례(檀君聖跡巡禮)>는 출간의 과정도 어려웠거니와 저자를 포함한 일제하 민족의 장래를 염려하는 고난의 자취가 역력하다. 고유섭(高裕燮)의 <송도고적순례(松都古蹟巡禮)>, 김동환(金東煥)의 <초하(初夏)의 반월성(半月城)>, 박종화(朴鍾和)의 <남한산성(南漢山城)>도 읽어볼 만하다. 또한 한용운의 <명사십리(明沙十里)>, 이병기의 〈사비성(泗沘 城)을 찾는 길에>, 김기림의 <주을온천행(朱乙溫泉行)>, 문일평(文一平)의 <조선의 명폭(名瀑)>도 기억할 만한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 역시 당시에는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되었던 것인데, 그 뒤 대부분 개인 문집에 수록되거나 단행본으로 출간을 보게 되었다. 이러한 근래의 작품들은 일단 국외ㆍ국내로 나눌 수 있으며, 국내의 경우는 명산ㆍ명강ㆍ고도(古都)ㆍ명승지 등으로 분류되며, 역사기행적 성격이 두드러진다.

* 참고문헌

隨筆文學 入門 尹五榮

隨筆文學의 理解 尹在天

문장기술론 : 김봉군

수필의 양식과 구성원리 : 정주환

수필평론의 이론과 실제 : 이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