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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의 노부나가 전략] 日 소프트뱅크, 모바일 반도체 1위 ARM 전격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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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ICT-Animal9]

2016. 7. 22.

손정의의 노부나가 전략

 

영국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원천 설계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세계 모든 스마트폰·태블릿PC에 탑재된 AP 95% 이상은 이 회사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2
년 전 이곳을 취재했다.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급행열차로 한 시간을 달려 케임브리지역까지 간 뒤 버스로 30분을 더 달려 도착했다. 한적한 대지에 2·3층짜리 낮고 넓은 건물 10여개가 흩어져 있었다. 건물 안을 둘러보니 연구원들이 창문으로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헤드폰 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뭔가에 열중해 있었다. 세계 모바일·사물인터넷 업계에서 이 회사의 존재감은 묵직하다. 중국 업체는 물론 삼성전자·애플도 AP 기술의 핵심을 ARM에 의존한다. 관련 제조업체들은 ARM에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비는 물론 해당 제품이 팔릴 때마다 로열티를 줘야 한다.

이런 ARM의 지분 100%를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孫正義) 사장이 240억파운드( 36조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매출의 40%가 넘는 알짜 두뇌 기업이긴 하지만 ARM의 작년 매출은 14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손 사장은 엄청난 돈을 주고 단숨에 인수해버렸다.

손 사장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부나가식 M&A 전략'의 결정판이다. 그는 예전에 전국시대 맞수였던 오다 노부나가(
織田信長)와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을 언급한 적이 있다. "두 사람 사이엔 결정적 차이가 있다. 신겐은 가이(甲斐·지금의 도쿄 근처 야마나시현)에서 세를 모을 때 주변의 모든 영주국과 싸워 영토를 확장해 나갔지만, 노부나가는 오와리(尾張·지금의 나고야)에서 권력의 중심지 교토(京都)까지 일직선을 긋고 그 선 위에 놓인 영주국들 하고만 싸웠다. 선 위에 놓인 곳 이외의 세력과는 싸움을 피하고 제휴했다." 이긴 쪽은 노부나가였다.

마찬가지로 IT 혁신 기업군을 일궈 세계를 제패한다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일직선을 긋고, 그 길을 트는 데 꼭 필요한 영토(기업)는 전투력(인수 자금)을 총동원해 차지해 나간다는 게 손 사장 전략이다. 모바일·사물인터넷 제품의 두뇌를 설계해주는 ARM을 손에 넣으면 세계 모든 관련 회사의 개발 상황과 기술 동향 등을 가장 빨리 종합적으로 얻을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손 사장은 남들보다 먼저 더 큰 그림의 사업 구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ARM은 그의 야망을 실현하는 데 꼭 필요한 영토인 셈이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 주력 업종 대부분이 침체 늪에 빠진 건 산업화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성공은커녕 생존이 가능할지조차 불안해하는 기업인이 많다. 손 사장 전략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그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무엇을 내다보고 어떤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는가.

 

-최원석, 조선일보(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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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모바일 반도체 1 ARM 전격 인수...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회사 암(ARM) 홀딩스를 234억 파운드( 351800억원)에 전격 인수키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9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칩 개발사이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이번 인수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로봇, 커넥티드카 등 차세대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 ARM 코어텍스칩(오른쪽) /조선DB

 

18(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및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가 확정됐고 두 회사가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소프트뱅크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하면서 220억 달러( 25조원)를 사용했다.

소프트뱅크는 ARM 주식을 주당 17파운드에 사들였다. 이는 지난 15일 종가와 비교하면 43%의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이다. 그만큼 소프트뱅크가 ARM의 기업가치와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FT는 “소프트뱅크는 ARM을 인수하면서 IoT 시장에서 소프트뱅크가 업계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ARM은 어떤 기업?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ARM은 지난 1990 11 27일 영국 캠브리지에 설립돼 올해로 창립 26주년을 맞은 글로벌 기업이다. 현재 60여 개국 40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ARM
은 생산시설 없이 칩 설계와 개발만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업체다. 개발한 칩의 지적재산권(IP)을 칩 제조사에 판매해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퀄컴, 애플, 삼성전자 등이 ARM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만든다.

ARM IP
를 이용한 칩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 쓰이고 있다. ARM 기술을 쓰는 칩의 수는 2010년 연 60억개에서 2015년 연 150억개로 2배 넘게 급증했다. 누적으로 따지면, ARM 기술을 쓴 칩의 출하 개수는 750억개에 달한다.


ARM 칩을 통해 스마트폰 각 분야의 성능 발전추이

 

특히, ARM저전력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전세계 스마트폰 중 95% ARM 기술을 쓴 AP를 탑재하고 있다.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85%, 웨어러블 시장점유율은 90%.

현재 ARM 3개의 ‘코어텍스(Cortex)’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코어텍스A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들어가는 AP, 코어텍스R은 약속된 시간 안에 응답하는 리얼타임 지원 프로세서, 코어텍스M은 마이크로 컨트롤러 등 사물인터넷 기기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이번 M&A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엔화 가치가 오르고 영국 파운드화가 사상 최대폭 수준인 30% 가까이 내리고 이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M&A가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ARM
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 인텔이 호시탐탐 인수를 노렸던 회사. 인텔의 x86 아키텍쳐는 PC 위주로 설계돼, 배터리 효율이 최우선인 모바일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모바일 AP 아키텍쳐에 강점이 있는 ARM의 기술이 탐날 수밖에 없었다. 애플도 ARM의 인수 후보자로 꼽혀 왔다. 애플은 자사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담기는 AP Ax칩을 ARM 아키텍처로 만들고 있다.

◆ 소프트뱅크, 인공지능+로봇+IoT 세상 그린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에 대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강력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2일 손 사장은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 참석해 후계자로 직접 지목했던 니케시 아로라(Arora) 부사장을 전격 경질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성 전체를 뛰어넘는 ‘싱귤랠러티(Singularity 특이한 날)'의 도래로 인류 사상 최대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60세에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했다.

소프트뱅크의 대주주인 손 사장은 당시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최소 5년이나 10년 정도는 계속 최고경영자로서 회사를 맡아 이끌고 싶다" "후계자였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펼치고 있는 사업들의 모습 /소프트뱅크 홈페이지 캡처

 

현재 소프트뱅크는 로봇, 인공지능을 신사업으로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출시한 인간형 로봇 ‘페퍼’는 1년 만에 7000대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사람과 대화만으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두뇌를 개발하고 있다. 이 두뇌가 개발돼 로봇과 결합한다면 큰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소프트뱅크는 페퍼를 활용한 IoT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IoT 장비가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들 기기를 연결해주는 허브가 필요하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음성인식 비서서비스 애플 ‘시리’, 아마존 ‘에코’ 등이 허브 역할을 해준다. 소프트뱅크가 페퍼를 허브로 만들어 인공지능, 로봇, IoT가 결합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ARM 인수를 통해 커넥티드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이미 소프트뱅크는 커넥티드카 사업을 위해 미국 IoT 서비스 업체 ‘에어리스 커뮤니케이션(Aeris Communications)’과 합작회사인 ‘에어리스 재팬’을 설립했다.

에어리스는 차량용 텔레매틱스 기업으로 내비게이션이 클라우드 서버와 통신해 주변 음식점이나 관광지를 찾아주고,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2017년부터 일본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소프트뱅크가 출시한 가정용 로봇 ‘페퍼’ /소프트뱅크 제공

 

최근 ARM이 출시한 코어텍스 R-8은 차세대 통신표준인 5G(5세대) 통신을 지원한다. 가령, 4G 통신의 경우 차량이 정지하는 데 10초가 걸렸다면, 5G의 경우 실시간으로 브레이크를 잡아 정지할 수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ARM은 사람의 뇌를 닮은 칩을 개발하는 회사로, 미래 초연결사회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의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와 ARM의 두뇌가 결합된다면 IoT, 인공지능, 로봇,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우/한동희 기자, 조선닷컴(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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