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음악 외

차라의 숲 2010. 10. 22. 14:01

늘 너무 진부해서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 말들이 있잖아요.

 

가령 "사랑해"라든지,

'예술의 기쁨'이라든지

뭐 이런 추상성 높은 것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흔하게 말하는 바람에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

 

그런데 어느날 문득

그 식상함이 어느새

내 영혼의 울림으로 다가올 때

우주가 흔들리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잖아요.

 

그리고 그 말이

온 몸으로 느껴지면서

한 순간에 '알아버린 듯'

깨달아질 때요.

 

물론 '피아노의 숲'을 보고, 

영혼의 울림을 받았다는 건 아니지만...

 

그랬어요.

 

아기였을 때부터 피아노를 친구삼아 뒹굴거리며 자랐던

주인공 카이를 보면서,

피아노를 사랑하는 사람과

피아노를 의무감으로 연주하면서 최고가 되려는 사람 중에

누가 더 행복하고,

누가 더 행복함을 세상과 나눌 수 있냐고 한다면,

반드시 전자라는 사실을,

진부한 말장난으로가 아니라,

그냥 몸으로, 마음으로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았달까요?

 

그러면서

저에게 과연 그런 대상이 있는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렇게 표정만 보고,

"어 오늘은 기분이 좋은가보네?"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대상이 있는지...

(카이는 말 못하는 피아노에게서도 이런 감정을 읽어내더군요.^^)

 

그리고 다시 물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정면을 마주하고

사랑할 수 있는지...

 

그런 대상도 없고,

그런 사랑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답이 나오더군요.

 

노희경 작가님이 그랬다죠?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고...

 

저는 배고픈 이들,

아픈 이들,

가르침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뭔가 쓰이고 싶다면서도

그들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유죄자'인 셈이죠.

 

'피아노의 숲'의 카이를 보면서,

천재란 타고난 능력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대상을 사랑하는 능력...

 

그러고보니 저는 이런 사람을 부러워하고 있는 거네요.

확실히 이쪽에 결핍감을 느끼고 있나 봅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건데. 그걸 못하는 걸까요, 안하는 걸까요? ^^;;

 

'피아노의 숲'은 만화가 원작이지만, 애니메이션도 나와있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애니를 보셔도 좋고(아직 완결은 안 됐을 거에요),

그냥 ost만 들어도 참 좋습니다.

 

코믹한 노다메 칸타빌레와는 또 다른 클래식의 멋을 느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