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 북한 이야기

차라의 숲 2011. 9. 13. 22:02

마산 통일 아지매,

유애경님은

어제 급조한 보자기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 거리에 나섰다.

 

2011년 9월 13일,

첫째날이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분다.

거리는 한산하고,

여행객들은 이른 아침부터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정체모를 한 아지매가

보자기를 들고 서있으니,

사람들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힐끔힐끔 쳐다보며 지나간다.

 

그러거나말거나

그녀는

오는 차량, 가는 차량 공손히 맞고 공손히 보낸다.

 

이날은 예쁜 처자 한 명이 기도에 동참했다.

유애경님이 보자기를 들고 캠페인을 하면,

그녀는 기도를 했고,

유애경님이 기도를 하면,

그녀가 보자기를 들었다.

 

"오늘 추석인데, 밥은 먹었겠죠"

지나던 한 신사가 그러더란다.

정말 모르는구나,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정말 모르는구나...

 

그녀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바꾸는 시작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가 혼자 조용히 해도 될 기도를

굳이 이 광화문 광장에까지 나와서 하는 이유일게다.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아주었으면,

알면 이해가 생기고,

이해가 생기면 사랑하게 된다고 했던가.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서

우리 북녘의 아이들이 따뜻한 밥 한 끼 원없이 먹어볼 수 있다면,

그녀는 어디라도 찾아갈 것이다.

 

청와대를 바라보며

간절히 기원하는

이 기도는 앞으로 21일 동안 계속된다.

 

 

 

 

<사진: 아침 8시 30분. 한가위 명절 마지막날, 광화문은 한산했다. 그녀는 신호등에 걸려 잠시 정차한 차량들마다 공손히 인사했다.>

 

 

 

<사진: 이날 그녀의 기도에 동참한 한 예쁜 처자가 현수막을 들고 있는 동안, 유애경님은 지난 겨울에 기도했던 자리에서 다시 몸을 낮췄다.>

 

 

기도 첫째날

 

"아침 밥 먹고 가세요"

 

"5분만 기다리세요."

찬밥을 먹으려고 하는 나에게

따뜻한 밥을 먹여 보내려는 마음이 전해온다.

 

"과일 좀 싸가세요"

사과 1개, 배 1개, 햇대추 넣어 달인 쑥차를 챙겨들었다.

 

광화문광장,

어김없이 세종대왕님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긴다.

청와대도 보인다.

 

백성들의 고통 받는 소리를 가장 잘 들으셨던 분

그 분 앞에 차와 과일을 올리고,

감사의 절을 올린다.

 

그 분에게는 북한의 아이들도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백성의 후손인데

얼마나 안스럽고 아프실까.

 

‘오늘 아침 북한의 아이들도 밥은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양복 윗저고리를 손에 든 신사분이 지나가시면서

툭 던진다.

"오늘 추석인데

밥은 먹었을 거예요."

 

북한의 식량난을 모르시는 분이 많다 는 걸 알 수 있다.

모르고 짓는 죄가 더 크다는 것을 안다.

 

조금이나마 죄를 덜 짓기 위해

나는 내일도 광화문으로 나갈 것이다.

 

- 유애경 님의 첫째날 소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