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물 이야기

차라의 숲 2010. 10. 22. 13:32

나는 지금껏 같은 책을 두 번 이상 읽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 중에는 1만번은 물론이고 11만 번 이상 읽는 분들이 계셨다.

 

10살때까지 머리가 우둔하여 글을 모르던 한 분은,

그래도 끝까지 공부를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 분은 이치를 모르더라도 읽고, 또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다.

 

하루는 하인과 길을 나섰다가

어느 집에서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는

"어디서 많이 듣던 글인데,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그 하인이

"어르신이 매일 읽으시던 책이라 쇤네도 알겠습니다요"라고 했다.

그제야 자신이 11만 3천 번이나 읽은 사기 책 중 일구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사람 같으면 절망할 법도 한데,

이 분은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독서 정진에 매진한다.

 

이 분은 59세에야 비로소 문과에 급제하여

오언절구, 칠언절구로서는

조선 효종 시대에 가장 빼어난 시인이라 칭송받았던,

백곡 김득신이라는 분이다.

 

지식채널 e의 '어느 독서광의 일기'를 접하고

남다른 감동이 밀려들어왔다.

 

그 분의 글 읽는 정진에

절로 고개가 깊이 숙여진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엔 이룸이 있었다"

                                   (김득신 묘비명)

 

2번, 3번 반복하다보면 곧장 싫증내고 지겨워하는

내 모습이 비교된다.

 

바로 이 점이 '이룸'과 '못 이룸'을 가름하는 결정적 차이일 것이다.

 

하지 않으면서 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것이 욕심이다.

하지 않았으면서 되지 못했다 절망하고 자책하는 마음, 이 또한 욕심이다.

김득신 선생님의 삶의 자세에서,

욕심을 버리고 '다만 할 뿐'이라는

가르침을 얻었다.

감사하다.

 

즐감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