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s 건강백세/Ezs 평등

Ezs 오진수 2018. 2. 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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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을 평가할 수 없는 이유



오래 전,「정신의학」이 교수형(?)에 처해지는 놀라운 실험 결과가 있다. 40여 년 전, 미국 사회를 온통 뒤 흔들고, 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사건이다. 돌이켜 보면 당시의 이 엄청난 실험 결과가 우리나라에서만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묘하기도 하다. 알았으면서도 모른 척하면서 덮어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당시의 학문적 수준으로「정신의학」의 취약점이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당연히 40여 년이 지난 지금, 눈부신 발전을 보인「정신의학」을 운운하는 것이 아님에 먼저 양해를 구한다. 
  1972년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의 사상자가 엄청나게 발생하고, 반전(反戰)의 분위기에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혼란이 분출하던 당시,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징병을 피하기 위해 꾸며내기 쉬운 정신병자 행세를 많이 하였다고 한다.

  모험심이 강했던 ‘로젠한’이라는 한 학자가 그 현상을 실험해 보기로 결심한다. 실험에 동참할 8명의 친구를 불러 모은다. 대학원생, 소아과 의사, 정신과 의사, 화가, 주부 2명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심리학자 3명, 대부분은 지극히 정상적인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들이다.


“어이, 친구!, 내가 실험연구를 하고자 하는데 좀 협조해다오. 가짜로 정신병원에 들어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보는 거야, 우리가 제정신인지 아닌지를 정신과 의사들이 제대로 알아내는가를 확인해 보는 연구라네.”


  로젠한은 자신과 함께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철저한 훈련을 시킨다. 그들은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닷새 전부터 샤워와 면도, 양치질도 하지 않은 마치 노숙자 신세처럼 하여, 동ㆍ서부 등지에 있는 정신병원을 스스로 찾아가게 한다.

  실험 참가자 각자는「이상행동」을 한다.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자라서 엉겨 붙었고, 입에는 악취가 났다. 콩알만 한 알약을 먹어라고 하면 혀 밑에 감추었다가 나중에 몰래 뱉는 방법도 터득한 상태다.


   “목소리가 들립니다.‘쿵’소리를 내요.”
 
라고 모든 실험자는 각자가 수용된 병원의 정신의(精神醫)에게 호소했다. 로젠한이 실험행동으로 특별히「쿵」이라는 단어를 골라 준 것은 지금까지 어떤 정신의학 문헌에도 그런 소리가 들린다는 환자사례 보고가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로젠한과 그의 동참자 대부분에게 정신과의 정밀검사를 통하여 내려진 진단 결과 즉, 멀쩡하던 정상인이 정신분열증(조현증), 양가감정, 과대망상증, 조울증 등의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 결과가 나옴에 따라 각자가 수용된 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게 된다. 길게는 57일, 짧게는 7일, 평균 19일의 병원 체류기간 동안 9명의「가짜환자」모두가「진짜환자」로 오진되어, 진짜 치료를 받게 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실험에 직접 참여했던 로젠한의 독백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입원할 때만큼이나 아무런 근거 없이 퇴원 조치를 받았다. 그 때는 공기가 추워 얼어붙을 만큼 추운 겨울날이었다. 그 곳에서 혹독한 것을 배웠다. 보호시설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곳인가를 배웠다. 정신의학이 정신병으로 병들어 있음을 알았다.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오진⌟을 받고, 약물을 투여 받으며 수용되는지 알 수 없다.”

  “정신병이라는 딱지가 정신병을 낳는 것일까?, 병 때문에 진단이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내려진 진단이 두뇌에 각인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두뇌가 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두뇌를 만드는 지도 모른다.”


  로젠한은 그의 논제「정신병원에서 제 정신으로 지내기, 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를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잡지「사이언스」에 발표한다.

“과학을 정신의학에 적용할 때에는 그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 한 인간의 정신진단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 내려지며, 그런 진단이 엄청난 실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어떤 진단도 더 이상 신뢰하여서는 안 된다.”
는 주장이었다.

  결국「로젠한의 이 실험」은 정신의학을 모독하는 행위가 되어 수많은 정신과 의사들을 자극하였고, 컬럼비아大 로버트 스피치 박사를 필두로 한 반발세력으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기 시작한다.

  분노한 정신의학계의 한 병원에서 로젠한에게 반대상황의 또 다른 도전장을 내민다.


   “좋다. 우리가 진단을 제대로 못한다고?, 그렇다면 한번 해보자. 앞으로 석 달 동안 가짜 환자들을 우리 응급실로 들여보내 보라. 우리가 그들을 정확히 찾아내 보이겠다.”


  는 도전에 모험 기질이 다분한「로젠한」박사, 물러날 리 없었다. 이 실험은 지난번과는 반대로 누가 미쳤는지가 아니라, 누가 제정신인가를 밝히는 검증적 실험이다.

  한 달, 두 달, 석 달째가 되자, 병원 측은 로젠한이 보낸「가짜 환자」41명을 찾아냈다며, 확신에 찬 보고서를 들고 기자회견을 청한다. 로젠한도 그 자리에 참석한다. 그 병원 측의 당당한 발표에 침묵이 흘렀다. 로젠한이 응답할 차례다.


  “죄송한 일이지만 학술적 연구라는 입장을 기자님들께서 먼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저는 단 한 명의 가짜 환자도 그 병원에 들여보낸 사실이 없습니다.”


  끝, 게임 종료! 그 순간「정신의학」은 교수형에 처해졌다.

  로젠한과 가까이 지내던 팔로알토 병원의 선임 심리학자로 근무하는 플로렌스 켈러는,

 

   “로젠한은 혼자의 힘으로 정신의학을 해체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신의학은 그 후로 결코 회복하지 못했다. 정신병이 발병하는 확실한 증거라든가 우리 뇌구조의 뉴런과 화학작용의 역할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정신의학이 부활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로젠한의 실험은「정신분석학」적 접근이론과「인지심리학」 및「인본주의 심리이론」의 한계를 깨우치게 한 학술적 큰 사건으로써, 새로운 생물학적 접근과 환경학적 접근 이론의 학문적 가치와 그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아직도 과거 미국에서 정신의학의 황금기로 이해되던 1930년대, 40년대, 50년대의 정신분석이론이 우리 사회의「병든 정신」과 그「의식구조」를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보하면서,「로젠한 이전」의 수준에서 상술(商術)을 발휘하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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