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iencia&logNo=221073406225 (원본)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고, 거기에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물의 97.2%가 담겨 있다. 바닷물의 염도는 평균 3.5%인데, 그 중의 85%는 소금이다. 이런 바다의 60%는 태양이 비치지 못하는 캄캄한 심해이다. 심해에는 화산도 있고 거대한 산도 있으며 그랜드캐니언보다 깊고 긴 골짜기도 있다. 심해는 수온이 결빙온도에 가깝도록 낮으며 수압은 수백기압이다. 이렇게 넓고 큰 바다의 세계에 대해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지식은 극히 조금일 뿐이다. 영국 프릴머스 대학의 해양생물학자 히그스는 대부분의 시간을 영국 밖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바다의 5%도 탐험하지 못했고,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은 1%도 안 된다. 그러므로 심해를 탐험하면 끊임없이 놀라움으로 가득한 세계를 보게 된다."고 말한다. 심해는 인간이 직접 잠수할 수 없는 환경이므로 해양학자들은 무인 심해잠수정을 로봇처럼 사용하여 원격조종으로 조사를 한다. 완전한 암흑세계이고 영하에 가까운 수온이며 수백 기압의 수압이 작용하는 곳에서 의외의 자연현상과 생명체를 보게 될 때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신비함을 새삼 느낀다. 심해저의 검은 진흙 바닥에는 동물의 먹이가 될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거대한 고래의 사체가 심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 히그스의 잠수정카메라에 잡혔다. 히그스는 이 고래 주변을 오래도록 관찰하면서 많은 연구를 했다. 고래의 사체 주변은 잠깐 사이에 먹이를 찾아온 심해 동물들의 축제장으로 변했다. 심해에 가라앉은 시체는 빨리 분해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몰려온 심해동물들은 시체 주변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 특별한 생태계, 즉 서로 먹고 먹히는 '생명의 순환계'를 형성하게 된다. 죽은 고래 주변에 형성되는 이런 생활환은 수 년 또는 수십 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죽은 고래를 먹으려고 먼저 찾아온 동물은 상어와 먹장어류였다. 그들은 고래의 살을 파먹었다. 그 다음에는 새우와 게 같은 갑각류가 찾아와 남은 살을 뜯어먹다가 나중에는 뼈까지 갉아먹었다. 이런 상황이 게속되는 동안 그곳에는 박테리아들이 대규모로 증식했다. 그곳의 박테리아는 '화학합성'(chemosynthesis)이라는 지상에서와 다른 유기물 합성 방법으로 생존에 필요한 유기물(탄수화물)을 만들었다. 빛의 세계에 사는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 탄수화물을 만드는 광합성(photosynthesis)을 한다. 반면에 빛이 없는 세계에사는 미생물은 수소 또는 황화수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합성하고 있다. 황 온천, 심해의 열수공 주변, 심해 바닥에 사는 미생물들은 수소와 이산화 탄소를 결합시켜 메탄이라는 유기물을 만든다. 또한 그들은 황화수소나 암모니아를 산화시켜 탄수화물을 생성하기도 한다. 심해의 미생물이 화학합성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은 화성이나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화학합성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열수공에서 발견되는 커다란 관충(tube worm)은 아래의 화학식과 같은 화학합성으로 탄수화물을 생산한다. 심해에 가라앉은 고래뼈 주변에 갑각류인 붉은 게가 몰려와 고래의 살을 먹고 있다. 앙상하게 남은 고래의 뼈 틈새는 심해동물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기도 한다. 심해는 연구하기 지극히 어려운 환경 조건이다. 해양 생물학자 히그스는 심해 로봇을 이용하여 가라앉은 고래 주변을 촬영하고 각종 탐지기로 조사를 했다. 또한 로봇팔과 진공 채집기로 해저의 흙과 생명체를 채취하여 선상에서 연구하기도 했다. 고래 주변의 생태계를 관찰하던 히그스는 놀라운 생명체를 목격했다. 그것은 오세닥스라는 실지렁이 같은 괴이한 동물이다. 오세닥스는 고래의 뼈를 먹었는데, 그의 몸에는 입도 소화기관도 없었다. 그들은 고래의 뼈에 뿌리를 박은 듯이 붙어 뼈를 녹여먹는 것이었다. 오세닥스는 2002년에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만의 수심 2,893m 되는 심해저에 가라앉은 회색고래의 뼈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오세닥스는 '골충'이라 불리며, 첫 발견 이후 심해 여러 곳에서 10여 종이 발견되었다. 오세닥스는 약 1억 년 전부터 살았던 생명체라고 연구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스크립트 해양연구소의 미생물학자 비틀렛은 수심 6,000m 이하의 골짜기인 해구 바닥에 사는 미생물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이다. 수심 6,000m인 곳은 1제곱센티미터 면적에 1,125kg의 수압이 작용하고, 수온은 결빙 온도에 가까우며 빛이라고는 없다. 세계의 해저에는 해구가 여기저기 길게 뻗어 있다. 이 해구들은 서로 멀리떨어져 있으므로 그곳에 사는 생명체는 외딴 섬 갈라파고스처럼 독립적으로 진화가 이루어져 왔을 것이다. 그러므로 독립된 각 해구에 사는 생명체들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가 진행되어 왔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바틀렛이 상용하는 연구 도구는 히그스와 마찬가지로 심해 로봇이다. 심해 로봇으로 해구의 생명체를 채집하여 선상까지 끌어올리면, 어류 같은 큰 동물은 물론이고 대붑ㄴ의 무척추동물들은 기압과 수온의 큰 변화 때문에 도중에 전부 죽어버린다. 그래서 바틀렛은 수압의 큰 변동에 생명체들이 죽지 않도록 내압 용기를 특별히 제작하여 그 속에 담아 끌어올린 뒤 그대로 보존하면서 살아있는 모습을 관찰했다. 심해의 미생물은 지상의 미생물과 다른 특성을 가졌으므로 과학자들은 크게 흥미를 느낀다. 그등은 지상의 생명체가 갖지 못한 능력, 예를 든다면 플라스틱을 녹인다든지, 다른 미생물을 죽이는 항생물질이나 항암 물질이나 그 항암물질을 가졌을지 모른다. 사모아 섬 북쪽에는 2개의 거대한 '해저의 산'이 있고, 그 산 사이로 남극 쪽에서 흘러오는 찬 해류가 북태평양으로 5,000m 깊이 이하까지 매우 천천히 흐르고 있다. 심해에는 해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과학자들에게 '심해의 해류' 발견은 큰 의미가 있었다. 왜냐 하면 거대한 냉수의 해류가 태평양의 물을 크게 휘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 표면은 수온이 높기도 하고 비가 많이 내리므로 표면수는 염도가 낮다. 그러나 심해의 해류 영향으로 태평양의 물은 상하남북으로 자연스럽게 뒤섞이고 있다. 태평양의 심해 해류는 바다 표면을 흐르는 해류와는 달리 코리올리 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관성해류'라 한다. 관성해류를 연구하는 하와이 대학의 여성과학자 피어슨은 해양조사선을 타고 이곳 바다를 1개월 이상 항해하면서 흥미 잇는 실험을 했다. 피어슨은 그 바다에서 수심, 수온, 염도, 수압, 해류 속도 등을 재는 측정기를 긴 끈에 매달아 해저로 내렸다. 측정 결과, 어떤 곳에서는 표면의 해수가 해저까지 내려 가는데 약 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해 해류에 대한 정밀한 조사는 해양과학 역사에서 피어슨이 거의 처음 실시한 것이었다. 심해는 거의 전부가 미답의 지역이다. 달에는 여러 사람이 다녀왔지만, 가장 깊은 곳(11,000m)까지 잠수정을 타고 내려가 본 사람은 아직 3명뿐이다. 과학의 탐험가들에게 심해는 전점 더 매력적인 미지의 세계로 다가오고 있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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