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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신화와 옛이야기

[2009년 10월] 아이들 책 길잡이 24 - 책읽기가 예체능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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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관련/엄마는 생각쟁이

2010. 10. 14.

 

예체능 활동과 독서

 

요즘엔 예체능 과목 하나쯤 배우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 발레, 축구, 농구 등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분야도 참 다양해졌습니다. 저학년 엄마들 가운데는 한번쯤 예체능을 아이의 전공으로 생각해 보는 분도 많아졌습니다.

전공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예체능 과목을 하나쯤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입니다. 이런 예체능 과목들은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분출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 때로는 아이가 자신감을 갖는 데도 큰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니 기왕이면 누구나 학교 공부랑 상관없이 자기가 배우고 싶은 걸 마음껏 배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단, 엄마가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으로요.

 

재주를 갉고 닦을 수 있는 기술, 독서

예체능을 전문으로 하는 아이들은 보통 아이들보다 시간이 빡빡합니다. 배우고 있는 실기 과목에 학교 공부까지 같이 하려면 시간 여유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들이랑 놀 시간은 물론이고 책을 볼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실기 연습량이 많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친구들과의 격차가 눈앞에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우선 실기에 주력을 하게 됩니다. 물론 예체능에서 실기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체능 과목은 타고난 능력도 필요하지만 남들 이상의 노력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책읽기는 꼭 필요합니다. 실기를 열심히 해서 실기를 잘 하게 되는 건 일시적일뿐입니다. 여기에 머무르고 만다면 전문가가 아닌 기능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칠 때 실기만 열심히 한다면 악보에 있는 그대로 기가 막히게 잘 쳐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자신의 느낌을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곡을 해석하면서 자기만의 것으로 재창조해낼 수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예체능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세계를 더 넓고 깊게 하기 위해서라도 책읽기는 꼭 필요합니다.

얼마 전 제가 읽은 책 속에 판소리 명인으로 유명한 성창순 님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판소리에는 어려운 한자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성창순 님은 이 어려운 판소리 사설의 문구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한학 공부를 하셨다고 합니다. 또 동시에 서예를 배우셨는데, 그 실력이 국전에서 입선을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저는 성창순 님이 명인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바탕에는 판소리 사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부르고자 한학 공부도 마다 않으셨던 노력이 분명 한몫 하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처럼 전공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지금 당장의 실력에만 연연하지 말고 더 폭넓게 자기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관련 분야를 조금씩 넓혀나갈 수 있는 책읽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으로 예체능의 감각을 자극하다

취미로 예체능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취미로 예체능을 배울 때 누구나 한두 번쯤은 고비를 맞이합니다. 쉽게 따라갈 수 있을 때는 재미있지만 어려운 고비를 만나면 재미가 없어지고 하기 싫어집니다. 전공을 하는 아이들도 이런 위기는 겪습니다. 하지만 취미로 하는 아이들과는 마음가짐이 다릅니다. 그러나 취미로 하는 경우는 쉽게 꺾이고, 오랫동안 그 취미를 이어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럴 땐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 이야기가 담긴 책이나,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 등이 자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책읽기는 때때로 자기가 미처 몰랐던 예체능 감각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책은 아이들이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많은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때때로 아이들은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을 그냥 거기서 끝내지 않고 직접 경험으로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즉, 실생활에서는 기회가 없어서 모르고 있던 세계를 책을 통해 발견하고 그 세계에 매력을 느껴서 직접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예체능 과목이 이야기 속에서 중심으로 등장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이들은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자신의 흥미를 끄는 요소들을 발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들을 보여주세요. 그럼 때로는 그 속에서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예체능 감각을 발견할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