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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마음대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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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초등 독서평설 - 책읽어주는선생님

2021. 6. 22.

내 마음대로 로봇을?

 

 

우주 소년 아톰, 마징가 제트, 로보트 태권 브이…….
이 이름들이 뭔지 아세요? 바로 로봇 이름이에요. 제가 어렸을 때, 로봇은 만화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었어요. 전 로봇이 나오는 만화 영화에 푹 빠져 지냈답니다. 지금까지 주제가를 완벽하게 부를 수 있을 정도로요.
아톰은 사람이랑 참 많이 닮았어요. 비록 몸은 딱딱한 강철이지만, 마음만은 사람 같았지요. 마징가 제트나 로보트 태권 브이는 달랐어요. 사람이 로봇 속에 들어가서 조종을 했죠. 아톰과는 달리 거대한 강철에 가가운 느낌이었어요. 조종해 줄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 움직일 수도 없었지요.
주인공인 좋은 로봇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악당 로봇이 나와 한판 대결을 벌이기도 했지요. 나쁜 로봇 뒤에는 당연히 나쁜 사람이 있곤 했답니다.
로봇이 나오는 만화 영화는 그 뒤로도 계속 나왔어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꿨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 사람들이 하기 힘든 일을 척척 해 주는 로봇이 멋진 미래를 만들어 줄 거라 믿으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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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로봇을 마음대로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떤 로봇을 주문하고 싶나요? 세계 최고의 로봇 박사들이, 친구들이 원하는 그대로 로봇을 만들어 빌려 준다면요.

 

 

《마음대로봇 1, 2》(이현 글/김숙경 그림/한겨레아이들)은 이런 소망을 담은 책이에요.
최고의 로봇 전문가인 ‘천재숙’ 박사와 열여덟 살의 천재 ‘강영재’ 박사는 ‘상상 로봇 연구소’를 운영했어요. 두 사람은 처음에 로봇 대여점 같은 것에 관심도 없었답니다. 남들은 만들지 않는, 아주아주 특별한 로봇을 만들 뿐이었죠. 예를 들어 진짜 아기처럼 울고 떼쓰고 똥 싸고 오줌 싸는 ‘유아 로봇’이나, 평일엔 늦잠 자고 주말엔 낮잠 자고 날마다 늦게 오는 ‘아빠 로봇’ 같은 거 말이에요. 당연히 이런 로봇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상상 로봇 연구소가 망할 위기에 놓였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어요.
결국 천재숙 박사의 딸인 ‘하라’가 나섰어요. 로봇 대여점을 열자고 한 거예요. 사람들이 주문하는 다양한 로봇을 만드는 건, 두 박사의 뛰어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라며 설득하기도 했죠.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의 맞춤형 로봇 대여점, ‘마음대로봇’이 문을 열게 됐어요.
이곳에서 만든 첫 번째 로봇은 ‘속다기’. 날파리 모양의 아주 작은 로봇이었지요. 항상 주인 주위를 날아다니며, 주인이 기억해야 할 것들을 속닥속닥 말해 줬어요. 건망증 때문에 걱정인 사람들, 특히 엄마들에게 아주 딱 맞는 로봇이었지요.
두 번째 로봇은 ‘남인척’. 남인척은 주인의 두뇌와 연결되어 주인의 생각과 마음을 알아채고 대신 행동해 줬어요. 소심해서 자기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로봇이었지요.
세 번째 로봇은 ‘마니왕’이었어요. 마니왕은 정말 획기적인 로봇이었어요. 설명을 들으면 아마 친구들도 확 반할 거예요. 돈을 벌어다 주는 로봇이었으니까요. 마니왕을 주문한 아이는 대여비도 한 달 뒤에 내겠다고 했어요. 로봇이 돈을 벌어다 주면 그 돈으로 내겠다고요. 다른 로봇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하겠지만, 이번만큼은 괜찮았어요. 돈을 벌어다 주는 로봇을 주문한 아이가 마치 천재처럼 보이기도 했지요.
천재숙 박사와 강영재 박사는 역시 세계적인 로봇 박사였어요. 세 가지 로봇 모두 자기 역할과 기능에 충실했으니까요. 이만하면 로봇 대여점 ‘마음대로봇’은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속다기 덕분에 ‘동한’이 엄마의 건망증은 완전히 사라졌어요. 마음대로봇에서는 속다기를 여러 대 만들어 대여해 줘서 오랜만에 돈을 벌 수 있었지요. 남인척은 주인의 마음을 정말 잘 읽었어요.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읽고서 무작정 태평양에 있는 섬으로 떠날 만큼이요. 세계 최고의 로봇 회사인 ‘로보스타’에서도 남인척에 큰 관심을 보였어요. 마니왕은 완성되자마자 큰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모두들 부자가 되는 꿈을 꾸며 지낼 수 있었지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분명 로봇은 완벽한데, 상황은 사람들의 바람과 조금씩 다르게 돌아갔어요. 속다기 덕분에 건망증을 문제를 해결한 동한이 엄마는 잊어버렸던 꿈을 찾아 달로 떠났지요. 엄마의 건망증을 고쳐 보려 했던 동한이는 생각지도 않게 엄마랑 헤어지게 됐어요. 남인척은 자기 멋대로 태평양까지 가는 바람에 고장이 났지요. 마니왕은 나쁜 방법으로 돈을 벌어 왔어요. 마니왕을 주문했던 아이의 엄마는 경찰에 잡혀가고 말았지요.
사람들이 꿈꾸는 완벽한 로봇이란 없는 걸까요? 『마음대로봇』과 함께 한바탕 신나는 꿈을 꾸고 나니, 로봇에 대한 또 다른 생각들이 몰려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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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로봇』(아이작 아시모프 글/우리교육)
이 책의 작가는 ‘로봇의 아버지’라고 불리곤 해요. 자신의 소설에서 수없이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그가 내세운 ‘로봇의 3원칙’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도 그대로 쓰이곤 했어요. 이 책에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 여덟 대의 로봇이 나와요. 과연 로봇과 인간은 미레에 어떤 관계로 살아가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