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전남해상

유유자적 2008. 12. 25. 15:41

 

 완도는 해신(海神) 장보고의 섬이다.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중국·일본과 서남아시아를 잇는 동아시아 해상권을 장악한 본거지였던 청해진이 바로 완도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완도는 장보고의 고향이기도 하다. 1,200여 년의 역사에 묻혀 영원히 잊혀질 뻔했던 장보고의 위대한 유산을 21세기에 완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행복하다.

 

완도의 최고봉인 상황봉은 섬 완도의 중심을 잡아주는 돛대다. 우리나라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상황봉 난대림 산길을 거닐면서 녹색 산소의 향연과 다도해의 조망도 실컷 즐겨보자. 게다가 장보고축제가 열리는 5월 5~7일은 어린이날까지 낀 3일간의 황금연휴다.

 

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의 일대기를 다룬 KBS 드라마 ‘해신(海神)’의 인기가 아주 높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남해에 떠있는 섬 완도에 조성한 해신 야외세트장을 찾는 방문객이 부쩍 늘어났다. 드라마가 한창일 때 완도를 찾은 관광객은 하루 23,000여 명. 예전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인파다. 물론 드라마가 종영된 지금도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지속되고 있다.

 

되짚어보면,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에서 장보고(최수종)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는 대부분 허구다. 완도 출신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 한 세상을 풍미했던 영웅이지만, 그의 청년기 기록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장보고의 숙적이 되는 자미부인(채시라), 장보고의 마음속 여인인 정화(수애) 등도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염장(송일국)은 역사에 장보고를 살해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지만, 어릴 적부터 정화를 사이에 두고 장보고와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내용도 허구다.

 

 

▲ 아담한 포구와 어울려 제법 그럴 듯한 소세포 해신 촬영장/완도군청

 


완도 소세포에 마련된 촬영장(16,000여 평)엔 부두와 중·대형 선박 12척을 비롯해 객관·저잣거리·군영 막사·망루 등 건물 42동이 완공되어 있다. 소세포 해신 촬영장은 아담한 포구 풍광과 어울려 제법 그럴 듯하다. 앞바다에 떠있는 삼국시대 배들 뒤로는 해남의 땅끝과 노화도·보길도 같은 다도해 섬들이 가깝다.

 

또 군외면 불목리에 건립한 신라방(新羅坊)엔 본영·객사·민가·중국거리와 설평상단 및 이도형 상단(무역품 거래 및 상인숙소) 등 40여 동의 기와집을 짓고 당나라 시대의 각종 풍물을 재현했다. 신라방 뒤쪽의 우뚝한 숙승봉과 어울려 제법 풍치도 좋다.

 

완도 동쪽의 장좌리에서 180m쯤 떨어진 바닷가에 떠있는 섬 장도(일명 장군섬)는 장보고가 본부로 삼았던 청해진(淸海鎭) 유적지(사적 제308호)다. 장보고는 이곳에 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해 해상권을 장악한 다음, 신라·일본·당나라 3국의 해상 교역에서 신라가 주도권을 장악하게 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부근에서는 여러 채의 큰 건물이 있었던 흔적인 법화사터와 기와·토기 등 당시의 번영을 엿볼 수 있는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장도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이때 당시 청해진을 방비하기 위해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았던 목책의 흔적이 드러난다. 현재 장도의 남쪽과 북서쪽 해안에는 직경 40~80cm의 목책이 1,000개쯤 남아있다. 현재 유적지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장보고 축제는 올해로 11번째를 맞는다. 그러나 이전엔 외지인들이 몰려올 정도로 인기 있는 축제는 아니었다. 드라마 ‘해신’은 장보고 축제의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10번째 축제 때 완도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무려 70만 명. 완도군의 축제 관계자는 “아마도 장보고 시대 이후 가장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완도에 들렀을 것”이라 했다. 이에 고무된 완도군은 이 기회를 살려 올해를 완도 장보고 축제의 글로벌 원년을 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위대한 유산, 바다의 미래 장보고!’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올해 축제는 5월5일(금)부터 7일(일)까지 3일간 열린다. 주 행사장인 완도읍의 제1물양장 외에 소세포 해신 세트장, 그리고 신지대교로 연결된 신지면의 명사십리 일원에서 공연과 체험행사 등 모두 43종의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지난해보다 10여 종이 늘거나 강화됐다.

 

첫날(5일)의 행사 테마는 ‘장보고의 바다’. 아침 6시에 청해진이 있던 장도에서 장보고대사 고유제(告由祭)가 열리는 것으로 사흘간의 축제가 시작한다. 첫날 이른 시간이라 직접 보기 어려운 게 아쉽다.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펼쳐지는 청해진 모래조각경연은 올해 처음 선을 뵌다.

 

한편, 오후 4시에 열리는 ‘장보고 김밥만들기’는 지난 해 큰 인기를 끌었던 이벤트. 자원봉사자와 축제 참가자들이 참여한 206m 장보고 김밥만들기 행사는 작년에 이어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지난해엔 쌀 5가마, 김 2,005장에 완도산 미역 등 해초, 단무지, 햄 등이 대량으로 들어갔다. 저녁 8시엔 ‘신라 명신 장보고’ 공연이 열린다.

 

 

▲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이벤트 중 하나인 전통 노젓기대회/완도군청

 

둘째 날(6일)의 테마는 ‘문화의 바다’. 오전엔 ‘고금 겟제’ 공연과 전통 노젓기대회 예선전이 열린다. 노화 닻줄꼬기 공연도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관광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오후엔 모래사장 달리기, 사이클, 물속달리기로 이루어진 ‘장보고 철인 3종경기’가 명사십리 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회를 좋아한다면 오후 3시의 완도 넙치회 썰기경연을 기웃거리는 것도 괜찮을 듯. 저녁 무렵엔 마당극 ‘남도천지밥’ 공연이 있고, 8시부터는 장보고 축제 기념 ‘MBC 도전! 가요열창’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첫날과 둘째 날 밤엔 9시부터 1시간 동안 불꽃놀이가 준비되어 있다.

 

마지막 날(7일)의 테마는 ‘미래의 바다’다. 전통 노젓기대회 결선을 시작으로 완도 풍류 한마당, 장보고 씨름대회, 전남도립국악단 공연 ‘남도소리’ 등 다채로운 행사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주 행사장인 제1물량장 주변서 열리는 상설행사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완도 크루즈 환상여행(해경함정), 해군함정 승선 체험(항만터미널), 완도 재래김 만들기 체험, 장보고 주제관 등이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곳은 ‘해신’ 촬영장이 있는 소세포인데, 여기서도 청해진 수군교대식, 해신 의상 체험, 장보고 토우 만들기, 해신 캐릭터 탈 만들기, 자미부인 장신구 만들기 체험 등 추억에 남을 만한 상설행사가 열린다.

 

 

▲ 관광객들의 해신 세트장 체험은 완도에서의 색다른 추억을 안겨준다/완도군청

 



명소 들르다보면 자연스레 섬 일주

축제 행사를 구경하며 ‘해신’ 촬영장인 소세포와 장보고의 청해진 유적지를 보려면 자연스레 완도를 한 바퀴 돌게 된다. 한국의 유일한 난대수목원인 완도수목원(061-552-1544)은 완도 여행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다. 상황봉 서쪽 사면 전체가 수목원 지역이라 모두 둘러보려면 최소 3시간 이상 필요하다. 요금은 어른 2,000원, 주차비 3,000원.

 

소세포와 완도항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어촌민속전시관(061-550-5558)은 완도 사람들의 노력으로 2002년 개관한 어촌의 민속 관련 박물관이다. 여기에선 어촌의 생활사, 시대별 물고기 잡는 방법, 수산양식의 실태, 선박의 발달사, 어촌의 풍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대형 식인조개를 비롯한 각종 조개류와 희귀 산호, 어류 박제 등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요금은 어른 1,000원.

 

민속박물관에서 승용차로 10분쯤 거리에 있는 정도리의 구계등도 가볼 만하다. 해안의 몽돌이 파도 때문에 바다에서부터 아홉 계단을 이룬다는 곳이다. 길이 800m, 폭 200m의 해변을 뒤덮은 까만 몽돌은 모두 모난 곳이 전혀 없이 동글동글한데, 밤톨만한 것부터 수박만한 것까지 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차르륵거리는 몽돌 구르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제법이다. 해안 안쪽엔 40여 종의 상록수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넓은 숲을 이룬다.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구계등 입장료 1,600원.

 

완도에서 드라이브 방법은 두 가지다. 유일한 통로인 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완도 해안도로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신라방~청해진 유적지~완도항(주행사장)~구계등 몽돌해안~어촌민속박물관~소세포 해신 촬영장~완도수목원 순서로 들르게 된다. 소세포의 해신 촬영장이나 수목원을 먼저 보고 싶으면 완도교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해안도로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된다.

 

완도 주변의 섬들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완도항에서 뱃길로 45분이면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촬영지인 청산도, 1시간 정도면 ‘어부사시사’의 고산 윤선도가 머물렀던 보길도로 갈 수 있다.

 

축제 때 완도는 인파로 북적거린다. 요즘도 평일 1만여 명, 주말 4~5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래서 축제 때 하루 최고 수십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한다. 지난 해 축제가 절정일 때는 관광차량 행렬이 해남, 강진서부터 30km 이상 늘어서기도 했다. 축제에 참가할 때 염두에 둬야할 사항이다. 월간산 [439호] 2006.05

#숙박
완도는 숙박시설이 넉넉하지 않아 축제 때는 40여 곳의 숙박업소 예약이 2~3일 전쯤 끝난다. 구계등을 비롯한 30여 곳의 민박집도 사정은 비슷하다. 완도항 주변에 모텔, 여관 등 숙박시설이 몰려 있다. 구계등 입구에도 산호모텔(061-552-4004), 솔밭민박(061-552-1900) 등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방을 잡지 못했다면 이웃의 해남 땅끝마을이나 강진 등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게 낫다.

#별미
완도의 별미는 생선이 많이 올라오는 한정식. 특산물인 전복을 비롯해 각종 해물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올라온다. 보통 1인당 20,000원 이상으로 4인 기준으로 상을 차리는 게 아쉽다. 해물 한정식은 광주식당(061-553-0441)이, 전복 요리는 대도한정식(061-553-5029)이 잘 한다.

#교통
서울→완도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매일 4회(07:45~17:30) 운행. 6시간 소요, 요금 29,000원.
부산→완도 서부터미널에서 매일 7회(07:10~16:20) 운행. 6시간40분 소요, 요금 22,500원.
광주→완도 종합터미널에서 매일 수시(05:00~20:00) 운행. 2시간40분~3시간10분 소요. 요금 11,900원.
목포→완도 공용버스정류장에서 매일 7회(07:55~17:45) 운행. 2시간 소요, 요금 8,700원.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2번 국도→강진→55번 지방도(18번 국도 공용)→도암→북평→13번 국도→완도 / 호남고속도로 광산 나들목→13번 국도→나주→영암→성전→2번 국도→강진→18번 국도→계라 삼거리→55번 지방도→북평→13번 국도→완도 / 남해고속도로 광양 나들목→2번 국도→순천→보성→장흥→강진→18번 국도→계라 삼거리→55번 지방도→북평→13번 국도→완도.
*완도군 홈페이지 www.wando.jeonnam.kr
*문화관광과 061-550-5224
*관광안내소 061-55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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