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choyeung 2009. 3. 16. 19:02

페르낭 크노프(1858-1921)와 제임스 앤서(1880-1949)는 같은 시대에 벨기에 왕국의 진보주의적 화가이었다. 19세기말에 벨기에는 국가가 신진화가들의 작품전시를 공식적인 전시회(사롱)를 통하여 독점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였던 20명의 화가들이 그룹(20인들 Les XX )을 별도로 조직하고 1883년부터 10년간 전시활동을 하였으며 프랑스로부터 피사로 (1887, 1889, 1891), 모네 (1886, 1889), 고갱 (1889, 1891),  세잔느(1890)  및  고흐(1890, 1891)의 작품들도 해당년도에 초대되었다.  벨기에도 같은 시대에 모네등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이 1874년부터 정부의 살롱에서 벗어나 독립화가(앙데팡당)들로서 전시를 시작한 것과 같은 양상이었다. 1886년 브루셀에서 제3회 [20인 그룹]의 전시회가 열릴 때 크노프는 <슈만을 들으며(Listening to Schumann)>를 출품하였고 앤서는 <러시안 뮤직(Russian Music  >이란 유화 작품을 출품하였다.

 

그런데 이 그림의 주제는 실내에서 피아노 음악을 듣는 것으로 두 작품이 거의 비숫하였으나 크노프의 <슈만을 들으며> 라는 작품은 많은 관심과 환호를 받았다. 벨기에의 시인(詩人)들이 전시회 내용을 잡지(L’Art Moderne)에 글을 기고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앤서는 대단히 화가났으며 그가 1881년에 그렸던 <러시안 뮤직>이라는 작품을 크노프가 표절하였다고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엔서는 20인화가 그룹의 관리자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항의하는 일도 생겼다.그러나 1893년에는 두 화가는 서로 화해하고 과거처럼 같이 전시를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크노프, [슈만을 들으며] 1883년 유화 101.5 x 116,5cm

 

-아름다운 슈만의 낭만주의 음악

 

낭만주의 음악의 특색은 매우 주관적이고 자기성찰적(自己省察的)이다. 음색의 변화와 음역의 폭이 크고 빠르기에 있어서도 변화가 심한데 특히 음색의 아름다움이 강조되고 있다. 낭만주의 음악가들은 자신의 영혼을 담은 작품, 즉 자기자신을 세상에 내보이도록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음악작품은 과거처럼 후원자나 귀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진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세계로 그리고 동료들과 작품을 향유하는 사람들에게 되돌아 왔으며, 詩와 音樂, 美術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활동영역을 넓혀 갔다. 낭만주의는 음악회를 위한 장소가 마련되며 많은 청중들이 음악을 즐기기 시작하였고 작곡가와 연주가들의 사회적 지위가 격상되었다.음악가들 자신들이 연주하면서 더욱 감동을 받는 것이 특히 슈만의 피아노 음악이라고 한다. 

 

-크노프의 <슈만을 들으며>는 어떤 작품인가?

 

그림에는 피아노가 왼쪽에 있으며 연주가의 오른손이 약간 보인다. 검고 자주색의 프록코트 원피스를 입은 중년여인은 붉은 카페트가 깔린 방에서 빛이 들어오는 반대쪽을 향하여 1인용 소파에 앉아있고 오른손은 의자걸이에 놓고 얼굴을 가리고 있어 음악이 들리는 방향과 대치하여 일정한 거리를 더욱 두고 있다. 이는 마치 아름다운 슈만의 음악선율을 더 신경을 써서 더 잘 듣기 위함인 것 같다. 대리석으로 제작된 벽난로 위에 동양식의 차 주전자와 장식용 도자기가 놓여 있고 오른쪽 위에 난초 잎을 볼 때 음악만이 아니라 동양과 예술에도 관심이 많은 분위기이다. 화가 크노프는 아래층에서 실제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그림을 제작하였다고 한다.크노프는 상징주의 화가로서 오스트리아인인 화가 크림트(Gustav Klimt )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림속에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있는 음악은 슈만의 “환상곡 작품 17“ 쯤 되지 않을까?  슈만의 음악은 대범하고 정력적인 악상(樂想)에 슈만 특유의 풍부한 시정(詩情)이 함께 녹아있는 작품인데 작곡 당시 슈만은 결혼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하였다. 특히 1악장에서는 정열적인 테마를 통해 클라라에 대한 격렬한 사랑이 표현된 음악이 흘러 나오지 싶다. 두 그림 중에 어느쪽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률이 생생히 들려올까 궁금하다. 

 

 

 앤서, [러시안 뮤직],유화 188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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