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야기)

choyeung 2008. 12. 22. 10:52

 유포리의 가을 [Autumn Reeds and Wild Ducks] Oil , 50P(116.7× 80.5cm)  2006년

◯ 장수를 기원하는 노안도

기러기 그림에는 으레 갈대가 함께 그려진다. 원래 기러기는 풀이나 풀씨, 낟알 등을 먹는 초식 조류이다. 논이나 저수지, 해안이나 습지 주변의 갈대밭에서 주로 생활하는데 따라서 기러기와 갈대가 잘 어울린다.

 

 양기훈, 노안도, 19세기, 종이에 수묵, 17.6 cm  28.3 cm,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예전부터 선조들은 동양화에 함께 나오는 이유는 바로 다른데 있었다. 즉 갈대는 한자로 ‘노(蘆)’이고, 기러기는 ‘안(雁)’이다. 이를 함께 붙여 읽으면 ‘노안(蘆雁)’이 되는데 이는 ‘편안한 노년’이란 뜻의 ‘노안(老安)’과 소리로서 노안도(蘆雁圖)는 노년에 편안하게 지내라는 의미를 담은 그림이다.

기러기는 우리 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로서 가을 저녁이면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나는 기러기를 흔히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이런 기러기를 보고, 그림을 그릴 뿐만 아니라, 글을 쓰거나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를 좋아하였다. 

◯ 규합총서의 네가지 덕목

일상 속에 여인들의 지혜를 담은 ‘규합총서’라는 옛 책에 따르면, 기러기는 네 가지 덕목을 갖춘 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첫째는 신(信)입니다. 추위가 다가오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오고, 날이 풀리면 다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기러기의 이동을 보고, 사람들은 믿음을 배웠습니다.

둘째는, 예(禮)입니다. 기러기는 하늘을 날 때 ‘V 자’ 모양을 이룹니다. 맨 앞에서 대열을 이끄는 기러기는 경험 많고 힘이 좋은 우두머리 새입니다. 앞서서 바람을 가르면 뒤따르는 나이 어린 새들이 쉽게 날 수 있습니다. 서로 도우며 질서를 지키는 예절 바른 모습입니다. 오랫동안 기러기를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이렇게 차례를 지켜 비행할 때 약 70 % 정도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셋째는, 절(節)입니다. 한번 정한 짝과 평생 함께하니, 절개가 있습니다. 홀로 된 신세를 두고, ‘짝 잃은 외기러기’라고 할 만큼 기러기의 사랑은 한결같은 데가 있습니다.

넷째는, 지(智)입니다. 무리 중에 따로 보초를 세워 놓고, 적의 공격을 알리게 합니다. 참 슬기로운 새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기러기의 여러 가지 덕성을 본받고자 하였습니다. 혼례식에서 신랑은 기러기와 함께 신부 집에 갔습니다. 이때 기러기 나르는 사람을 ‘기럭아비’라고 하였습니다. 원래는 살아 있는 기러기를 쓰다, 나중에는 나무 기러기로 바뀌었습니다. 이 기러기는 부부의 도리를 다하겠다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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