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규-개인전]

choyeung 2008. 12. 25. 10:14

제 5 회 개인전 작가노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제5회 개인전     

 

그림은 보는 순간에 모든 것을 머릿속에 집합시키는 [완전한 예술]


  인간은 누구나 어릴 때 시골생활등의 단편적인 기억을 지니고 있고 이런 것이 아직도 자기를 황홀하게 하고 어떤 영원한 것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 들어 노년이 되면 이성(理性)은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고양되겠지만 감성(感性)은 오히려 동심의 세계로 서서히 돌아가게 된다. 어떻게 해서 노년의 감성은 아름답고 선(善)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일까? 이는 모든 어린이는 한 사람의 예술가인데 그가 자라나면서 어떻게 화가로 계속 남아지는 것이 문제이다 (Every child is an artist. The problem is how to remain an artist once he grows up - Pablo Picasso) 라고 한 말에서도 대답을 찾을 수 있듯이 화가의 마음과 자질은 어릴 때 동심으로 부터 태생하여 자라나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하나의 그림이 걸린 방은 바로 생각이 걸려있는 방 (A room hung with a picture is a room hung with thoughts - Joshua Reynolds) 이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좋은 화가란 그저 생각외에는 시간이 없는 사람 (A good artist has less time than ideas - M.Kippenberger) 이라고 하는 말과 통하고 있다. 따라서 그림작품에는 화가 스스로 어떤 생각을 그려 넣는다는 사실이 중요하고 감상자로 하여금 어떤 확실한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그림을 가장 동경하게 된다. 그래서 레오나르드 다빈치는 그림의 목적은 평면적인 화면에서 무엇인가 떠올라 자기에게로 다가오는 듯이 그리는데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결국 대상과 소재의 형태와 더불어 섬세한 감정까지 전달되듯이 옮겨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 말과 일치하고 있다.


   사실 그림이란 짧게 보는 순간에 모든 것을 단순히 머릿속에 집합시켜 버린다. 좋은 그림일수록 인간의 숭고한 정신세계(精神世界)를 심오한 감상(感想)으로 빠지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의미에서 그림은 모든 것을 집합(集合)시키고 완성(完成)하는 것으로 [완전한 예술]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회화(繪畫)가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되는데 이는 순간에 모든 감각을 한꺼번에 농축시켜 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Portrait Paintings     

   사람의 얼굴 자체는 뛰어난 예술품이라고 흔히 말하고 있다. 예술품이 되는 조건은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희소성(稀少性)에 있을 것이고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가치(價値)를 느끼게 하는 대상물일 것이다. 또한 인간의 얼굴 속에는 고유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져 있고 그 사람의 독특한 정신(精神)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니 좋은 초상화란 참으로 고귀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인간의 얼굴이 예술품으로 손색이 없다면 회화 등의 예술적인 수단을 빌려서 작품으로 만든다면 더욱 값진 일이 될 것이다.


   사실 초상화 한 점을 실내에 걸어두면 분위기를 압도(壓倒)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고(思考)하는 존재로서 초상화라는 그림에서 은은히 베어 나오는 주인공의 생각은 더욱 짙어지기 때문이다. 눈동자와 그리고 시선을 멀리 던지고 있어도 얼굴에서 풍겨 나오는 한 인간의 사고와 생활과 교양 등은 향기로운 멋으로 다시 합쳐지게 된다.


   유명한 국내의 조각가 한분이 외국에서 전시회를 가지면서 그 일대의 갤러리에서 우연히 한 소녀를 그린 초상화를 쳐다보다가 평생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술적인 감흥(感興)을 가장 크게 느꼈고 본인이 조각가임에도 불구하고 왜 초상화라는 평면작품에서 발이 얼어버릴 정도의 충격을 느꼈는지 모른다는 말을 들어 보았는데 이런 사실이야 말로 참으로 매력적인 그림을 누구나 그려 보고자 동경(憧憬)하는 동인(動因)이 되는 것 같다.


   현대적인 초상화는 정확한 심리묘사가 으뜸인 것 같다. 과거에도 우리 조상들도 초상화를 그릴 때 외양보다 내면정신을 그린다는 전신사조(傳神寫照) 즉 인간의 외모는 변하지만 불변하는 본질, 즉 정신을 추구하고자 했던 선조들이 지닌 초상화에 대한 중요한 인식이었다. 완벽한 외형의 묘사와 그 사람의 됨됨이까지를 그림을 통해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조(寫照)란 작가가 관조한 대상의 외형을 묘사하는 것을 의미하되, 전신(傳神)은 그 대상 속에 숨어 있는 정신을 그려내어야 하는 것으로 따라서 이 말은 외부형상을 통해 정신내면을 드러내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얼굴 모습은 바로 인간 내적(內的)의 사고(思考)를 나타내어야 하지만 자연에 대하여는 가급적 생명력이 있는 외적(外的) 감동(感動)을 표출하여야 한다. 

 


-제5회 개인전 작가노트에서

사업자 정보 표시
| | |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