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글

    원산 2021. 4. 17. 05:50

    크렘린의 라일락


    Lilac around the Kremlin. 이태 전 모스크바 처음 여행에서 비행기에서 내려 곧 바로 배낭을 멘 채 크렘린 붉은 광장을 제일 먼저 찾아갔는데, 6월 초의 한창인 라일락이 한껏 반겨주었다. 나는 그토록 라일락이 많이 핀 것을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본래 동유럽 발칸 반도가 원산지라지만 ‘모스크바 미인 라일락(the Beauty of Moscow Lilac)’이라는 이름의 품종이 있는 줄은 몰랐었다. 소련의 그렇게 비밀스럽던 크렘린을 보러 갔지만, 예상 밖의 달콤한 꽃 향기에 흠뻑 취할 줄이야! 온 세상을 공산화하고 무섭게 집어삼킬 것만 같았던 그 무서운 음모의 궁전이라 여겼던 데서 황홀한 향취에 취하고 그 풍성한 꽃 잔치를 보면서 내 선입관은 사라져버렸다. 서울엔 4월에 라일락이 향기로운데 거기는 한 달도 더 늦게 피는 것은 위도가 북쪽인 때문이겠지? 예전엔 으스스하고 엉큼스럽기까지 하게 상상했던 크렘린이 천 눈에 그만 그 풍성한 라일락 향기에 내 편견이 녹아내린 것이다. 높고 붉은 칠의 담장은 돌아가면서 삼엄하게 보였으나 우리는 담 밖의 잔디를 걸었을 때 라일락 떨기 숲이 가득하였으니 그 성 안은 어떤지 몰라도 따뜻한 햇볕 아래 모스크바는 정말 아름다웠다.
    서울에도 군데군데 라일락은 참으로 달콤하지만 그렇게 군락으로 많지는 않은 것 같고, 그 나무의 크기도 모스크바처럼 4, 5m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옆으로 벌어진 나무 떨기도 두어 아름이 넘을 정도, 내 처음 그런 라일락 군락지를 뜻밖에 경험하였네. 스위트한 그 아로마(aroma)를 누가 싫어하랴, 꽃 떨기로 꽃 차례 따라 크게도 피었으니 서울에선 향기만 강한 줄 알았는데 거기 선 원추형[panicles]의 꽃 차례가 커서 부케로도 풍만할 것 같았다. 모스크바 미인의 라일락의 개량 때문이었을까? 15세기의 동유럽의 이 꽃이 17세기에 서유럽으로 퍼졌고, 그 뒤에야 미국 대륙으로도 건너갔다는 데, 러시아에서도 그런 즈음에 갖다가 모스크바 미인 라일락으로 개량 발전한 모양이다. 프랑스 혼종(French hybrid)이 성공했다 지만 모스크바 미인이라는 라일락 하이브리드는 1943년에 개발했다는 데 빨리 자라기도 하고 크게도 큰다니 그로 인하여 모스크바를 라일락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거긴 라일락 정원이 있어 봄에 관광객들에게 인기라고 도 하니까.
    수국처럼 큰 송아리도 있고 꽃 차례가 원추형으로 길게 피기도 하며 대개는 서울에서 우리가 보는 라일락인 것 같지만 다양하게 개량한 것들도 여럿인 모양이다. 흔히들 연한 자주 빛인데, 흰 것도 있고, 내가 전에는 본 적이 없는 분홍색 라일락을 모스크바에서 보았던 인상이 있다. 다양하게 개량한 꽃잎 모양과 꽃 타래도 있지만 향취야말로 달콤하기 그지없는 게 라일락인 듯, 여성의 향수도 라일락 향이 있지 않던가. 그 잎의 모양새까지 사랑의 하트(heart) 모양이라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시대에 따른 꽃말도 첫사랑에서 부터 순결과 약속이라고 도 한다. 라일락 피는 6월에 간다면 북구의 슬라브 미인들도 많은 크렘린과 모스크바 여행이 더욱 달콤할 것이다. 동토(凍土)의 땅이라는 러시아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만 갖고 갔는데 우연의 일치로 라일락 향취(香臭)에 취하였던 크렘린의 붉은 담장 아래를 많이 걷긴 했지만 참으로 달콤한 추억은 잊을 수가 없다.크

    다시 찾아온 주말인데 날씨는 좋을거 같지는 않네요..
    분주하게 보낸 한주의 피로를 풀어 주는게 필요 하지요..
    적당한 휴식과 운동을 하면서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이 되시길..
    안녕하세요
    아름답고 멋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지난 하루를 돌아 보는 습관은 내일을 더욱 가치 있는 하루로 만들어 줄것같아요
    하루 하루가 모인다면 꼭 성공에 이를 수 있겠지요
    건강관리에 유의 하시면서 행복한 토요일 되시길 바랍니다.♥사랑

    ♥공감을 더합니다. 2
    공감 + 선생님 존경합니다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컴을 신경쓰지 않는 친구 방법으로 변경하였습니다 3

    아른새벽 인사드리고 좋은 봄날 걸으시기 바랍니다 반갑고 고맙습니다
    모놀로그,Monolog /
    먼 훗날
    돌아서며 눈가에 흔들리며 이슬맺힌 저녁 노을
    보일듯 보이지 않는 저 멀리서 사뿐히걸어오네
    한 바퀴 돌아온 흔한 세상 그대와 나
    쌓이네
    *
    /서리꽃피는나무 poetcorner

    간이역 II /
    가슴이 시린 겨울 서리꽃, 달빛꽃잎, 보다도 하얀
    순수직관의 눈꽃을 넣은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계절의 경계에 서서 기차가 섰다가
    잠시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달리는 간이역
    푸른 하늘엔 꽃이 가득하네,
    삶의 어디쯤일까
    이제 곧 봄이 오고 내리던 비도 그칠텐데
    *
    /서리꽃피는나무 poetcorner
    병혁 대부님 글 페이스북에서 가져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