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글

    원산 2021. 5. 18. 16:29

    送春/ 송춘
    봄을 어찌 보냈나? 쓸쓸히 12세기 초반에 송(宋)나라에서 살다 간 여류 문장가 주숙진(朱淑眞)의 사시(詞詩) 하나 가만히 감상해본다. 접련화 송춘(蝶戀花 送春)이다. 비교적 부유한 집에서 자랐으나 시집가서는 순탄치 못하고 짧은 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때는 사람들이 음력 3월 말 춘 삼월의 끝자락에는 술잔을 들면서 마지막 떠나는 봄을 전송하던 풍습이 있었다 하네. 그녀는 이렇게 그 봄을 보냈다.

    집 밖의 수양버들 천만 가닥 늘어지는데 楼外垂杨千万缕
    젊음을 잡으려 해도 잠깐 머물다 봄 또 가네. 欲系青春 少住春还去
    홀로 아직 서있는데 바람 앞의 버들개지 나부끼니 独自风前飘柳絮
    봄 따라 또 어디로 돌아가는가? 随春且看归何处
    녹음 가득한 산천엔 두견이 울어 绿满山川闻杜宇
    무정타 사람 시름 더 없이 괴롭히네. 便做无情 莫也愁人苦
    잔 들어 봄을 보내는데 봄은 말이 없고 야 把酒送春春不语
    황혼엔 비만 마구 내리네. 黄昏却下潇潇雨

    꽃다운 봄과 청춘은 잠깐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민들레 홀 씨, 버들 솜 나부낄 때 녹음은 짙어오지만 두견새 소리 인생의 그 시름 저리게 하지 않던가? 가는 봄은 말이 없고, 저무는 황혼에는 촉촉이 비만 내리는 감회, 누가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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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쨍한 햇살이 반가운 하루를 즐거운 시간으로
    가득히 채우셨을 님의 글방에 머무르며 정성으로
    올려주신 작품을 접하고 함께 공유하는 마음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