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규의 글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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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가 오다 / 장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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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꽃이 된다

2021. 1. 20.

 

 

도깨비가 오다

 

                                    靑心 장광규

 

도로변에는 택시가 줄을 서서
무한정 손님을 기다리고
아파트 단지에는
과일이며 채소류를 팔고 있는
초보 딱지 트럭이 많다

 

가까운 산은
구두를 신고 오르는 사람들로
피서철이 아닌데도
날마다 북적댄다

 

일터는 안정적이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시달리다
퇴근하는 가장들의 뒷모습이 쓸쓸하다

 

산에도 들에도 꽃은 피건만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도깨비 출연으로
표정은 어둡고 날씨마저 흐리다

 

IMF 구제금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녀석들이
가발을 쓰고 '빛나리' 흉내를 내는
삼류 코미디라도 보며
웃음을 찾으며 살아갈 일이다

<199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