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시나브로 2019. 10. 24. 23:38



강원도에 입성하다.

해파랑길

28코스

부구삼거리-도화동산-갈령재(수로부인길)-호산버스터미널

10.7km / 09:10~11:20 (2:10)


2019. 10. 16(수) 맑음, 25





이번 해파랑길 28코스는
삼척 동해구간의 첫 코스로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부구삼거리에서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버스정류장까지.
10.7km의 짧은 거리이나 마지막 경상북도 구간의 해변을
걸은 다음 내륙으로 들어선다. 지루하게 도로를 따르다
멋진 조망처 도화동산 지나면 경상북도과 작별하고
강원도에 입성한다. 강원도 구역에 속했던 28코스가
실제로 도 경계를 넘으며 강원도를 걷게 되는 것이다.
점이 모여 선이 되듯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
걸음이 모이고 이어져 여기까지 왔다.
길을 나서기 잘한 것 같다.








9시 10분 부구삼거리 출발.


6시 30분 집을 나서 9시에 도착했으니 2시간 반 걸렸다.

앞으로 낮은 점점 짧아지는데 이동 거리는 점점 멀어지니

랜턴을 켜고 걸어야 할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경북 울진소방서 북면 119안전센터를

돌아 나가니 시장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벌써 전을 다 펼친 상인들도 있고

지금 펼치고 있는 상인들도 있다.







시장통을 지나 바다로 나가는데

조개구이집 '보물섬'이 화재를 당한 모양이다.








경북 구간에서 마지막으로 걷는 해변길이다.

떠밀려 온 쓰레기가 가끔 보이지만, 그나마

여기는 해변이 깨끗한 것 같다. 경관도 좋다.

나무 데크 길로 나곡1리로 향한다.

저 끝에 석호항이 보인다.






해변에 텐트를 쳐 놓고 낚싯대를

드리워 놓았지만 낚시가 주는 아닌 듯..

그저 집만 떠나오면 좋은 것이지..

오랜만에 보는 연민 어린 꽃, 봉선화!






석호교를 건너 하천을 따라가다

우측으로 꺾어 울진북로를 따른다.

구 7번 국도가 울진북로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다.






한국가스공사(KOGAS) 북면관리소를 지나

피렌체 원룸도 지난다. 인도가 없는 길이 위험하다.







나곡3리 마을 너머로 보이는 바다

경상북도 구간에서 보는 마지막 바다?





지루하게 위험한 도로를 따른다.

삼척 50km라는 이정표가 그나마 희망을 주는 것 같다.

이제 시작인데 얼마 전 생긴 물집이 불편할 정도로 생색을 낸다..

호산버스정류장에서 애마가 있는 부구삼거리로 돌아가

운동화로 바꿔 신어야겠다. 이틀을 더 걸어야 하는데

벌써 발에 이상이 생기다니..





에구~ 여기도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뽀얀 얼굴의 구절초와 눈 맞춤하다 이끌렸는데

옆에 있던 ?? 나도 찍어 달라고 얼굴을 들이댄다.







절뚝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른다.

경등산화가 아스팔트 시멘트 길에는 쥐약이다.

출발할 적에 운동화를 신을까 등산화를 신을까 하다가

갈령재 산길도 걸어야 하기에 등산화를 신었는데 ..

울진군환경사업소를 지나고 나곡6리 가는 갈림길도 지난다.

도중에 만나는 야생화들이 응원한다.





웬 정자인가 했는데.. 도화동산이다.






도화동산 표지석

관리를 하는 분인 듯.. 표지석을 읽고 있으니

꼭 위에 올라갔다가 가라고 한다. 백일홍이 피어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지난번 태풍에 꽃이 다 졌다고 하면서..

이 지역은 태풍의 영향을 안 받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전망이 가히 일품이다.

쭉 뻗은 국도 7호선 동해대로가 발아래 고포터널로

들어가고, 오늘 출발한 부구삼거리 맞은편 울진원전과

그 앞바다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지나 온 울진북로도

삐죽삐죽 얼굴을 내보인다..





도화동산(道花동산)

경상북도의 도화가 백일홍. 백일홍 동산이라는 뜻..

이 동산은 2000년 4월 12일 사상 최대의 동해안 산불이

강원도에서 울진군으로 넘어오자 산불을 진화하고

 산불피해지인 이곳에 동산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드디어 강원도다


도화동산에서 500m쯤 진행했을까

강원도 경계를 알리는 큼직한 이정표가 반긴다.

산불이 도 경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이 도화동산 있는 곳까지 번지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것 같다.


구 7번 국도는 강원도 경계까지는 울진북로이고

강원도로 들어서면 삼척로로 이름이 바뀐다.






길을 건너 정수레미콘 옆으로 난 길로

갈령재로 가야 했는데 때마침 온 전화를 받으며 

걷다 보니 그냥 도로를 따르고 말았다.






뭔 낭만가도?

발바닥도 아프고.. 낭만적인 것 하나 없는데..

갈령재로 갔으면 아스팔트 길보다는 좀 나았으려나..

그게 아니어도 삼척수로부인길을 걸어야 하는데..





호산버스정류장이 가까운 것 같다.






가곡천을 따라 월천교 방향으로..

가곡천 너머 삼척 LNG 생산기지 저장 탱크들..






지나가고 있는 여기도 월천교고 저 앞에 보이는 다리도 월천교..

이 다리는 삼척로 월천교고, 저 다리는 7번 국도 동해대로 월천교.


가곡천 하류 밤섬(솔섬)이 다리에 가렸다.

솔섬은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대한항공의 공모전 사진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대한항공 공모전 수상작은 케냐 `솔섬` 사진과 비슷한

구도지만 컬러 사진이라는 점, 촬영한 시점이 달라 구름 모양이

달라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호산 삼거리에 있는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를 보면서..


옛날에 지방 수령이 좋은 정치를 베풀면 선정비를 세워서 기렸다.

공덕을 칭송한다는 의미로 송덕비라 하기도 하고, 수령의 공적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영세불망비라 하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마지막 ‘해관(解官)’편에

‘유애(遺愛)’ 항목을 두었다. 유애란 훌륭한 수령이 떠난 후에

사랑을 남긴다는 뜻이다. 수령이 정사를 잘 펼쳐 선정비를 세우거나

죽은 뒤에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는 것은 그 모범사례였다.

그렇다면 선정비는 치세의 상징일 것이다. 과연 그랬을까?

<인조실록> 9년(1631) 12월 12일 기사에 등장하는 계(啓)에,
“수령이 유애로써 비석을 세우는 일이 예전엔 아주 드문 일이었는데,
근일 목민관이 된 자가 오로지 명예를 구하는 것을 일삼아 먼저

목비를 세우고 또 석각(石刻)을 세웁니다. 그러나 그 공적을 공평하게

살펴보면 공효가 조금도 없습니다. 인심이 날로 낮아져 아첨이

풍속을 이루니 오늘날 제거하기 힘든 폐단이 되었습니다.”


인조 대에 비석 수가 급증했다.
이후 비석 금지령(禁止令)에 의해 억제되거나

철거되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영조실록> 1년(1725) 1월 23일의 기사다.
“수령이 비를 세우고 살아있는 사람의 사당을 세웁니다.
숙종 때 조정의 금지령이 지극히 엄했는데도 명령이

행해지지 않으니 참으로 한심합니다.”


‘유애’를 강조했던 다산도 <목민심서>에서
관가의 길옆에 선 덕정비(德政碑)가 실제의 덕이 아니라

거짓말만 새겨 비를 믿기 어렵게 되었다는 백거이의 말을 소개했다.
다산은 칭송도 있고 아첨도 있는 선정비를 철거하고 엄금해야 한다고 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선정비 수효는 헌종·철종 대에 증가세로 바뀌어
고종 대에 최고조에 달했다. 일부 지역의 연구인 데다 모든 선정비를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시사하는 바 의미심장하다.
선정비가 많았던 때 오히려 정치가 어지러웠고,
칭송이 높을 때 오히려 백성의 원성이 높았다.
역사를 돌아보니 선정비가 늘어난 것은 나라가

망할 징조였다. 거짓과 아첨이 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

역사가 증명하지 않는가!






월천교를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

호산나들목교 아래로 통과하니 호산버스정류장.





부구삼거리로 돌아가서 운동화로 갈아 신으려 했는데..

버스 시각표를 보니 2시간을 기다려야 부구가는 버스가 오는 것.

부구로 갈 방법은 택시를 타거나 13:40분에 온다는 버스뿐.

호산은 강원도, 부구는 경북.. 도 경계를 넘으니

군내버스 연결도 되지 않는다.


1시간도 아까운데 2시간은 너무 아깝다.

강릉서 오는 완행버스라기에 호산 직전에 서는

정류장이 어디냐고 물으니 귀찮다는 표정으로 모른단다.

알아보니 직전 정류장이 임원정류장.. 여기서 약 9km..

임원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오기로 하니 시간이 빠듯하다.

적어도 임원에 1시 20분까지 도착해야 하는 것

지금 시각 11:40분, 남은 시간 1시간 40분..

갑자기 바빠졌다. 





28-29 코스 안내판





벌써 강원도 입성 (완전) 추카추카(~)(~)
남모르는 고충도 있겠지만(~) 끝까지 (파이팅)(!)
고마워..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닌데 (~)(ㅎ)
강원도면 이제 거의 다 가신 것 아닌가요?
시나브로님이 강원도까지 가실 동안 전 한게 아무것도 없어요~ㅋㅋ
시작이 반인 것 같습니다. 시작이 힘들다는 이야기겠지요.
잘 보고 갑니다.
아~네, 시작이 반이고, 반을 넘어 섰으니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지만..
항상 정상 직전이 제일 힘들 듯.. 강원도 구간이 제일 힘들지요.
강원도 구간이 제일 길기도 하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