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충남타임즈 2013. 8. 16. 17:51

▲ 사진은 직산읍 판정리에 위치한 폐 광산 일대 모습. 대규모 포도농장과 벼농사가 한창이다. 오염된 토양서 재배된 식물은 식품으로써 부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민은 오염사실 모르고 천안시는 ‘수수방관’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판정리 소재 직산 폐광산서 기준치 이상의 비소가 검출 됐다는 환경부의 발표가 지난 달 21일 있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시는 주민안전대책 수립은 물론 주민들에게 오염사실 조차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판정리 산 24-16번지에 소재한 직산광산은 일제 강점기에 개발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 문을 닫을 때까지 70년간 금과 은 등을 채취한 광산이다. 지난해 환경부는 폐 직산광산 반경 4㎞ 이내 28개 지점에서 토양·수질조사를 실시한 결과, 5곳(17.9%)에서 비소(As)가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오염 지역은 논과 과수원이며 조사면적은 6만6703㎡, 오염면적은 1만1144㎡, 오염량은 4334톤으로 집계됐다.

수수방관 천안시

환경부는 발표 직 후 산업통상자원부에 광해방지사업시행을, 농림축산식품부에는 농작물의 중금속 안전성 조사, 환경부 예하 환경보건관리과에 주민건강영향조사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각 기관들은 올해 진행될 사업들이 계획돼 있으며 예산상의 문제로 인해 내년이나 내 후년으로 직산광산 사업을 미뤄놓은 상태다. 사실상 올해 어떠한 사업도 진행될 수없는 상황임에도 천안시는 수수방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지난 6일에서야 직산읍사무소에 오염사실을 통보하고 주민들에게 알리라는 공문을 보냈다. 환경부 발표 이 후 보름이나 지난 것이다.

또한 읍사무소 역시 주민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알려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직까지 주민들과의 단 한차례의 대화도 없었다.

직산읍사무소 관계자는 “단순 사실만을 통보 할 경우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체감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각 단체별로 후속 대책이 나온 뒤 설명하는 것이 순서인 듯하다. 아무런 대안 없이 주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기에는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민 오염사실 몰라 심각성 인지 못해

비소가 검출된 직산읍 판정2리는 주민 227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주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마을주민은 노인인구가 많은 시골의 특성상 이번 환경부 발표 소식을 빨리 접하지 못했다. 또한 비소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 A씨는 “비소든 뭐든 검출 됐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 이곳은 광산뿐 아니라 대규모 사금채취로도 유명했던 곳인데 그 정도는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곳에서 한 평생을 살아 왔는데 아직 건강하고 포도도 잘 자란다. 가장 큰 걱정은 괜한 소문으로 포도 판매가 막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사무국장은 “마을 주민들이 오염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곳인데 오염된 토양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인든 오랜 시간 접촉해 왔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럴수록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시키고 중앙정부에게 후속 대책을 강구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가해야 한다”고 천안시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

학계 역시 비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공주대 환경교육과 이진헌 교수는 “비소는 독성이 강한 성분이 때문에 섭취시 인체 내에서 신경계 계통 이상 증후를 나타내는 등 비소가 검출된 토양서 재배된 식물은 식품으로써 부적합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지역서 재배되는 모든 식품과 주민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공론 모아야

환경단체들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나서 의견을 수렴하고 하루빨리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여론형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사무국장은 “오염된 사실도 문제지만 천안시가 보여주는 모습은 실망 그 자체”라며 “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주민들의 안전 대책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주민들이 정보에 취약할 경우 지역사회가 나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시와 중앙정부에게 끊임없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소리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누군가 알려주기 전까지 오염사실을 알 수 없고 시에 어떠한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 시 역시 민원이 없으니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직산광산 토양오염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 김경동 기자 kyungdong@cn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