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이미지

댓글 1

그냥 일상

2021. 9. 18.

규슈올레, 해발 600m의 산상호수 시다카코(둘레 2km)



2018년 가을, 2주 동안 규슈올레 8개 코스를 걷고 히코산(1,200m)을 산행하였다. 코스당 걷는 시간은 평균 5시간 정도 소요되었지만, 올레길 코스가 이어지지 않고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느라 일정이 여유롭지만은 않았다.

매일 지하철을 타거나 열차,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터미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점심 도시락을 산다. 마트에 여러 종류의 도시락이 구비돼 있다. 매일 400~500엔짜리를 샀는데, 음식이 알맞게 담겨 먹고 나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도시락은 빡빡한 종이나 얇은 펄프여서 돌돌 말아 배낭에 넣어왔다. 열차나 버스를 타고 바깥 경치를 바라보면 산이 가물가물할 정도의 평야가 보일 때는 일본이 섬나라 같지 않았다.

규슈올레의 상징물인 간세(조랑말의 제주 방언)와 화살표, 리본 등이 제주와 같다. 다만 화살표와 리본의 색깔이 제주가 귤을 상징하는 주황색이지만, 규슈는 다홍색이다. 일본 문화의 상징인 신사의 토리이(鳥居) 색깔이다. 표식을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나들목에는 출입을 헤아리는 전자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21개 코스가 조성되어 있었다. 일정상, 접근이 용이한 북부 코스 중 8개를 선정해 걷기여행을 했다. 제주올레처럼 각 코스마다 특색이 있었다. 가을에 방문한 덕분에 아름다운 경치를 많이 보았다. 헤더 이미지, 시다카코 호수는 해발 600m의 산상호수로 규슈올레 중에서도 경관이 뛰어난 펫푸 코스의 종점이다. 만추의 갈대와 백조들이 호수 분위기를 그윽하게 만들어 인상적이었다.

 

매일 하루 30km 이상을 걸었다. 코스별로 12~15km이었지만 주변을 살펴보느라 걸음이 많았다. 올레코스를 다니면서 본 일본의 문화는 배울 점이 있었다. 지하철 이용 시 승객이 100% 내린 후에야 승차하고 실내에서는 등에 진 가방을 벗어 앞으로 매거나 안는다. 가림판 밖으로는 모래 한 알 없을 만큼 깨끗한 공사장, 보행자가 횡단보도 가까이 오면 일시 정지하는 운전, 무단주차 없는 도로, 한적한 시골에도 유료주차장 이용, 바람에 흩날리지 않도록 쓰레기봉투 넣는 철제 박스 비치 등 공중질서와 배려는 인상적이었다. 그런데도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는 문화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벳푸의 ‘컨트리 로드 유스 호스텔’의 젊은 주인 부부가 이른 아침 떠나는 우리에게 장도를 기원하면서, 노래(Take me home country road)를 불러주던 모습은 잊을 수 없다.

펫푸 '컨트리 로드 유스 호스텔' 현관에서